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스포츠의 정점, 전국체육대회
게시일
2011.10.18.
조회수
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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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엘리트 스포츠의 정점, 제92회전국체육대회 그 치열했던 현장 속으로



고양시로 들어서는 길목부터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가득하다. 올해로 92회를 맞이한 화려한 개막식으로 시작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개최지인 고양시는 축제 분위기이지만 출전한 선수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 묻어있었다.



감출 수 없는 긴장감


전국체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엘리트 체육을 해왔고, 이제는 운동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이지만 경기장 앞에만 서면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배영 200m 결승전을 앞둔 차해리 선수(수원시청)는 “한해에 크고 작은 대회에 수 없이 출전하지만 전국체전은 그 중에서도 특히 긴장 된다”고 말했다. 전국체전에는 45개 종목에 16개 시·도, 이북 5도, 해외동포 총 28,000여명의 선수들이 출전한다.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입장하기 직전에 모이는 ‘소집실’에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른다. 선수들은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고 몸이 식지 않도록 쉴 새 없이 움직인다. 감독님이나 부모님 앞에서 긴장감을 풀고 있는 모습은 나이를 막론한다.


역도 경기장의 웜-업룸에서는 코치의 지시에 따라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었다. 이시영 감독(경상북도개발공사)는 “웜-업룸에서는 단계적으로 몸을 풀며 최상의 기록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곳”이라며 “전국체전은 도의 명예를 걸고 선수들이 임하는 대회”라고 말했다. 또한 “선수들 사이의 경쟁과 마찬가지로 감독들에게도 팀의 결과를 내는 큰 대회이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체전은 오는 11월 파리 세계역도선수권대회와 내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중요한 지표가 되는 것이다.


소집실 앞에서 긴장을 풀고 있는 선수들, 경기장 곳곳에서 마사지를 통해 근육을 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소집실 앞에서 긴장을 풀고 있는 선수들, 경기장 곳곳에서 마사지를 통해 근육을 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평생 운동을 하고 매년 대회를 치르는 선수들이지만 전국체전의 부담은 남다르다. 전국체전은 국내 가장 큰 대회이고 한해를 마무리하는 대회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검도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강인철 주무관(관악구청)은 “전국체전은 한해의 결실을 수확하는 중요한 대회”라고 말했다.



연봉이 달린 문제라구요!


전국체전이 선수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단순히 자존심 경쟁 때문이 아니다. 선수들에게는 실업팀이 직장이기 때문이고 전국체전의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 연봉협상을 하기 때문이다.


역도 선수들의 웜-업 룸

▲ 역도 선수들의 웜-업 룸


연봉협상문제는 선수들에게 현실적인 문제다. 선수들은 중요한 대회를 기준으로 훈련강도와 컨디션을 조절하기 때문에 전국체전 근처의 시합은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전력을 전국체전에 집중시키기 위해서다. 심지어는 전국체전과 세계선수권대회의 날짜가 겹칠 경우 전국체전을 선택하기도 한다. 차해리 선수(경영·수원시청)는 “전국체전은 매년 입사시험을 보는 듯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라고 말했다.



“전국체전은 한국에서 가장 큰 대회죠!”_ 정현섭 선수


10월 8일(금) 일산 킨텍스 역도경기장에서 만난 정현섭 선수(고양시청)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땀으로 젖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오늘 용상에서 은메달, 용상과 인상을 합친 결과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오늘 용상에서 은메달, 용상과 인상을 합친 결과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전국체전에는 몇 번째 출전인가요?

6번 출전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기록에 만족하시나요?

네! 용상·인상 합계무게가 개인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역도 선수들에게 전국체전은 얼마나 중요한 대회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제일 큰 대회가 6월 선수권 대회와 10월 전국체전입니다. 전국체전은 한국에서 가장 큰 대회이고 전국체전에서 든 무게를 두고 서로의 기량을 가늠하고 인정해 주기 때문이죠. 저는 6월 선수권 대회에 비해 이번 대회에서 기록이 많이 상승했어요.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고3에겐 더 특별한 전국체전


중학교 3학년 이하의 선수는 ‘소년체전’에 출전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선수부터는 전국체전에 출전한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겐 그 의미가 특별하다. 왜냐하면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 선택에 전국체전의 실적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학교에 진학하는 경우, 특기자 전형 수시입학에 전국체전 메달의 유무가 큰 점수를 차지한다. 대학이 아니라면 실업팀에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각 지자체 실업팀과 계약을 할 때에도 전국체전의 경기실적은 연봉 협상에 기준이 되기 때문에 운동선수도 역시 ‘고3’이 중요하다.


전국체육대회

▲ 운동이 직업인 한국의 엘리트 선수들. 그들은 한국 스포츠 수준을 대표한다.


이번에 전국체전에 처음 출전하는 강민기 선수(제주남녕고·1학년)는 “소년체전과 같이 전국규모의 큰 대회지만 전국체전은 분위기부터 달라 긴장이 된다”며 “올해는 경험삼아 뛰고 내년부터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전국체전은 자존심이에요!” _ 안종택 감독


이번 전국 체육대회에는 유명한 선수들도 출전했다. ‘4차원소녀’ 정다래 선수도 긴장한 표정으로 몸을 풀고 있었다. 다음은 정다래 선수의 전담코치 안종택 코치(국가대표 평영 전담)와 인터뷰.

 

전국체육대회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정다래 선수도 많이 긴장한 듯합니다.

다래는 수영선수에게 치명적인 허리와 무릎 부상으로 현재 최고 기량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다래의 긴장은 아무래도 자존심 문제죠. 이미 유명한 선수인데 국내 시합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타격이 크겠죠.


코치님도 긴장하신 것 같은데요?

전국체전은 코치들에게도 비슷한 의미가 있습니다. 국내 최대 대회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 지도자의 위상도 같이 올라가니까요. 시·도의 감독들에겐 그 의미가 더 큽니다. 시나 도에서 운동선수들에게 거액을 투자합니다. 그런 선수들이 그 만큼의 결과를 내주길 기대하는 겁니다.


긴장한 정다래 선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나요?

지금가지 해온 것에서 최선을 다해라. 그 이상을 바랄 수는 없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경기에 집중하라고 말했습니다.


 

전국체전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는 것은 한국 스포츠의 정점을 경험하는 일이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선수들에게서 세계 대회 못지않은 긴장감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전국체전은 끝났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선수들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일 년 뒤, 모두가 다시 모일 제93회 전국체전에서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조병휘 대학생기자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kurenaib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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