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구박물관 : 우리는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게시일
2015.01.12.
조회수
9256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3)
담당자
김소영

한국가구박물관 우리는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기은혁


 

문화의 범주는 어디까지일까? 즐겁게 보는 것도, 먹는 것도, 입는 것도 모두 문화라는 커다란 범위에 속한다. 이렇듯 우리의 문화는 먹고, 자고, 입는 의·식·주생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의·식·주생활 중에서도 먹고 입는 것조차도 우리가 생활해 오던 터전인 주(住) 생활문화 안에서 대부분 이뤄진다. 우리 삶의 근본과도 같은 주거에 대한 생각을 바꿔주는 곳이 있다.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한국가구박물관이다.

 

눈 덮힌 한국가구박물관 마당 전경

ⓒ기은혁


 

주로 박물관하면 커다란 전시 홀과 많은 인파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한국가구박물관은 다르다. 입구에서 박물관이 아닌 조용하고 가정집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면 잘 찾아온 것이다. 한국가구박물관에는 크게 10채의 한옥과 약 2,500여 점의 가구가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가구와 한옥의 모습은 18세기 조선 후기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한국가구박물관 소나무와 외부전경

ⓒ기은혁


 

근대화가 만들어낸 안타까운 모습들

우리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전쟁이라는 시련을 딛고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근대화는 서구화된 발전과 국민들의 소득 수준 향상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왔지만, 오래되고 진부한 것이라는 편견과 함께 우리 전통을 괄대하는 역효과도 불러일으켰다. 특히 우리 생활 중에서 주생활 문화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한옥은 불편하고 지저분하다는 편견에 상당수를 없애고 현대식 건물이 세워졌다.

 

 

여러채의 한옥으로 이뤄진 한국가구박물관

ⓒ기은혁


 

그러면서 자연히 그 안에 있던 우리 전통 가구들 또한 오갈 데 없이 헐값에 팔려지거나, 버려지기 부지기수였다. 그런 모습을 지켜본 한국가구박물관 정미숙 관장은 안타까운 마음에 버려지는 가구들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반부터 모으기 시작한 가구는 현재 2,500여 점에 이른다. 대게 가구는 집과 함께 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관심은 가구에서 한옥으로 이어졌다.

 

 

사대부들이 사용한 서안을 볼 수 있는 전시관

▲  사대부들이 사용한 서안을 볼 수 있는 전시관

*서안 : 책을 펴 보거나 글씨를 쓰는 데 필요한 평좌식 책상 ⓒ기은혁


 

위기를 또 다른 시작으로

한국가구박물관은 이어령 문체부 장관 시절 지금의 이름을 짓고 1993년에 부지 등록을 마쳤다. 처음에는 한옥 한 채로 박물관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느 지역의 한옥이 멸실될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찾아가서 그 한옥을 그대로 옮겨와서 이어 붙였다. 그렇게 옮겨와서 이어붙인 한옥이 지금의 10채에 이른다. 한옥은 특성상 못이나 접착제를 쓰지 않는다. 홈을 맞춰 끼우는 형식이다. 한옥을 옮겨 올 때는 일일이 번호를 붙여 해체를 하고, 가져와서 붙일 때도 번호대로 끼우는 형태다. 외국인들이 방문했을 때 한옥이 레고와 같다고 설명하면, 상당히 놀라운 반응을 보인다.

   

 

격자무늬 문과 툇마루

ⓒ기은혁


우리 집을 소개하는 듯하는 친숙함

사람들이 쉬는 공간을 전시하고 소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친숙하고 편안해야 한다. 한국가구박물관은 주생활 문화 전반을 체험 형식으로 경험하고 가는 곳이다. 따라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리는 것을 방지코자 사전 예약제로만 그리고 모든 관람은 가이드 투어로만 이뤄진다. 1시간 동안 한 그룹 당 15명씩을 제한하며 관람은 총 1시간으로 한국어, 영어 가이드 투어를 진행한다. 가이드 투어를 통한 차별화로 관람의 질을 높이고 무엇보다도 한국의 주생활 문화를 1시간 내로 모두 느낄 수 있게끔 하는 노력이다.


 

시진핑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

▲ 시진핑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


 

한국을 알리는 문화 외교관

사실 한국가구박물관은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전 외교가에 소문이 먼저 알려졌다. 한국을 방문하는 수많은 유명인사가 이곳을 다녀가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대표적으로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과 오찬을 가졌던 장소가 바로 한국가구박물관이다. 그 외에도 미국의 상·하원 의원을 비롯해 각국의 대통령과 유명 인사들이 이곳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다녀갔다. 미국의 유명 배우 브래드 피트는 "어메이징(Amazing)!" 을 연달아 외치며 한국가구의 아름다움에 빠져서 시간을 보냈다.


 

책의 습도 조절에 용이하고 가볍고 질긴 오동나무를 이용해 만든 책함

▲ 책의 습도 조절에 용이하고 가볍고 질긴 오동나무를 이용해 만든 책함이다.

책의 크기에 따라 재생산이 가능하다. ⓒ기은혁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은 일보일경

한국가구박물관을 통해 한국 문화를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일보일경(一步一景)이다. 즉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새로운 것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한 번에 커다란 것을 보는 것이 아닌 조그만 것들이 새롭게 하나씩 나타난다. 마치 양파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가구는 가구를 만드는 나무에 따라서 특성이 완전히 달라진다. 자연스럽게 먹이 스며드는 먹감나무, 실용적인 가벼움을 더해주는 오동나무. 그리고 가구에 자신의 취향에 따라 풍류를 그려 넣기도 하고, 소박함을 강조하기도 한다.

 

 

무거운 음식을 올려놓는 찬탁

무거운 음식을 올려놓는 찬탁이다.

두꺼운 나무를 사용하면서도, 얇아 보이기 위해 아랫부분을 다듬었다.

 비례와 균형에 신경 썼던 선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은혁


 

한국 가구의 가장 큰 특징은 절제미, 비례, 균형이다. 그중 비례와 균형은 어떤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먼저 고려 대상이었다. 사농공상의 구조상 가구를 만드는 사람은 가장 낮은 계급의 사람이었으며, 가구는 예술품이 아니라 생필품이었다. 하지만,  그냥 무심코 사용했던 생필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다른 경(景)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눈 쌓인 한국가구박물관 외부의 모습

ⓒ기은혁


 

자연과 한옥 그리고 가구는 전체와 부분이다

자신을 소개할 때 자신의 한 부분만을 보여주며 자신이라고 소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연과 한옥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가구들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의 가구는 우리의 한옥과 우리의 자연과 뗄 수 없는 부분이 아닌, 전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자연을 극복의 대상이기보다는 벗으로서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그 위에 지어진 한옥은 자연에 해를 입히지 않는다. 안에 위치한 가구 역시도 자연을 벗 삼아 만들어졌다.


 

한국가구박물관 내부 테이블과 의자

ⓒ기은혁


 

우리는 이렇게 살아왔다. 자연의 순리를 인위적으로 거스르지도 않았고, 변화시키려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살아온 우리의 문화가 세계 속에서 하나둘씩 인정을 받고 있다. 한국가구박물관 역시 마찬가지다. 묵묵히 우리 것을 지키며 우리의 삶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손때 묻은 고가구의 아름다운과 한옥만의 멋과 매력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이번 방학, 눈 쌓인 성북동 거리를 지나 한국가구박물관에 가보는 것도 좋겠다.


 

 

 

 

문화체육관광부 기은혁 대학생기자 경기대학교 스포츠경영학과 jumpman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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