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 릴레이 개인전 신용재 개인전 《낭만껌》
- 분야
- 전시
- 기간
- 2026.10.20.~2026.11.07.
- 시간
- 화요일-금요일, 10:00~18:00
- 장소
- 경기 |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 요금
- 무료
- 문의
-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031-8082-4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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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신용재의 회화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곳과 그곳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일상의 풍경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생각을 따라가며 그림을 그려왔다. 2025년 〈Maum〉과 2026년 〈낭만껌〉은 서로 다른 시기에 이루어진 작업이지만, 마음을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해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과 관계를 맺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2025년 〈Maum〉은 ‘마음’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한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에서 인간의 내면과 고독,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마음을 들여다보듯, 작가는 자신의 마음을 하나의 감정으로 규정하지 않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여러 상태를 바라본다. 텅 빈 하늘을 바라보며 공허함과 비어 있음에 대해 생각하고, 구름을 특별한 의미 없이 바라보며 ‘그냥’이라는 상태를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작가는 끊임없이 자신의 마음을 살핀다. 보이는 것을 그리기도 하고, 보이지 않아도 손끝의 움직임에 맡기기도 한다. 무엇인가를 이루려는 마음과 마음을 다하면서도 무엇인가를 이루려 하지 않는 마음 사이를 오간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때로는 비워내며, 다시 그 마음으로 돌아가는 일이 된다.
2026년 〈낭만껌〉에서는 이러한 마음이 화면 안에 머무르지 않고 바깥으로 향한다. 작가는 양주 석현천의 길을 걷고, 앞을 보고 위를 보고 옆을 보고 땅을 바라본다. 비가 온 날과 맑은 날, 바람과 빛, 나무와 오래된 간판, 해가 지고 어두워지는 풍경을 바라본다. 특별하지 않아 보이는 일상의 풍경 속에서 작가는 시간이 지나고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하며 자신 역시 그곳의 일부가 되어간다.
이러한 과정은 노발리스의 〈푸른 꽃〉이 보여주는 낭만주의적 태도와도 닿아 있다. 〈푸른 꽃〉의 푸른 꽃은 손에 쥔 완성된 이상이라기보다 끊임없이 찾아가게 되는 동경에 가깝다. 〈낭만껌〉에서 작가가 말하는 낭만 역시 이미 존재하는 어떤 이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지금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걷고, 느끼며 그 안에서 낭만을 발견하려는 태도에 가깝다.
그래서 작가에게 낭만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양주의 평범한 길과 바람, 빛, 날씨와 같은 구체적인 현실 안에 있다. 물감을 섞고 바르는 행위 역시 이러한 경험과 이어진다. 작가는 물감을 나이프로 밀고 누르고 섞어 바르는 과정에서 껌과 비슷한 질감을 발견한다. 껌을 질겅이고 난 뒤에도 흔적이 남듯, 물감 역시 섞이는 과정 속에서 시간과 움직임의 흔적을 화면에 남긴다. 나이프는 물감을 다루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손이 되어 화면과 자신을 연결한다.
〈Maum〉에서 작가는 자신의 안쪽을 바라보았다. 마음을 비우기도 하고, 애쓰기도 하고, ‘그냥 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 〈낭만껌〉에서는 그 마음을 가지고 바깥으로 나아간다. 사람과 장소, 시간과 자연, 그리고 물감과 섞이며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발견한다.
두 작업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마음을 들여다보며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나는 무엇과 관계를 맺고 무엇과 섞여가는가. 그리고 현실 속에서 발견한 작은 낭만을 나는 계속 지킬 수 있을까.
이번 전시는 마음을 바라보는 일에서 시작해 세상과 섞여가는 과정까지, 회화를 통해 살아온 작가의 시간을 보여준다. 그림은 그 과정에서 남겨진 결과이면서 동시에,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마음과 삶의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