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그 왕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다 <국립고궁박물관 숙종대왕 호시절에 온라인 전시>
게시일
2020.06.19.
조회수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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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정수림

익숙한 '그 왕'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다

<국립고궁박물관 '숙종대왕 호시절에' 온라인 전시>



특별전으로 다시 만나는 숙종, 그는 누구인가? 

 

전광렬, 지진희, 유아인, 최민수, 김갑수...... 이 배우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만약 사극에 관심이 있다면 쉽게 맞출 수 있을 듯한데요. 이들은 모두 조선의 19대 임금, 숙종을 연기했습니다.

이처럼 2000년대만 하더라도 20년 동안 드라마에서 5차례 이상 다뤄진 것을 보면, 숙종 시대는 제작자나 작가들에게 매력적인 배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숙종 입장에서, 그렇게 기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희빈 장씨(속칭 장희빈)이나 숙빈 최씨(속칭 최무수리), 영조 등의 주변 인물이 아닌, 온전히 그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배우
[▲ (좌) 드라마 ‘동이’ 속 숙종을 연기한 배우 지진희 ⓒ MBC / (우)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 속 숙종을 연기한 배우 유아인 ⓒ SBS]


이 와중에, 모처럼 숙종과 관련하여 신선한 소식이 들렸습니다. 바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숙종을 소재로 특별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다양한 유물을 바탕으로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못했던 숙종의 긍정적인 면모를 한 <숙종대왕 호시절에>가 지난 5월 6일 개막, 7월 19일까지 이어지는 중입니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때문에 박물관에 가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어떡하냐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박물관에 가지 않아도 특별전을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온라인 전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전시실 입구
[▲온라인을 통해 만나는 <숙종대왕 호시절에> 전시실 입구 ⓒ국립고궁박물관]

 


게임처럼 이용하는 박물관



누리집에 접속하면, 페이지 하단에서 온라인 전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용방법은 매우 간단한데요. 마우스 혹은 손가락 등을 통해 바닥이나 벽면을 누르면 온라인으로 재현된 전시공간을 이동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시실 곳곳에 여러 색깔의 동그라미가 눈에 띄는데, 보라색 동그라미를 통해 전시공간 별 한글과 영문 설명을 자세히 볼 수 있으며, 청록색 동그라미의 경우 유물과 관련된 설명 및 유물의 확대사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몇 안 되는 빨간색 동그라미를 누르면 특별전의 동영상들을, 얼마든지 시청할 수 있답니다.

전시물 관련 설명
[▲ 청록색 동그라미를 누르자 나오는 전시물 관련 설명 ⓒ국립고궁박물관]

또한 자유자재로 위에서 본 전시실의 모습과 자를 통해 거리 및 길이까지 측정해볼 수 있는데요. 온라인 전시의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다 보면 지루하지 않게, 게임을 하는 것처럼 특별전을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특별전을 탐험해 볼까요?

숙종대왕 호시절에 전시실
[▲ 옆에서 바라본 <숙종대왕 호시절에> 전시실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
[▲ 위에서 바라본 <숙종대왕 호시절에> 전시실 ⓒ국립고궁박물관]

 


어찌, 내가 왕이 될 운명인가?


전시는 1~3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먼저 ‘왕으로 태어난 사람’을 주제로 한 1부에서는 숙종 개인과 그의 치세에 대한 배경을 드러내는데, 전시실 초반부의 애니메이션이 인상적입니다. 여기에 따르면 14세의 나이로 즉위한 소년 임금 숙종은 신하들을 상대로 인상적인 정치력을 선보였는데요. 당대의 대표적인 신하 송시열을 처벌하는 등 그가 어린 나이에도 강한 왕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배경은 바로 완벽한 ‘정통성’이었습니다. 현종의 외아들로서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달리 흠잡을 데 없는 정통성을 가진 숙종은 이를 토대로 정치에 대한 자신감을 높였고, 그가 상대적으로 주체적인 정치를 펴는 데 커다란 자산이 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중 일부
[▲ 소년 임금 숙종의 정통성과 정치력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중 일부 ⓒ국립고궁박물관]

1부에서는 숙종의 이름(이순)을 정하는 데 사용한 종이와, 그가 왕세자로 책봉될 때 만들어진 도장, 그리고 역모사건 등 정치적 사건과 관련된 기록들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특히 그가 남긴 시가 인상적입니다.

옛날부터 나라에 피해를 끼친 건/ 당쟁만큼 혹독한 것이 없는데/

동인이니 서인이니 내걸자마자/ 노론 소론 한층 더 갈라지더니/

공도는 시시각각 사라져가고/ 사심에만 나날이 매여 있으니/

경계해야 할 일이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아서/시종일관 충심에 힘쓸지어다


숙종이 쓴 시가 보인다
[▲ 1부의 주요 전시물들. 왼쪽 위에 숙종이 쓴 시가 보인다 ⓒ국립고궁박물관]

당시 조선은 깊게 뿌리내린 당쟁, 즉 당파싸움으로 왕권이 약화되고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었는데요. 숙종은 여러 차례의 환국(집권세력을 바꾸는 일)을 단행하여 왕권을 강화하고 스스로 정치를 주도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조선의 국교인 유교적 명분과도 통하는 것으로서, 그는 신하들의 스승임을 자처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그의 면모를 보여주는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삼국지>로 유명한 제갈량의 초상화입니다. 숙종은 제갈량의 모습을 그리도록 한 다음 직접 그를 칭찬하는 글을 써넣었는데, 이를 통해 현명한 신하와 뛰어난 군주의 만남을 이상적으로 보았던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답니다.

