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청소년 문화학교 생생궁궐탐방기, 창덕궁의 시크릿 가든 속으로
게시일
2011.08.30.
조회수
6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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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관(02-3704-9044)
담당자
이유진

창덕궁 청소년 문화학교 생생궁궐탐방기 창덕궁의 시크릿 가든 속으로


지난 8월 15일 광복절 아침, 초중고 10대 학생들 100여명이 창덕궁으로 모였습니다. ‘2011창덕궁 청소년 문화학교'에서 진행하는 궁궐탐방에 참여하기 위해서 인데요. 이 프로그램은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진정성을 바로 알리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예약과 현장 접수를 통해 참가자들의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조를 나눠 우리궁궐 탐방에 나선 아이들. 문화 해설사 선생님이 동행한다

▲ 조를 나눠 우리궁궐 탐방에 나선 아이들. 문화 해설사 선생님이 동행한다 ⓒ박미영


규장각에 모인 신청자들은 실내에서 궁궐에 대한설명과 규장각의 역사, 정조의 일생과 얼마 전 반환된 외규장각에 대한 학습을 받게 되지요. 이 후 조를 나눠 문화 해설사 선생님과 동행하면서 우리 문화유산의 배경에 대해 공부하고 역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소년들은 금세 친해져 서로 알고 있는 역사 지식을 나누며 우리 문화 바로알기에 앞장섰지요.



유네스코에 등재된 당당한 우리 문화유산

자연따라 걷는 아름다운 궁궐정원


창덕궁 내부 인정전의 모습

▲ 창덕궁 내부 인정전의 모습 ⓒ박미영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한 창덕궁(昌德宮)은 조선조 3대 임듬인 태종이 1405년에 제 2의 왕궁으로 창건한 우리 궁궐입니다. 그럼으로써 수도 한양의 서쪽에는 경복궁이, 독쪽에는 창덕궁이 위치하여 균형 잡힌 도시 공간을 구성할 수 있게 되었지요. 임진왜란으로 서울의 모든 궁궐이 불탄 후 270여 년 동안 창덕궁은 조선왕조 제1의 정궁 역할을 하였는데요. 마지막 임금인 순종 때까지 사용된 최후의 궁궐이기도 합니다.


사전 학습을 마친 후 본격적인 궁궐탐방에 나선 아이들은 높고 화려하진 않아도 자연과 어우러져 곳곳에 편안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우리 궁의 모습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사실 창덕궁은 경복궁을 보조하는 궁궐로 지어졌지만, 왕의 사랑을 더 많이 받은 것은 경복궁보다 창덕궁이어서 실제로 왕들이 머문 시간은 이 곳이 더 길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경복궁이 너른 평지 위에 직선의 축을 따라 전각들이 들어서서 위엄과 권위, 질서와 절제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면 창덕궁은 산과 언덕의 지형을 따라 자유롭게 전각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쓰임에 맞는 공간을 규모에 맞게 지어 편안함을 느끼게 하지요.


 

산자락을 따라 건물들을 골짜기에 안기도록 배치해 한국 궁궐 건축의 비정형적 조형미를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는 창덕궁

▲ 산자락을 따라 건물들을 골짜기에 안기도록 배치해 한국 궁궐 건축의 비정형적 조형미를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는 창덕궁 ⓒ박미영


창덕궁의 후원은 동양의 3대 후원 중 하나지만, 다른 나라의 그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는데요. 대부분의 궁궐정원이 보고 즐기기 위한 관람용이라면 창덕궁 후원은 여러 능선을 오르내리며 온 몸으로 느끼는 체험 정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낮은 야산과 골짜기, 앞에 펼쳐진 편평한 땅 등 본래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꼭 필요한 곳에만 인위적인 조경을 더해 우라나라 조원(造苑)의 특징을 가장 잘 반영한 예로 들 수 있지요.


창덕궁의 후원 곳곳은 자연과 어우러져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 창덕궁의 후원 곳곳은 자연과 어우러져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박미영



곳곳에 묻어있는 선조들의 흔적과 지혜

“여기 시크릿 가든 아니에요?”


무작정 걷고 보며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문화 길라잡이 선생님의 생생한 설명과 역사 이야기가 곁들여져 아이들은 더욱 빠져든 듯 했습니다. 사전 학습 때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선생님의 내는 스피드 퀴즈에 소리 높여 대답하며 열의를 더했지요. 마침 비가 그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더위에 지친 이들의 심신도 시원하게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작은 언덕을 넘어 창덕궁 뒤편으로 이동하면 뒷동산이 보였습니다. 후원 안에 있는 내규장각은 여러 가지 책을 보관하던 곳으로 2층에 아름다운 주합루(宙合樓)의 모습이었는데요. 정조 원년(1766)에 만들어진 2층의 누각건물 주합루는 아래층에는 왕실의 직속 기관인 규장각이, 위층에는 열람실 겸 누마루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다산 정약용을 비롯하여 박제가, 유득공 등 문신들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주합루 전경

▲다산 정약용을 비롯하여 박제가, 유득공 등 문신들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주합루 전경  ⓒ박미영


사진으로 보아도 무척 아름답지요? 규장각은 정조의 개혁 정치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책개발과 이를 위한 도서 수집 및 연구 기관으로 설립되었는데요. 정조는 세손 시절부터 정적들로부터 끊임없는 질서와 위협에 시달렸는데, 이에 굴하지 않고 학문 연구와 심신단련에 힘을 써 위대한 계몽군주가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주합루를 오르는 길에 보이는 어수문(漁水門)은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다" 는 격언과 같이 통치자들은 항상 백성을 생각하라는 교훈을 담고 있지요. 정조의 민본적인 정치 철학을 잘 보여주는 듯 합니다. 창덕궁 뒤로 비밀스럽게 펼쳐진 후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본 아이들은 ‘시크릿 가든’이라고 별칭을 지어주곤 킥킥 웃어보였습니다.



곳곳에 과거가 서려있는 창덕궁의 전경

다시는 잃지 말아야 할 소중한 역사를 가슴에 품고


오전 9시 반에 시작한 프로그램은 그렇게 궁궐 한바퀴를 알차게 돌고 열두시가 되어서야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750살 향나무’는 버틴 세월을 보여주듯 굵직한 줄기와 구불구불한 가지가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동안 궁 안에서 우리의 역사가 순탄치만은 않았음을 시사하는 듯 했습니다.


(좌) 창덕궁 답사 이 후 소감을 발표하는 참가 학생들 / (우) 규장각에서 동궐도 퍼즐 맞추기에 푹 빠진 아이들

▲ (좌) 창덕궁 답사 이 후 소감을 발표하는 참가 학생들 / (우) 규장각에서 동궐도 퍼즐 맞추기에 푹 빠진 아이들 ⓒ박미영


유익했던 현장 답사를 마치고 규장각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오전부터 시작했던 동궐도 퍼즐 맞추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퍼즐을 맞추면서 전체적인 창덕궁의 모습을 다시 한번 조감하고 되새기기 위함이지요. 주최 측에서 마련한 설문지와 답사 소감지를 작성한 아이들은 한명씩 앞으로 나와 우리 문화를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며 오늘 체험 행사의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문화는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교훈을 주는 존재입니다. 잘 지키고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끊임없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고 공부하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이겠지요? 이 날 함께한 친구들이 창덕궁에서 배우고 익힌 소중한 시간들을 잘 기억해 앞으로 우리 유산을 잘 지키도록 힘을 키울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창덕궁 청소년 문화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면? http://www.cdg.go.kr



박미영 대학생 기자 고려대학교 조학학부 vv-atom@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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