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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연

허달용 개인전 [공명(共鳴) - 마주보기]

허달용 개인전 [공명(共鳴) - 마주보기]

분야
전시
기간
2026.08.26.~2026.08.31.
시간
10:00 ~ 19:00
장소
서울 | 인사아트센터
요금
무료
문의
02-737-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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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화폭 앞에 서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명상의 시간이며, 동시에 지나온 삶의 궤적을 고요히 되돌아보는 성찰 의식이다. 이번 전시 ≪공명 - 마주보기≫는 오랜 시간 나의 내면에서 울려 퍼지던 소리들이 하나의 풍경이 되어 세상과 직면하는 자리이다.

내 작업이 지닌 강렬한 흑백 대비의 온전한 뿌리는 수묵(水墨)에 있다. 먹(墨)이라는 재료가 가진 깊이는 어떤 재로로도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영성적인 무게감을 지닌다. 화면 위를 거침없이 가르는 먹의 번짐과 날카로운 스플래터(splatter), 그리고 켜켜이 쌓인 묵직한 어둠은 내면의 날 선 긴장감과 절대적인 고요함을 동시에 증명한다. 그러나 이번 작업에서 내가 가장 치열하게 고민한 것은 무언가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비워내는 일’이었다. 화면 중심에 자리 잡았던 구체적인 도상들을 과감히 지워낸 자리에 나는 텅 빈 여백을 남겨두었다. 이 여백은 단순한 빈 공간이 아닌, 근원적인 공허함이자 비어 있기에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무한의 공간이다.

최근의 작업들은 ‘물 위의 그림자’와 ‘투영’의 메타포를 품고 있다. 잔잔한 수면 위에 비친 그림자처럼, 화면 중심에 구축된 사각형의 틀은 내부와 외부를 경계 짓는 벽이 아니다. 그것은 안과 밖을 매개하는 하나의 창(Window)이자, 관객 스스로의 삶을 투영해 보는 거울(Mirror)이다. 또한 무채색의 고요한 침묵 속에서 사람의 얼굴은 언제나 개인을 넘어 시대를 담는 매개였다. 가자지구 소녀의 얼굴은 특정 개인의 기록이라기보다 전쟁과 폭력 앞에서 무력해진 인간성의 상징으로 제시된다. 정면을 응시하는 눈은 연민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끝까지 마주보게 만든다. 공명은 같은 감정을 갖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존재를 외면하지 않는데서 시작된다. 먹이 번지고 스며드는 배경, 거칠게 남겨진 붓의 흔적들을 통해 침묵속 공명을 나누고자 하였다.

내가 화폭 위에 던진 수묵의 파동이 전시장이라는 공간을 타고 흐르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이곳을 찾는 이들이 나의 작품을 통해 단순한 시각적 감상을 넘어, 저마다의 내면에 잠재된 근원적인 울림과 온전히 마주하는 ‘공명(共鳴)’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면 작가로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겠다.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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