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 가능성을 다시금 찾다,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게시일
2019.01.25.
조회수
1591
담당부서
디지털소통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인문의 가능성을 다시금 찾다,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인구론 : 인문학도의 90퍼센트가 논다.”


현재 한국사회는 ‘인문학의 위기’다. 인문전공생은 전과 또는 복수전공을 해야 취업시장에 진출하며, 바쁘게 일하는 사람들은 책 읽을 시간조차 없다.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은 이러한 상황 속에 묻혀가는 청년들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인문학으로 변화를 도모하고자 기획된 활동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함께 기획한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은 2018년 10월 심사를 거쳐 생활인문과 사회변화 분야에서 유의미한 활동 100건을 선정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으로, 출판문화산업의 발전, 지원, 심의에 관한 직무를 수행한다.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포스터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포스터 ⓒ문화체육관광부]


생활인문 분야는 철학파티, 독서모임 등을 통해 삶에 생기를 불어넣는 분야로, 인문소통실험, 일상인문실험, 인문예술융합실험, 인문치유실험 등이 있다. 사회변화 분야는 사회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나가는 분야로, 사회의제실험, 지역변화실험, 청년문제실험 등이 있다. 각 팀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원받은 인문실험 활동비를 토대로 각자의 실험을 꾸려나가는 중이다.



활동의 중반인 지금, 각 팀의 활동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뻬콤(FEmale COMmunity)’과 ‘신림인문클럽’을 만났다. ‘뻬콤’은 사회변화 분야 중 사회문제에 대한 탐구와 실험적 시도를 도모하는 사회의제실험이며, ‘신림인문클럽’은 생활인문 분야 중 일상적 주제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일상인문실험이다.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들여다보기 : 뻬콤과 신림인문클럽


내가 당장 기절해도 도와줄 이가 없거나 여자 혼자 사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문 앞에서 연기하는 등 여성 1인 가구가 직면한 문제들은 혼자 헤쳐 나가기에는 버거운 일들이다. ‘뻬콤’은 이런 여성 1인 가구 공동체 모임이다. 여성 1인 가구들이 모여서 이러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듦으로써, 서로의 경험을 통해 해결책을 도모하고자 한다.



뻬콤 [수요일 밤] 행사 주제와 내용에 대한 회의록 

[▲뻬콤 [수요일 밤] 행사 주제와 내용에 대한 회의록 ⓒ뻬콤]


‘신림인문클럽’의 시작은 ‘문사철 취쓰팸’(문학, 사학, 철학 취업쓰레기패밀리)이었다.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문학, 사학, 철학 전공생 3명의 독서모임으로 시작한 문사철 취쓰팸은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을 만난 후 1인 가구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인문학 기획을 시행하는 신림인문클럽으로 변모하였다. 신림인문클럽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책 읽는 코인세탁소’다. 코인세탁소에 책을 비치하고 그 이용료를 쪽지 한 장으로 대신함으로써, 세탁물을 기다리는 40분 동안 인문학을 접하게 하고 주민들 간의 소통을 돕는 것이다.


코인세탁소 속 작은 도서관

[▲코인세탁소 속 작은 도서관 ⓒ신림인문클럽]


기자는 뻬콤과 신림인문클럽의 활동내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각 팀의 대표를 만나보았다.


상상력을 펼치다 : 뻬콤과 신림인문클럽 인터뷰


Q. 각자 팀의 활동내용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뻬콤) 뻬콤 대표 박이수입니다. 여성 1인 가구는 저에게도 멀지 않은 미래이고 제 주변에게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들입니다. 뻬콤은 이러한 상황을 공유하고 이를 계기로 공동체를 꾸리고자 3회 차 프로그램 ‘[수요일 밤] 토크나잇: 소공녀, 그녀 이름은’을 기획했습니다. 이 행사에서는 1월 9일부터 수요일 밤마다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와 책을 함께 보고 식사를 하며 세미나식의 토론이 이루어집니다.



뻬콤 대표 박이수 

[▲뻬콤 대표 박이수 ⓒ송효진]


A. (신림인문클럽) 신림인문클럽 대표 오하준입니다. 신림인문클럽은 원룸촌, 고시촌 등 청년 1인 가구 밀집지역인 신림동의 갖가지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꾸려진 모임입니다. 코인세탁소는 고급 아파트촌보다 저소득층 주택가에 많으며 시골에는 사랑방, 아파트에는 담벼락 게시판이 있는 반면, 1인 가구촌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코인세탁소가 있는 지역의 1인 가구 청년들은 돈이 없고 소통도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책 읽는 코인세탁소’는 그중 그들의 외로움, 우울증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코인세탁소를 마을 공동체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기획입니다.



