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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연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미디어 작가전 《김희천: 두더지들》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미디어 작가전 《김희천: 두더지들》

분야
전시
기간
2026.08.20.~2026.11.08.
시간
3-10월 10:00-19:00 / 11-2월 10:00-18:00 /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서울 |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요금
무료
문의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02-2124-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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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미디어 작가전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예술적 관점을 제시해 온 한국 동시대 주요 미디어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서서울미술관의 기획 전시입니다. 미디어 작가전은 작가의 작업 세계를 다각도로 해석하며, 새로운 작품의 제작을 지원하고, 예술적 지식과 형태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서서울미술관에서 처음 열리는 미디어 작가전은 동시대 기술환경과 시각문화에 대한 비평적인 관점을 제시해 온 김희천 작가를 초청하였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물리적 시스템은 데이터화 되어 디지털 환경과 연결되면서 서로를 끊임없이 갱신하고 세계를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가상이 현실의 한 층위로 작동하고, 기술이 비가시화된 세계에서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 지각할 수 있는가를 질문해 왔습니다. 영상, 게임, 건축, 영화, 문학 등 여러 분야의 언어와 기술을 교차하며 만들어온 작가의 고유한 작업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신을 성찰하고 세계를 인식하고 감각하기 위한 비평적이고 미학적인 관점을 제공합니다. 

작가의 첫 비디오 작업 〈바벨〉(2015)에서 서술된 “세계는 스크린이 되었다.”1 라는 문장은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카메라로 포착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세계에서 스크린은 더 이상 현실을 복제하는 매체가 아닌 현실을 생산하고 세계를 구성하는 환경이 되었고, 〈메셔〉(2018)에서는 미래에는 “스크린이 비추고 포착한 세계만이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유일한 세계” 2 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썰매〉(2016), 〈홈〉(2017), 〈메셔〉(2018), 〈탱크〉(2019) 등을 경유하면서, 작가는 미디어를 통해 매개된 세계와 문화적 풍경을 그리는 한편, 실재와 가상, 데이터와 네트워크, 내재화된 스크린, 세계의 해상도, 의식과 경험 등의 문제를 다차원적인 시간과 공간을 교차하며 심도깊게 다루어왔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기술환경이 갖는 여러 주제를 작업 안에서 단순히 재현하는 형식을 벗어나, 시각적 매체의 구조 안에서 이미지와 서사를 생산하는 기술로 사용하고, 우리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매개하기 위한 과정으로 설계하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2023년 이후 작가의 근작들을 집중해서 소개하면서, 서서울미술관이 제작 지원하여 만든 게임과 영상, 그리고 사진 작업을 처음 공개합니다. “정신적 시리즈” 3 인 〈커터3〉(2023)와 〈더블포져〉(2023)는 게임 엔진 유니티(Unity)로 제작된 자동 재생 게임 작업입니다. 두 작품은 화면을 녹화해서 영상으로 재생하는 것이 아닌, 입력값을 통해 실시간으로 렌더링 되는 ‘게임’으로서 자동 플레이됩니다. 작가는 게임 엔진을 새로운 무빙 이미지 제작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실험하면서, 게임의 시공간적 조건과 내러티브를 이용해 정보화된 세계에서 변화하는 시간성을 다루었습니다. 

신작 〈레몬〉(2026)은 〈커터3〉와 〈더블포져〉에서 이스터 에그 4 로 등장했던 두더지가 두 작품 사이를, 땅굴을 파며 몰래 오가고 있었다는 상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레몬〉은 두더지 '버터'를 주인공으로 한 가상의 비디오 게임 ‘버터3’의 플레이를 따라 전개됩니다. 작품에서 ‘두더지’는 서로 다른 게임 세계를 오가는 이중첩자의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기술에 포획된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염원을 상징하는 동시에, 기술에 의해 단일하게 고정된 자아를 흔드는 존재입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개인화된 알고리듬은 주체가 무엇을 보고 반응하는지를 포착하고, 시스템은 다시 기술이 매개하는 인터페이스를 통해 주체가 무엇을 보고 반응하는지에 개입합니다. 성능의 고도화로 기술이 비가시화된 세계에서 주체는 인터페이스를 인식하지 못하고, 시스템과 주체의 거리는 사라져 기술이 매개한 세계와 자신이 경험한 세계를 더 이상 구분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제 시스템은 스크린의 층위에서 주체를 포착하고 모델링하고 예측하며, 주체는 이러한 인공의 시스템에 의한 경험에 둘러싸이면서 모델링 된 결과를 반복적으로 내재화하게 됩니다.5 이러한 배경에서 제작된 신작 〈말린〉(2026)은 생성형 인공 지능(AI)으로 만든 다채널 영상으로, 작품은 우리를 둘러싼 근미래의 이미지 생태계가 세계에 가져올 변화와 이에 따른 인간의 인식과 시점의 변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사진 작업인 〈.dng〉(2026)는 작가가 휴대전화로 촬영한 5,841장의 사진 중에서 이번 전시를 위해 선별한 100여 점의 사진으로 구성됩니다. 전시된 사진은 일정한 주제로 고정되지 않으며, 시간의 흐름과 우연적이고 불연속적인 경험을 담고 있습니다. ‘작가의 눈’으로 기록된 사진은 개인적 서사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나와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일정한 프레임 안에서 포착합니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기술 환경과 미디어의 영향으로 변화하는 사회와 문화에 대한 성찰과 함께, 존재와 지각, 시간과 공간, 기술과 인간에 관해 깊이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줄 것입니다. 미술관이라는 인공적인 환경과 작품의 디지털적 상상력이 결합한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지표면을 잠시 이탈해 실재와 가상이 교차하는 감각적인 여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됩니다. 

이성민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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