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서 울리는 넬라 판타지아, 부천판 엘 시스테마 현장에 가다
게시일
2011.03.30.
조회수
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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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관(02-3704-9044)
담당자
이유진

부천에서 울리는 넬라 판타지아, 부천판 엘 시스테마 현장에 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엘 시스테마’ 사업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국가지원을 받는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음악 교육 사업입니다. 음악교육을 통해 마약과 폭력, 총기 사고 등 각종 위험에 노출된 베네수엘라 빈민가의 아이들의 범죄 예방과 함께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며 협동·이해·질서 등의 가치를 알려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975년 어느 허름한 차고에서 엘 시스테마의 창시자이자 오르간 연주자였던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와 전과 5범인 아이를 포함해 총 11명의 아이가 함께 시작한 이 교육은 현재는 차세대 최고의 지휘자로 주목받는 28살의 천재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과 역대 최연소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이 된 에딕슨 루이즈 등 젊은 음악가들을 배출하며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를 넘어 세계 각국의 사회 개혁 프로그램으로 확산하고 있는데요. 문화부 역시 엘 시스테마의 철학을 따라 소외 아동을 위한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을 2010년부터 추진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더욱 적극적인 사업이 펼쳐질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그 꿈이 이뤄지는 현장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부천판 엘 시스테마, ‘부천 예술교육 특화지구 사업’

부천 예술교육 특화지구 사업

문화부의 ‘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에 발맞춰 부천시에서도 엘 시스테마와 같은 예술교육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예술교육 특화지구’라 불리는 이 사업은 부천시의 31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부천시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예술 인프라를 활용하여 합창 등 13종 37개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을 학교 정규수업으로 진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지역의 엘리트 예술을 활용한 학생들의 창의력 향상과 인성함양이 사업의 목표라고 합니다.

 


부천판 엘 시스테마 현장에 가다


지난 3월 22일, 합창을 선택하여 교육하고 있는 부천 상인 초등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강창열 상인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과 합창교실 지도교사 김영신 선생님을 만났는데요, 선생님께 학교가 시행하고 있는 합창교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들었습니다. 매주 화요일 2시간씩 진행하며 합창교실을 위해 음악실 개축을 하여 계단식 교실과 접이 의자, 방음시설과 음향장비를 갖췄다고 합니다. “인격형성이 중요한 시기인 아이들에게 정서적 교육을 통하여 예술성과 협동심, 배려 등 인성을 길러주고 싶다.”라는 교육방침을 가진 교장 선생님은 합창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습니다. 합창부를 만들기 위해 김영신 선생님을 특별히 초빙하였으며 매년 가족 동요 제를 개최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 학원 시간 때문에 방과 후 수업으로 계획하고 있던 합창교실을 정규 수업시간에 편성하였지만, 학부모님들이 학업에만 관심을 둬 아직 참여율이 높지 않다.” 라고 말하며 아쉬움과 함께 학부모님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하였습니다.


"솔미파레미도라시도" 발성연습

 

 

Step 1. “솔미파레미도라시도” 발성연습


김영신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음악실은 교장 선생님의 아쉬움과는 달리 60명의 학생이 교실을 꽉 채우고 있었습니다. 알토, 메조소프라노, 소프라노로 파트를 나뉘어 3줄에 각각 파트별로 앉은 아이들은 지도교사 선생님께서 출석을 부르자 한 명씩 합창 발성으로 “예”를 대답하였습니다.


