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름다운 감동을! 제2회 지적장애인미술대전 나들이
게시일
2011.09.29.
조회수
6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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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지용이와 함꼐한 제2회 지적 장애인 미술대전 나들이


한 청년이 자신의 집 앞에 주차된 자동차 앞을 계속하여 서성거리고 있다. 그는 어떤 것을 무척이나 기다리는 듯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이 청년의 이름은 최지용(24). 지적장애 2급이다. 오늘은 지적장애인미술대전 전시회를 보러 가는 날. 어릴 때부터 그림에 남다른 관심과 재능을 보인 지용이는 매년 장애인미술대회에서 입상을 하였으며 작년 제 1회 지적장애인미술대전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개인작품은 출품하지 않고, 단체작품만 출품하였다고 한다. 비록 수상은 하지 않았지만, 오늘은 교회친구들이 지용이의 작품을 보기 위해 전시회장을 방문할 예정. 잠시 후, 지용이는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전시회장으로 이동했다.


미술대전 모습

 

문화체육관광부는 장애인들의 문화적 재능을 발굴하고 그들의 재능과 희망을 국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사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많은 사업들 중 2006년부터 사회복지법인 온누리복지재단이 주최하고 있는 ‘지적장애인미술대전’은 전국 주요 대학들의 미술대학 교수들이 지적장애인들을 위해 전시회 기획부터 미술 지도, 전시회 준비, 심사 등까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재능 기부를 해 오고 있다. 7일부터 1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제1전시실에서 생김새 그대로,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 라는 뜻의 순우리말인 ‘온새미로’란 표어로 열린 제 2회 지적장애인미술대전이 열렸다. 표어처럼 변함이 없는 모습이라는 뜻을 새기며 지적장애 화가들이 그린 작품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하였다.



지적장애 - 관습의 습득과 학습에 장애가 있는 상태


전시회장을 들어서자, 지적장애의 정의가 나와 있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지적장애 - 관습의 습득과 학습에 장애가 있는 상태. 같이 본 지용이 어머니께서는 한 일화를 들려주셨다.


지적장애 관습의 습득과 학습에 장애가 있는 상태

 

“예전에 지용이가 대학에서 미술을 배울 때 일이에요. 교수님은 학생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너희들 모두가 지용이 그림을 보고 못 그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너희 모두의 그림보다 지용이 그림이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너희들 중 유일하게 지용이만 자신만의 색깔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반면에 너희 그림은 관습에 얽매여선 자신만의 색깔도 없고, 표현력 역시 지용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이 문구와 함께 교수님의 말을 생각해보면 여기 작품을 낸 친구들은 모두 표현력까지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관습의 습득이 조금 느려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니 어느 누구보다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이들 모두가 훌륭한 화가에요.”


‘연꽃’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연못 속 연꽃과 연잎에 있는 종이배를 수채화로 그린 작품

 

지용이 부모님과 함께 전시회장을 둘러보던 중, 한 그림 앞에 멈춰 섰다. ‘연꽃’이라는 제목의 작품은 연못 속 연꽃과 연잎에 있는 종이배를 수채화로 그린 작품이었다. 지용이 어머니는 말씀을 다시 이으셨다. “이 그림을 보시면 원근감이 전혀 표현되지 않았어요. 저희가 생각하는 연잎의 모습도 아니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림을 보면서 못 그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이 그림을 슬쩍 보아도 ‘아! 연못 속에 연잎과 연꽃을 그렸구나. 저 위에 있는 것은 종이배네.’ 라고 알 수 있잖아요. 결국엔, 이 친구들과 저희들 모두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것은 똑같다는 말이에요.”지용이 어머니의 말씀처럼, 전시회장의 모든 그림은 각자가 표현하고자 한 것을 자신만의 색깔로 멋지게 표현하고 있었다. 그들의 작품을 보며, 그들과 우리는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전시관람

 


소녀시대 유리가 좋아요!


소원을 말해봐 소녀시대 팬 입니다.


