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네이단 콜리: 마음이 그려낸 풍경》
- 분야
- 전시
- 기간
- 2026.06.04.~2026.09.06.
- 시간
- 4-10월 10:00-19:00 / 11-3월 10:00-18:00 / 매주 월요일 휴관(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에는 정상 개관)
- 장소
- 경북 | 포항시립미술관
- 요금
- 무료
- 문의
- 포항시립미술관 054-270-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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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네이단 콜리(Nathan Coley, b.1967, 영국)는 축제 현장에서 볼 법한 철제 구조물과 아날로그식 백열전구로 구현한 텍스트 조명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소설이나 라디오 프로그램, 일상 대화에서 ‘수집한’ 그의 문장은 원문의 의미와는 전혀 상관없는 장소에 놓임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즉 음악을 들으며 바라본 풍경은 이전과 다른 의미를 지니듯, 콜리의 텍스트 조명 작품은 그것이 서 있는 배경을 새로운 서정과 사유가 깃든 공간으로 변모시킨다. 본 전시에 선보이는 세 점의 텍스트 조명 작품 역시 조지 버나드 쇼의 소설에서 발췌한 것으로, 포항시립미술관에 설치되기 전에는 영국 서식스 주의 오래된 교회 앞이나 근대 감옥과 산업 유산을 마주하고 있는 호주의 외딴섬에 설치된 바 있다.
그간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의 영상 작업에서부터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조우하는 최근작까지, 본 전시는 네이단 콜리의 30여 년의 궤적을 마치 그의 문장이 본래의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전 세계를 여행하듯 작가의 고향인 글래스고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포항에서 갈무리한다. 그간 콜리의 텍스트 작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변주되어 왔다. 건축 구조물과 결합되거나 전구 대신 페인트로 전시장 벽에 직접 구현되기도 하며, 최근에는 19세기 목판 인쇄술로 생산된 벽지로 감싼 라이트 박스 형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형태 변화 속에서도 꾸준히 관철되는 것은 그의 문장이 배경으로써의 장소와 결합하며 얻는 특정한 맥락이다. 그의 ‘어디에선가 온 것 같은’ 문장은 그것이 위치한 장소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해석의 몫을 관객에게 넘긴다. 그 과정에서 콜리가 선택한, 의도적으로 암시적이며 논쟁을 촉발하는 단어나 특정한 대상은 가시적 세상 이면에 존재하는 상충하는 의견과 믿음의 장을 자연스레 드러낸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본질적으로 공동체적 존재, 즉 시민적 영장류입니다. 서로를 완전히 믿거나 좋아하진 않더라도, 함께 있기 위해 복잡한 규칙과 예의를 만드는 종족이죠. 숲의 은둔자가 아니라, 길모퉁이의 존재들입니다. 진정한 도시는 다양성이 존재할 때만 가능합니다. 여러 신념, 양식, 배경, 부와 빈곤이 공존할 때 말이죠. 낯선 이들이 모여 함께하는 이방인들의 모임이 있을 때 비로소 도시는 태어납니다”란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관점과 생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원론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자국민 우선주의로 점철된 오늘날의 세계에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그의 수수께끼와 같은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땅, 엘도라도, 정원 등의 단어는 해석하는 이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그 해석의 주체가 ‘우리’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우리가 상상하고, 우리가 창조하며, 우리가 가꾸고, 우리가 믿는 것. 네이단 콜리의 작품은 도덕적 불확실성의 시대, 믿고 갈 것은 여기 함께 서 있는 우리라는 사실을, 내일에 거는 작은 희망과 같은 전구의 빛으로 고요히 상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