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한 권에 세상을 담다 <빅이슈 코리아>
게시일
2018.12.04.
조회수
1861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잡지 한 권에 세상을 담다 <빅이슈 코리아>


출퇴근, 등하길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는 지하철역 앞에서 빨간 조끼를 입고 잡지를 판매하는 사람들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빅이슈 판매원들이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 잡지로, 전 세계 11개국에서 활발히 발행 중이며 ‘홈리스’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서 합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스스로 자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 7월 5일에 창간하여 서울, 경기, 부산의 주요 지하철역과 거리에서 판매하고 있다. 기자는 빅이슈의 최고야 대외협력국 부국장을 만나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빅이슈 판매원의 뒷모습

[▲ 빅이슈 판매원의 뒷모습 ⓒ빅이슈 코리아 ]


Q. 빅이슈 코리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홈리스의 자립을 돕는가요?


A. 처음 빅이슈 판매원이 되기 위해 찾아오면 임시 빅이슈 판매원이 되고 10권을 무료로 받습니다. 경험이 많은 선배 빅이슈 판매원이 함께 옆에서 도와주면서 잡지를 모두 판매하면 총 5만 원의 수익이 생겨요. 이 돈으로 다음에 빅이슈를 구매하게 되는데 매일 필요 때마다 권당 2,500원에 구매를 해서 5,000원에 판매해요. 이렇게 한 권에 2,500원의 수익이 생기면 오롯이 판매원의 수익이 됩니다.

수익금의 절반 정도 저축을 권유하지만 필수사항은 아니에요. 저금통장은 간혹 주민등록 자체가 말소된 사람들이 꽤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본인의 통장에 돈이 들어가면 모조리 빼앗기는 경우가 있어서 빅이슈가 관리하고 있어요. 이런 게 빅이슈 판매원들의 잘못이기보다는 의도적으로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달려들어서 돈을 주고 신분증이나 통장을 요구해서 빚이 생기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저희가 빅이슈 판매원 저축통장을 따로 만들어서 누가 언제 얼마를 저금하고, 출금했는지 기록해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저축금액이 150만 원이 되면 임대주택에 들어갈 기회가 주어집니다. 이런 기회가 생겨도 언제든지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고, 가능한 공간과 가고 싶은 지역 등 여러 조건이 맞지 않을 수 있어서 직접 가서 확인하고 결정을 합니다.



  빅이슈 판매원의 웃는 얼굴

 [▲ 빅이슈 판매원의 웃는 얼굴 ⓒ빅이슈 코리아 ]


Q. 빅이슈 코리아에서 다양성컵과 홈리스 월드컵 등 다양한 체육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는 목적이나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빅이슈에서 하는 사업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잡지를 팔아서 판매원들의 재정 문제를 돕는 자립 지원사업과 인식개선사업이에요. 보통 저희는 홈리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법적인 용어도 아니고 정의가 없는 단어라서 한국에서는 홈리스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는 못해요.

대신 거리 노숙인, 주거 빈곤층, 주거 취약계층 등을 쓰는데 사실 홈리스가 외국에서 쓰일 때는 우리나라에서 이야기할 때보다 훨씬 더 큰 개념을 가지고 있어요. 길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뿐만 아니라 주거지가 있지만 고시원, 찜질방, 피시방, 모텔 등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집에서 학대를 받거나, 난민, 성 소수자까지도 이 범주 안에 들어가요. 사고나 불특정한 이유로 인하여 언제든 진짜 집에서 나와서 살아야 하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까지도 잠재적으로 홈리스라고 봐요.

하지만 이 용어를 저희만 사용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인식개선사업을 통해 알리고 있어요. 단지 현 상황이 집이 없고, 주거가 취약한 상태인 거지 처음부터 이렇게 태어난 거는 아니니까 모두가 언제든 홈리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계속 알리고 있어요. 열심히 일하는 홈리스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분들이 목표를 가지고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다양성컵과 홈리스 월드컵은 판매원 대부분이 활동적인 체육을 좋아하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우울증도 극복이 되면서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아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요.



  다양성컵 대회 단체사진

[▲ 다양성컵 대회 단체사진 ⓒ서울혁신센터 ]


다양성컵 대회 경기현장

[▲ 다양성컵 대회 경기현장 ⓒ서울혁신센터 ] 
 

Q.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빅이슈와 빅이슈 판매원들을 도울 수 있을까요?


A. 빅이슈의 취지와 목적에 공감해주고, 책을 사면 책장에만 꽂아 두는 게 아니라 읽어봐 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빅이슈 판매원 옆에서 직접 판매를 돕고, 응원하며 빅이슈를 홍보하는 빅이슈 판매 도우미가 있어요. 빅이슈 판매원 분들이 온종일 6-10시간 길에 서 있는데 안 팔리는 경우에도 누가 언제 와서 구매할지 모르기 때문에 계속 서 있을 수 밖에 없어요. 그때 빅이슈 판매 도우미가 옆에서 자신을 응원해 준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되어요. 겨울에는 방한복과 난방비, 여름에는 모자, 명절에는 함께 갈 수 있는 여행, 건강검진 등이 필요해 때에 따른 모금이나 기부활동을 많이 진행하는데 그때 관심을 가져주는 게 책을 사는 것과는 또 다르게 많이 도움이 되어요.


