문화예술공연
한솔비 《식빵 자세》
- 분야
- 전시
- 기간
- 2026.10.01.~2026.10.30.
- 시간
- 월~일요일 0~24시
- 장소
- 서울 | 갤러리 메일란
- 요금
- 무료
- 문의
- +82 (0)50-71425-3881, spaceilli12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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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RAY269》는 도시의 한 점을 표기하던 숫자 269를 각도로 전환하며, 장소를 고정된 좌표가 아닌 이동하는 방향성으로 재구성하는 연간 프로젝트이다. 서울 자하문로 269번지에 위치한 윈도우 갤러리 메일란은 이 지리적 표기를 기하학적 사유로 확장하며, 공간을 ‘머무는 장소’가 아닌 ‘발생하는 벡터’로 읽는다.
10월 전시<식빵 자세> 에서 한솔비는 동물과 여성의 형상을 결합한 반인반수 ‘네 발 달린 여신’ 연작 중〈코리안 숏헤어〉와〈식빵 자세〉를 선보인다. 고양이의 몸과 여성의 얼굴이 뒤섞인 이 존재들은 특별한 능력을 과시하는 신이라기보다, 제멋대로 살아가면서도 인간의 부러움과 사랑을 받는 ‘고양이 신’에 가깝다. 작가는 이들에게 자신의 자아를 투영하며, 여성과 동물을 둘러싼 익숙한 시선과 규범을 비튼다.
〈코리안 숏헤어〉에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토종고양이를 뜻하는 이름처럼 한국적인 색채를 지닌 묘신(猫神)이 등장한다. 반면 전시의 대표작인 〈식빵 자세〉 속 존재는 네 발을 몸 아래로 접은 고양이 특유의 자세를 한 채, 모든 일에 초연한 듯 무심한 눈빛으로 화면 밖을 응시한다. 화려한 색과 무늬에 둘러싸인 두 존재는 누군가에게 보기 좋은 모습으로 자신을 조정하기보다, 자신이 원하는 색과 자세로 화면을 차지한다.
한솔비는 여성과 동물이 서로 다른 역사와 조건 속에서 대상화되고 규율되어 온 방식의 교차점에 주목한다. 차분할 것, 집안에 잘 어울릴 것, 귀여울 것, 보호받을 것, 소유되기에 적합할 것. 작가는 이러한 기대에 반기를 들며 제멋대로이고, 크고, 강하고, 시끄러운 존재들을 그린다. 그에게 ‘적절하지 않음’은 교정되어야 할 결함이 아니라, 규범에 가려져 있던 존재의 본모습을 드러내는 힘이 된다.
24시간 거리와 맞닿은 갤러리 메일란의 유리창 안에서 두 고양이 신은 오히려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위치에 놓인다. 269라는 좌표에서 출발한 ‘각’은 이번 전시에서 누군가 정해 놓은 적절한 몸과 태도로부터 비껴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식빵 자세》는 보여지는 존재였던 몸이 다시 바라보는 주체가 되는 순간을 유리창 너머의 거리와 마주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