전시회장 막바지에서 지용이는 부모님께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였다. 사람 한명과 함께 ‘소녀시대 팬입니다’란 문구가 적힌 그림이었다. 그림을 보자, 지용이 부모님은 “또 소녀시대야?”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몇 년 전부터 지용이는 소녀시대에 푹 빠지면서 소녀시대 인물화를 자주 그린다고 하였다. 하지만, 지용이 부모님은 “예전에는 다양한 주제로 그림을 그렸는데, 요새는 소녀시대만 그려요.”라고 하시며 이 모습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고 하셨다. 전시회장 속 지용이의 다른 작품도 역시나 소녀시대였다. 못 말리는 지용이. 소녀시대 멤버 중 유리를 제일 좋아하며, 소녀시대 멤버들 모두가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러 오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소녀시대 멤버들이 자신의 그림을 보러 오기 위해선 자신이 그림을 더 잘 그려야 한다며, 그날을 위해 계속해서 그림연습을 하겠다고 말하였다. 걸 그룹을 좋아하며,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하는 지용이의 모습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교회친구들과 함께 한 행복한 시간

 

교회친구들과 함께 한 행복한 시간


짐시 후, 교회친구들이 전시회장을 찾아 왔습니다. 친구들을 위해 지용이는 직접 전시회를 소개해줍니다. 그림 하나하나 소개를 해주는 모습이 제법입니다. 전시회를 보다간 “이 그림은 지용이 그림보다 훨씬 잘 그린 것 같은데?”라는 친구의 짓궂은 장난에 지용이는 “내 그림이 짱이야. 내가 여기서 그림 제일 잘 그려.” 라며 질투를 합니다. 또 다시 “지용이가 생각하기에 여기서 제일 잘 그린 그림은 뭐야?” 라고 묻자, 지용이는 아무 망설임 없이 자신의 그림을 선택합니다. 친구들과 사진도 찍었습니다. 친구들이 서로 지용이와 사진을 찍으려 하자, “기다려. 나 때문에 싸우지 마. 내가 다 찍어줄게.” 라고 말하며, 웃음바다를 만들었습니다.


interview

 

interview 

“우리랑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지용이와 함께 전시회장을 나오는 김윤선, 백승, 양회민 친구들만났다. 전시회에 대한 소감을 묻자, 무척이나 행복한 모습으로 답변을 하였다.


반갑습니다. 오늘 전시회는 어떠셨어요?

전시회에 작품을 낸 친구들이 마음이 아픈 친구들이잖아요. 하지만, 전시회장에서 그림을 보니 전혀 그런 느낌 없이 전체적으로 색깔이 너무 밝고, 아름다웠어요. 제가 그림이나 예술을 잘 모르지만, 친구들의 그림은 표현하는 것이 저희보다 훨씬 자유롭고, 잘 표현하는 것 같았어요.


전체적으로 주제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주제여서 재밌게 본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을 보아도, 저희가 알 수 있는 주제를 너무 섬세하게 표현하여선 그림을 딱 보면 ‘아! 이 그림은 이 주제를 그렸구나.’ 란 것을 알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그렇다면, 기존에 장애인에 대한 선입관이 있을 거잖아요. 전시회를 보기 전이랑 보고 난 후, 변화가 있으셨나요?

선입관이 없다고는 말을 못할 것 같네요. 하지만, 저희가 교회에서도 지용이 같은 친구들과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처음엔 챙겨줘야 하고 도와줘야 할 부분들이 많다고 생각을 하였어요. 하지만, 같이 활동을 계속 하면서 바뀐 생각은 친구들이 우리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이었어요. 할 줄 아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나아가 각자마다 자신의 생각이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이 친구들도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죠.


아까 전시회장에서 다른 장애인 친구들이 와서 그림감상을 하는 것을 봤는데요, 그들을 보면서 든 생각은 같은 사물을 봐도 느끼는 감정은 똑같고, 같이 한 그림을 보고 똑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우리랑 다를 게 없구나란 것을 느꼈어요.

 


교회친구들과 함께 한 행복한 시간



인터뷰가 끝나자, 지용이는 “오늘 내 그림을 보러 와줘서 너무 고맙다. 나는 남들보다 많은 것을 잘 하지 못하지만, 그림은 누구보다 잘 그린다. 오늘 와준 친구들에게 꼭 그림을 그려 보답하겠다.”라며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였습니다. 장애인 미술대전에 작품을 낸 친구들과 하루를 함께한 지용이의 모습은 장애인이라는 낙인이 찍힌 사회적 약자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랑 똑같이 소녀시대를 좋아하며 질투도 할 줄 알았습니다. 더불어 짓궂은 장난도 유연하게 넘길 줄 아는 재치도 가졌습니다. 또한 그들은 우리보다 잘 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들을 사회적 약자라며 막연히 도와줘야 한다는 우리들의 생각은 어쩌면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들 역시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그들도 어쩔 수 없이 도움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서로가 원하는 것, 서로가 잘 하는 것들을 주고  받는다면 아직까지 못하였던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문화체육관광부 허성문 대학생기자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 sniper1029@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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