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박희주 개인전 《아주 오래된 잔해》
- 분야
- 전시
- 기간
- 2026.10.03.~2026.10.18.
- 시간
- 수~일요일 13~18시
- 장소
- 서울 | 예술공간 의식주
- 요금
- 무료
- 문의
- dagang11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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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어떤 장소는 그곳을 떠난 뒤에도 남는다. 그러나 남아 있는 것은 장소의 온전한 모습이 아니다. 나무가 드리웠던 그늘, 한때 눈에 들어왔던 색, 어디에서 보았는지 분명하지 않은 윤곽 같은 것들이 서로 떨어진 채 기억 속에 머문다. 우리는 때로 이 조각들을 고향이라 부른다. 그 이름은 익숙하지만, 이름이 가리키는 곳을 하나의 풍경으로 펼쳐 보이기는 어렵다.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돌아갈 곳의 모습 사이에는 빈자리가 있다.
박희주의 그림은 그 빈자리 가까이에서 시작된다.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닌 작가에게 집은 하나의 좌표를 넘어 마음이 머무를 수 있는 장소로 확장되어 왔다. 관찰한 자연과 지나온 곳의 기억, 아직 가보지 않은 세계에 대한 상상은 화면에서 서로의 일부가 된다. 그 과정에서 어떤 형상은 나무나 산처럼 보이다가도 다른 색과 윤곽에 붙어 낯선 모습을 얻는다. 익숙한 풍경을 알아보려는 순간, 시선은 그것을 이루는 불분명한 덩어리와 마주한다. 일부 작업에서 나타나는 덩어리 같은 형상은 이러한 만남을 들여다보게 한다. 식물인지 바위인지, 여러 생물이 엉겨 있는 것인지 쉽게 구분되지 않는 형태에는 서로 다른 감각이 밀집해 있다. 이 덩어리를 하나의 대상을 그린 결과보다 여러 이미지가 모여 생긴 상태로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기억에서 떨어져 나온 장면, 일상에서 채집한 자연의 단서, 상상 속에서 변형된 윤곽이 가까이 붙고 겹쳐지며 부피를 얻는다. 풍경은 그렇게 뭉친 것들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