출석을 다 부른 후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단순히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한 발성이 아닌 성장 하면서 필요한 기본적 소양을 갖추게 하겠다는 지휘자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익숙한 “크크크”란 소리로 호흡연습을 시키며 재미난 손동작과 몸동작으로 아이들이 쉽고 재밌게 발성을 배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이들도 이러한 수업에 재미를 느끼며 열심히 하였습니다. 40분 동안 발성연습이 반복되자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하기도 했는데요, 이 모습을 본 지휘자 선생님은  “서로 마주 보세요. 그리고 마주본 친구 이마를 손으로 살짝 치면서 ‘야야~’로 노래를 불러보세요”라며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아이들은 다시 흥미를 느끼고 서로의 이마를 치며 재밌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Step 2. 최진사 댁 셋째 딸


“이제 우리가 배울 곡은 ‘최진사 댁 셋째 딸’이에요.” 지휘자 선생님이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되었습니다. 각 파트별로 지휘자 선생님의 선창 후 아이들이 따라 부르는 형식으로 멜로디 익히기 연습을 했는데요, 처음 배우는 곡이라 아이들은 어려워하며 “너무 어려워요. 선생님만 부를 수 있는 노래에요.” 라고 하며 불평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겨운 발성연습 끝에 처음으로 배우는 노래여서 아이들은 흥미를 느끼며 재밌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메조소프라노가 제일 어려워요. 하지만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선생님이 먼저 부를게요. 따라 불러보세요.” 지휘자 선생님의 말 때문인지 선생님의 노래를 듣고 있는 메조소프라노 파트의 아이들의 표정에 걱정이 한 가득입니다. 선생님의 노래가 끝난 후, 아이들은 걱정하던 모습과는 달리 멋있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선생님이 칭찬이 바로 이어집니다. 그러자 소프라노 파트에서 “메조소프라노가 제일 쉬운 거죠?” 라고 질투 섞인 발언을 해서 교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生生 interview

“합창을 통해 마음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부천 필 코러스 지휘자 양용석

부천 필 코러스 지휘자 양용석 生生 interview

합창교실이 끝난 뒤, 음악실을 나가는 아이들에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는 지휘자, 부천 필 코러스 양용석 선생님을 만났다.


수업 소감이 어떠세요?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재밌어하고 집중하여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보람을 느낍니다.


오늘 발성에 이어 노래는 첫 수업이라 들었는데, 대회출전이나 공연 등 수업의 최종 목표는 어떻게 되나요?

이 수업은 합창단원을 양성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합창을 통해 마음의 즐거움을 느끼고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한편으로는 이 시간이 공부만 해야 하는 아이들의 탈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합창의 즐거움은 혹은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다양한 음들이 하나로 되어 멋진 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가면 갈수록 개인화되는 시대에서 전체를 위해 자신의 소리를 줄이고 맞출 수 있는 것이야말로 합창의 가장 큰 매력이자 아이들에게는 가장 큰 인성교육인 것 같습니다. 이번 시간이 3번째 수업이라 아직은 서툴고 소리도 제각각이지만, 수업시간 내내 웃으면서 연습을 하는 모습과 아이들의 순수한 목소리는 가만히 있어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연습 중인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때


3시가 넘어가자 합창 교실이 끝나기도 전에 음악실을 나가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학원 시간 때문이었는데요, 지도교사 김영신 선생님은 “수업 시설과 질로 따지면 어딜 가서도 듣지 못하는 수업인데 속상하죠. 아이들은 하고 싶어 하는데 아직까진 학부모들이 좋지 않게 봐요. 저도 붙잡아 두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보내야 하니까 너무 아쉬워요.” 라고 하며 아쉬움을 표현했습니다. 덧붙여 “학부모님들이 한 번씩 수업에 참관하시면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가셨으면 해요. 저에게도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라며 학부모들의 관심을 당부하였습니다.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못한다.”라는 명심보감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저 부모님이 보냈기에 아무 의미 없이 다니는 학원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듭니다. 한창 뛰어놀 시기에 남한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연예인과 비슷한 학원 일정을 소화하며 평생 돈 주고 할 수 없는 경험들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이 날 합창교실에서 만난 아이들은 수업 속에서 우정을 쌓고, 혼자서는 느끼지 못하던 음악의 재미와 협동심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다른 어떤 곳에선 배울 수 있는 지혜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이들이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불렀던 ‘넬라 판타지아’를 부르면 어떨까 상상해보니 절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학부모님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이 아이들의 가능성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널리 퍼지길 기대해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하성문 대학생기자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 sniper1029@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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