Q. 빅이슈를 구매할 때 또 다른 재미 중 하나가 매번 바뀌는 표지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데, 표지는 어떤 과정을 통해 제작되나요?


이번 신간 190호 표지는 호주 빅이슈 표지와 같아요. 그달의 주제와 시기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어느 나라의 표지를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나라의 빅이슈 표지 이용에 대해 동의를 구한 후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 외에도 아이돌, 배우, 사회적 이슈가 있는 인물, 환경과 관련된 사진, 영화 포스터, 동물, 캐릭터 등등 골고루 다양하게 선정해요.   

 

빅이슈 168호 표지 

 [▲ 빅이슈 168호 표지 ⓒ빅이슈 코리아 ]


빅이슈 181호 표지

 [▲ 빅이슈 181호 표지 ⓒ빅이슈 코리아 ]


빅이슈 183호 표지

 [▲ 빅이슈 183호 표지 ⓒ빅이슈 코리아 ]


빅이슈 190호 표지

 [▲ 빅이슈 190호 표지 ⓒ빅이슈 코리아 ]


Q. 빅이슈에 내가 응원하는 유명인이 등장하면 빅이슈를 구매를 독려하고 매진시키는  새로운 문화가 생기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요즘 경기도 안 좋고, 지류 잡지 소비시장도 작아지고 있어서 판매량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빅이슈를 몰랐던 사람들에게 새롭게 알려지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 정말 좋고 고마워요. 다만 저희는 읽을 만한 잡지를 만드는 것이 주 목표인데 아직 잡지를 읽지는 않고 기부한다는 느낌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아쉬워요. 그렇게 되면 빅이슈 구매가 오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더 내용을 알차게 채울지 고민하고 있어요.

 

Q. 빅이슈 판매처에 가보면 눈이나 비가 올 때도 판매원들이 있는데 이들이 활동할 때 정해진 규칙이 있나요?


A. 기본적인 빅이슈 판매 규칙이 있긴 있어요. 그러나 자율판매이기 때문에 날마다 판매 여부에 대해서는 자유에요. 하지만 정말 열심히 활동하는 판매원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자리에 있어요.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고 스스로에게도 당당하기 위해 꾸준히 나오세요. 그런 부분에 사람들이 감동하고 많이 구매해준다고 생각해요.



 빅이슈 판매원의 10가지행동수칙 1.배정받은 장소에서만 판매합니다. 2. <빅이슈> ID카드와 복장을 착용하고 판매합니다. 3.빅판으로 일하는 동안 미소를 지으며 당당히 고개를 듭니다. 4.술을 마시고 <빅이슈>를 판매하지 않습니다. 5.흡연 중 <빅이슈>를 판매하지 않습니다. 6.판매 중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자리 잡습니다. 7.우리 이웃인 길거리 노점상과 다투지 않고 협조합니다. 8.빅판으로 활동하는 동안에는 <빅이슈>만 판매합니다. 9.긴급 상황 시 반드시 <빅이슈>로 연락합니다. 10.하루 수익의 50%는 저축합니다.

 [▲ 빅이슈 판매원의 10가지 행동 수칙 ⓒ이성은 ]


Q. 빅이슈 판매원 대부분은 남성 판매원데 여성 판매원들이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계속 야외에 서 있어야 하고 책을 한 번에 100권 정도 가지고 다니는데, 이 무게가 약 30킬로그램이어서 그걸 끌고 계단이나 길을 다니기에는 쉽지 않아요. 그리고 판매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현금이 생기는데 우리나라 치안이 좋다고 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한 걱정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여성 홈리스들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잡지 포장, 우편 작업, 인식개선사업의 보조 역할 등을 하면 온라인 정기구독을 통해 얻은 이익에서 적당한 임금을 정산해서 제공하고 있어요. 더 나아가 여성 홈리스를 직원으로 고용하는 회사에 교육비를 지원한다던가, 안전하고 안정적인 판매환경을 만드는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어요.

 

Q. 빅이슈를 현장에서 직접 구매할 때, 구매자들이 지켜야 할 예의나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을까요?


A. 일반적인 사람을 대하는 것과 같은 기본 예의면 될 것 같아요. 실제로 빅이슈 판매 도우미가 되어 옆에 있으면 많은 생각이 들어요. 대부분이 일부러 시선을 회피해서 그냥 스쳐 지나가세요. 일부는 안 좋은 시선으로 보고요. 잠시 옆에 있는 데도 그런 눈빛들이 쏟아지고 그게 저한테 다 느껴져요. 그래서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지나갈 때 응원의 눈빛이나 간단한 몸짓을 보여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빅이슈를 판매하는 빅이슈 판매원

 [▲ 빅이슈를 판매하는 빅이슈 판매원 ⓒ빅이슈 코리아 ]


Q. 이 기사를 보고 빅이슈를 알게 되어 구매할 미래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한마디는 무엇인가요?


A. 홈리스들은 주위에 항상 어느 곳에든 존재해요. 우리 모두가 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수도 있고,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러니 홈리스도 사회의 같은 구성원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2018년 5월을 기준으로 71명이 임대주택에 입주하고, 25명이 재취업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총 60명의 빅이슈 판매원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우리가 하루의 아침을 깨기 위해 마셨던 커피 한 잔의 가격 5,000원이 누군가의 세상을 희망으로 깨울 수 있다. 지하철 안에서 작은 화면으로 보는 좁은 세상보단 빅이슈라는 넓은 창을 통해 세상을 좀 더 넓게 바라보는 것을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이성은 기자 leese0219@naver.com 경희대학교 스포츠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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