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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연

《두 개의 집 Two Houses》

《두 개의 집 Two Houses》

분야
전시
기간
2026.10.15.~2026.10.28.
시간
화-일 09:30-18:00 / 월요일 휴관
장소
충북 | 청주시립도서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요금
무료
문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043-201-40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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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2026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 개인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20기 입주작가 14명이 입주기간 내에 제작한 창작 성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릴레이 프로젝트를 2026년 7월 30일부터 12월 30일까지 총 7회차로 나누어 진행한다. 본 전시는 4회차로 이성은 작가의 《두 개의 집 Two Houses》이다.  


 


[작가노트]


 


오랜만에 고향 청주로 돌아왔다. 청주는 나에게 고향이자, 나의 엄마에게는 ‘엄마로서의 삶’이 시작된 도시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름보다 ‘성은 엄마’로 불리며 살아온 시간이 더 길어진 엄마를 보며 나는 막연히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감각을 품고 자랐다. 청주에서 서울로, 다시 런던으로 이동해왔고 올해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지만, 이번 귀환 역시 정착이라기보다 또 하나의 경유에 가깝다.


 


올해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작업하며 내가 지금까지 선택해온 삶이 과연 나 자신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인지, 혹은 엄마가 이루지 못한 삶을 대신 살아온 것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엄마와 다른 삶을 살기 위해 계속 이동해왔지만, 서른둘이 된 나 역시 결혼과 가족처럼 오랫동안 여성에게 하나의 삶의 경로로 제시되어온 형태들을 다시 바라보고 있다. 가정은 친밀함과 안정을 욕망하게 하는 이미지인 동시에 여성에게 특정한 역할과 삶의 방식을 요구해온 제도적 형식이기도 하다. 한때는 벗어나야 한다고 믿었던 그 형태가 이제 다시 하나의 가능성으로 내 앞에 놓여 있고, 그것을 원하는 것인지 피하고 싶은 것인지조차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물려받은 욕망과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었던 욕망 사이의 경계 역시 생각만큼 분명하지 않다.


 


《두 개의 집》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전시장에는 하나의 거대한 드림하우스를 조립하고 해체하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바비의 드림하우스, 실버니안 패밀리, 1960년대 미국 교외주택처럼 행복하고 안정된 가정을 상징해온 형상들이 전시의 외형을 이루지만, 그 내부에는 이러한 이미지와 쉽게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이 함께 놓인다. 이상적인 가정의 모형과 불안정하고 어긋난 풍경이 한 공간 안에 공존하면서, 집은 어린 시절 갖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던 장난감의 기억인 동시에 행복한 삶의 형태로 학습해온 이미지와 그 이면의 감각이 충돌하는 무대가 된다.


 


전시의 구조는 고정된 하나의 장면에 머물지 않는다. 고대 극장의 무대장치인 에키클레마와 페리아크토이를 참조한 구조물들은 이동하고 회전하며, 하나였던 집을 둘로 나누거나 하나의 길을 서로 다른 면으로 흩어 놓는다. 앞과 뒤, 안과 밖은 움직임에 따라 계속 자리를 바꾸고, 서로 다른 조각과 구조물들은 잠시 하나의 풍경을 이루었다가 다시 다른 관계 속에 놓인다.


 


이전 작업에서 다뤄온 ‘도착하지 못하는 신체’는 이번 전시에서 집과 조각, 무대장치의 몸으로 확장된다. 어떤 것은 이동하고, 어떤 것은 회전하며, 어떤 것은 한 장소를 잠시 지탱하지만 어느 것도 완전한 정착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동과 재배치를 반복하는 동안 하나의 장면은 완성되기보다 계속해서 다른 장면으로 넘어간다.


 


관객 역시 이러한 이동의 바깥에 머물지 않는다. 구조물 사이를 통과하고 변화하는 장면을 따라 위치를 옮기며 때로는 그 움직임에 직접 개입한다. 관객의 개입으로 달라진 풍경은 그대로 축적되지 않고, 약 세 시간마다 구조물들은 처음의 위치로 돌아가 다시 같은 출발점에서 움직임을 시작한다. 이동과 재배치, 원상태로의 복귀를 반복하는 전시장은 하나의 이상적인 집을 완성하기보다 익숙해진 삶의 이미지들을 계속해서 조립하고 해체하는 장소가 된다.


 


떠나는 삶과 머무르는 삶, 자신의 일을 지속하는 삶과 누군가와 집을 이루는 삶 사이에서 나 역시 한때 벗어나야 한다고 믿었던 집을 다시 바라본다. 이 전시는 그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거부하기보다, 서로 모순되는 욕망들이 한 사람 안에서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상태를 바라본다. 하나의 집이 둘로 나뉘고 하나의 길이 여러 장면으로 흩어지듯, 삶의 경로 역시 이미 주어진 하나의 형태를 향하기보다 계속해서 조립되고 해체되며 다시 선택될 수 있는 것으로 남는다.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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