신림인문클럽 대표 오하준 

[▲신림인문클럽 대표 오하준 ⓒ오하준]


Q. 뻬콤에서 현재까지 여성 1인 가구에 대해 조사하면서 발견한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여성 1인 가구의 문제를 20대 중후반에 한정지어 생각했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 조사해보니 연령대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고, 각 연령대 모두 여성 1인 가구 모임에 대한 수요가 있었습니다. 30대보다 20대에게는 금전적 문제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등 다양한 연령대가 직면한 문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들이 만난다면 서로가 조언자가 되어 각자의 고민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뻬콤 [수요일의 밤] 기획회의 현장 

[▲뻬콤 [수요일의 밤] 기획회의 현장 ⓒ뻬콤]


Q. 신림인문클럽은 독특한 콘셉트가 눈에 띕니다. 책 읽는 코인세탁소를 운영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주민들의 반응은 어떠한가요?


A. 코인세탁소는 무인공간이고 이곳에 책을 비치하는 것이 분실, 파손, 화재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인의 반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인세탁소 입장에서는 홍보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책에 매력을 느낀 청년들의 유입 또한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을 설명하여 설득에 성공했습니다. 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입니다.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남기기도 하고 맛집을 추천하기도 하는 등 소소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맛집을 추천하는 주민들의 쪽지 

[▲맛집을 추천하는 주민들의 쪽지 ⓒ신림인문클럽]


읽고 싶은 책 제목을 남긴 쪽지

[▲읽고 싶은 책 제목을 남긴 쪽지 ⓒ신림인문클럽]


Q. 실업위기 등 현재 청년들의 불안한 현실에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만이 주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A. (뻬콤) 자율성입니다. 저희 팀은 실시간으로 활동내용을 공유하고 있으나, 이가 필수사항은 아닙니다. 수시로 올리는 보고활동을 통해 스스로 사기를 북돋거나 만족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정산 없는 지원 사업이라는 점에서 예산 사용의 자율성 또한 주어집니다. 저희가 기획한 [수요일의 밤]에서는 1인 가구가 더 이상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지 않고 잘 먹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다양한 메뉴의 식사를 제공합니다. 예산 사용 시 식사비용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초대하는 입장에서는 오신 분들을 잘 대접할 수 있고 행사 진행에 있어서 자신감 또한 생겼습니다.


A. (신림인문클럽) 개인적으로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은 인문학에 특화된, 정말 특이한 활동인 것 같습니다. 계획, 활동, 예산 사용 모두 자유롭고 각 팀의 능력을 믿어주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활동하는 모임들 또한 굉장히 다양합니다. 경영, 철학, 심지어 별을 관찰하는 모임까지 활동 주제에 있어서 장벽이 없습니다. ‘실험’이라는 주제어만큼 자율성에 있어서 파격적인 사업인 것 같습니다.


Q. 두 팀 모두 1인 가구에 주목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른 주제가 아닌 1인 가구에 주목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뻬콤) 1인 가구는 제 주변의 반 이상이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즉 더 이상 1인 가구의 급증과 그들이 직면한 문제들은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문제인 것입니다. 그러나 1인 가구라는 같은 범주에 속해있더라도 각자가 직면한 문제의 결은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저는 저에게 딱 맞는 답을 구하고 싶었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1인 가구가 겪는 문제들에 몰두하였습니다.


A. (신림인문클럽) 신림동은 1인 가구의 천국이자 지옥이라고들 합니다. 1인 가구촌이라 불릴 정도로 1인 가구가 많지만 막상 그들이 살기는 힘든 지역입니다. 저는 그러한 1인 가구의 일부이자 20대부터 현재까지 10년 넘게 1인 가구로 사는 직장인으로서, 신림 지역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수입이 불안정한 청년들이 모여 문화단체를 만들고 그 지역을 부흥시킨 예인 홍대처럼 신림 또한 재생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기대합니다. ‘책 읽는 코인세탁소’와 같은 작은 시도들이 1인 가구 지역에 소소한 놀 거리와 생기를 불러오길 바랍니다.


1인 가구, 인문학과 접점을 찾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국민 삶의 질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족구성단위 중에서 1인 가구 삶의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혼자 사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복지혜택, 소통의 부재, 범죄에의 노출 등 문제들의 종류도 늘어나고 있다.


신림인문클럽의 다음 프로젝트는 ‘1인 가구를 위한 시 선물’이다. 그들은 복사한 시를 책갈피처럼 코팅하여 사람들이 가져갈 수 있게끔 함으로써 작은 선물을 통해 일상에 행복을 불러오고 있다.


뻬콤과 신림인문클럽은 1인 가구가 직면한 문제들의 실마리를 ‘인문’에서 찾은 것이다. 인문을 매개로 한 그들의 활동을 통해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모여들고 정보공유와 소통이 가능해졌다. 실용적이지 않다고 내쳐졌던 인문학의 가능성을 다시금 발견하는 계기, 그것이 바로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이다.


책 읽는 코인세탁소에 붙여놓은 코팅된 시들

[▲책 읽는 코인세탁소에 붙여놓은 코팅된 시들 ⓒ신림인문클럽]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송효진 기자 yyy99282000@naver.com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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