제갈량의 그림
[▲ 숙종이 글을 남긴 제갈량의 그림 ⓒ국립고궁박물관]

 


왕실의 근본을 다시 세우다


‘태정태세문단세......’ 혹시 이런 말을 들어보신 적 있나요? 27명에 달하는 조선 왕들의 순서를 외울 때 사용하는 방법인데요. 여기서 나오는 태조와 세종, 숙종과 같은 이름은 바로 왕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종묘에 모실 때 붙이는 묘호(廟號)입니다. 그런데 이 중 여러 왕들의 묘호는 숙종의 재위 기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생겼다고 하는데요. 2대 정종과 6대 단종의 경우, 각기 재위 기간이 짧고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묘호가 없다가 숙종 때 왕실의 역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름을 얻고 역사적으로 되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전시물들
[▲ 2부의 주요 전시물들. 가운데 윗부분에 숙종이 직접 쓴 규장각 현판이 보인다. ⓒ국립고궁박물관]

이처럼 숙종은 조선 왕실의 뿌리와 발자취에 커다란 관심을 가지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2부 ‘왕실의 역사를 다시 쓰다’에서는 이와 관련된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역대 국왕의 글과 글씨를 모으고 책을 펴냈으며, 족보를 편찬하도록 지시한 숙종은 이러한 자료들을 보관하기 위해 규장각을 만들고 직접 현판 글씨까지 쓰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태조가 조선을 세우기 전 머물던 집인 경덕궁에 가서 이와 연관된 비석을 세우고, 태조의 어진(임금의 초상화)을 모사하도록 했으며 전국 각지의 태조 관련 사적지를 발굴하도록 명령하는 등 초대 임금을 재조명하는 데 힘썼습니다.

비석의 탁본
[▲ 숙종이 세우도록 명한 경덕궁 비석의 탁본 ⓒ국립고궁박물관]

 


르네상스의 기틀을 닦다


흔히 영조와 정조의 시대를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합니다. 이 시기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유럽의 르네상스 시기처럼 주목할 만한 발전이 이루어졌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뿌리가 없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듯이 영조의 아버지였던 숙종의 시기를 거쳤기 때문에 영조와 정조가 이와 같은 발전을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요?

3부 ‘조선 후기 중흥의 시대를 열다’에서는 이처럼 숙종 시대의 여러 발전상을 조명하고 있는데요. 숙종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던 특산물 진상과 군역 등의 폐단을 해결하기 위해 대동법의 전국적 확대 및 측량을 통해 토지대장을 새롭게 작성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새로운 화폐인 상평통보를 발행하여 농업국가 조선에서 상업이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고 합니다.

상평통보
[▲ 3부의 주요 전시물들. 왼쪽 아래에 상평통보가 보인다. ⓒ국립고궁박물관]

아울러 숙종은 민생뿐만 아니라 국방 정책에서도 커다란 노력을 기울였는데요. 수도 한양의 방어를 위해 한양도성을 수리하고 북한산성을 새로 쌓는 등 방어 체제를 정비했으며, 이 시기 일본, 중국과 겪고 있었던 영토 문제의 해결에도 힘썼습니다.

숙종 시대 박석창이 그린 <울릉도도형>이란 지도는 울릉도의 지형 및 지리적 정보가 자세하게 담고 있는데요. 조선 조정에서는 이처럼 세밀한 조사를 통해 울릉도의 영유권이 조선에 있음을 확실히 하고자 했으며 청나라와 논의 끝에 백두산정계비를 세우고 두 나라의 국경을 문서화함으로써 오랜 분쟁을 일단락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울릉도도형
[▲ <울릉도도형>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 후반부에 숙종 시기 국방정책의 일환으로 재정비된 요새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동영상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고지도 속으로 들어가 그 시절의 모습과 오늘날의 사진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숙종시대
[▲ 숙종시대 정비된 국방시설의 지도 속 모습과 오늘날의 사진 이 나오는 동영상 중 일부 ⓒ국립고궁박물관]

 


새롭게 만날 앞으로의 인물들을 기대하며


그동안 여러 작품 속에서 자주 등장해 익숙하게 느껴지는 숙종.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조연으로만 나와 존재감이 약했던 그가, 이번 전시를 통해 주연이 된 모습을 보니 반가우면서도 새로운 느낌이 드는데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전시를 통해 지난 왕조의 인물들이 현대적인 관점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애니메이션 중 일부
[▲ 전시실 초반 숙종 관련 설화를 다루는 애니메이션 중 일부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의 입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서는 설화 속 숙종의 다양한 면모가 나와 있습니다. 그는 여러 설화에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돈을 주고 축지법을 쓰는 등 따뜻하고 비범한 인물로 그려졌다고 하는데요. 전시를 보고 나니 이전의 드라마 속 우유부단하거나 잔인한 모습의 임금이 이렇게 묘사된 데에는 숙종 나름의 여러 노력이 사람들에게 일정 부분 인정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익숙함이 그리워지는 한편 새로움을 그리게 되는 요즈음, 많은 분들이 이번 전시에서 익숙한 그 왕, 숙종의 새로운 모습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이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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