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문화예술공연

2026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 《Unsent Anthology》

2026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 《Unsent Anthology》

분야
전시
기간
2026.08.20.~2026.09.02.
시간
화-일 09:30-18:00 / 월요일 휴관
장소
충북 | 청주시립도서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요금
무료
문의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043-201-4057~8
관련 누리집
바로가기

전시소개

2026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릴레이 프로젝트 개인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20기 입주작가 14명이 입주기간 내에 제작한 창작 성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릴레이 프로젝트를 2026년 7월 30일부터 12월 30일까지 총 7회차로 나누어 진행한다. 본 전시는 2회차로 박경진 작가의 《Unsent Anthology》이다. 


 


[작가노트]


 


Unsent Anthology: 메아리가 된 편지


 


답장이 오지 않는 편지를 쓴다. 대체 어디로 누구에게 보내길래.


 


나에게 사생은 하나의 굳건한 약속이다. 직접 봐야지, 흙 좀 밟고 나무도 매만져야 정취가 느껴지지, 라는 마음가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사서 고생하는 일일지라도, 이 사생은 나 스스로와의 약속이며, 나는 이 약속을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마냥 쓰고 그린다. 내가 그리는 편지는 한 번에 오늘, 과거, 미래로 발송되지만 수없는 시간 속에서 번번이 길을 잃는 듯하다. 돌아오지 않는 ‘오늘’들에 집요하게 군 채, 나는 숲에서, 작업실과 전시장에서 하염없이 답장을 기다린다.


 


산에서 돌아와 신발의 흙을 털고 편지지를 꺼내 펼친다. 수많은 드로잉의 선을 고르고 치우며 먹 선을 긋고, 여백 위로 그날의 색채를 뿌린다. 파편적인 선들은 서로 이어질 듯 끊어지고, 어떤 날의 색채는 서로를 꽤 닮아있다. 닮았지만 모두 다른 날의 낱장들은 하나의 지도가 되기 위해 작업실에서 차곡차곡 쌓인다. 종이 위에 스며드는 선과 색은 단순히 종이를 통과하는 것을 넘어 시간도 통과한다. 밟히고 풍화되었을 작은 풍경들은 다시 이름이 붙여지고 말을하며, 나는 이들의 속삭임을 편지로 써 보낸다. 이 묶이지 않은 낱장들은 지나감을 담고 있다.


 


사실 회신은 이미 와 있었다. 지난한 사생의 순간에서 내가 처음 그은 선, 거친 날씨에 구겨진 종이, 유리병에 담긴 작은 찌끄레기들이 시간을 지나 다시 나에게 왔다. 답장을 제때 듣지 못했던 이유는, 그것이 이미 내 주위를 스쳐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생을 할 때도, 작업실이나 전시장의 텅 빈 공간에 있을 때도 그것은 내 눈과 귀 주위에서 공명하고 있었다. 아! 그동안 답장이 오지 않았던 이유는 이것이 메아리였구나. 이미 내 옆을 지나가 가끔은 듣지 못했을 그 울림 덕분에, 외로운 사생의 날들은 조금 덜 외로워졌다.


 


외로운 사생이 흘러가는 풍경 속에서, 비로소 나와 자연과 타인이 만나는 지도가 완성되고 있다. 이 미련하고 형체 없는 기록을 매일매일 소중하게 보관하고 종이에 눌러 넣으며, 쉽게 풍화되지 않게 하겠다는 나의 약속을 묵묵히 지켜낸다. 그렇게 나와의 약속인 사생을 오늘도 나간다. 과거와 미래에게 보낼 편지를, 멀리 있는 이와 가까운 이에게 보여줄 시간을 위해 여러 발걸음을 남긴다. 편지를 쓰는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미끄러지지만, 이 미끄러짐 속에서 묶이지 않은 지도는 점점 더 길어진다. 대체 어디로 가길래.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문화포털 문화포털

1688-2220

전체댓글 (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0/1000자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