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붙잡을 수 없는 환영을 지나, 보이지 않는 진실을 향해 나아간다
- 분야
- 전시
- 기간
- 2026.11.13.~2026.11.18.
- 시간
- 12:00-19:00
- 장소
- 서울 | 갤러리 지하
- 요금
- -
- 문의
- 갤러리 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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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실재라고 믿고, 보이지 않는 것은 부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감정과 기억은 사라진 이후에도 현재에 머물며, 어떤 형상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처럼 다가오지만 끝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사막의 신기루처럼 멀리서는 선명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환영은 인간의 욕망과 불안, 인식의 한계를 상징한다. 나에게 신기루는 단순한 착시가 아니라 실재와 비실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간 존재의 감각이다. 때로는 누군가의 시선에 노출되어 있는 듯한 불안과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이 현실보다 선명하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외부의 실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인간의 인식이 지닌 불완전성과 현실을 바라보는 감각의 흔들림을 탐구한다.
나의 작업에서 실은 감정과 기억, 시간과 관계를 연결하는 조형적 매개체이다. 실을 당기고 교차시키며 반복적으로 중첩하는 행위는 흩어진 감각의 파편을 하나의 구조로 엮어 가는 과정이다. 팽팽한 장력과 느슨한 이완, 불규칙한 교차와 밀도 높은 표면은 불안과 긴장, 욕망과 위로가 공존하는 내면의 풍경을 형성한다. 이러한 조형적 접근은 티머시 모턴(Timothy Morton)의 하이퍼객체(Hyperobjects) 개념과 연결된다. 하이퍼객체는 인간의 감각과 인식만으로 전체를 파악하기 어려우면서도 우리의 삶과 세계에 깊이 관여하는 존재를 의미한다. 작품 속 개별적인 실들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듯 보이지만 서로 연결되고 중첩되면서 하나의 전체를 형성한다. 이는 부분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관계의 복합성과 인간의 인식 너머에서 지속되는 존재의 구조를 드러낸다.
그러나 나의 작업은 환영과 불안의 세계에 머무르지 않는다. 붙잡을 수 없는 감각과 사라질 듯 반복되는 두려움을 지나, 나는 보이지 않는 진실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그 방향의 중심에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과정은 내면의 불안을 치유하고 삶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려는 여정이며, 눈앞에 나타나는 불확실한 환영보다 더 깊은 진실과 의미를 신뢰하는 과정이다. 나에게 신앙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는 일이다. 환영을 좇는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사명을 발견하고, 사랑과 섬김, 창작과 나눔을 통해 그 의미를 실천하는 삶을 소망한다.
이 전시는 사라짐과 지속, 환영과 실재, 불안과 믿음 사이에서 새로운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기록이다. 실을 하나씩 엮어 작품을 완성하듯 삶 또한 수많은 경험과 관계가 중첩되어 하나의 방향을 만들어 간다. 작품에 남겨진 선과 결은 지나온 시간의 흔적이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삶의 가능성이다. 나는 보이지 않는 것에 형태를 부여하고, 붙잡을 수 없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진실을 사유하며, 결국 인간이 무엇을 믿고 무엇을 향해 살아갈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붙잡을 수 없는 환영을 지나 보이지 않는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일, 그것은 나에게 예술이자 믿음이며, 하나님이 주신 삶의 사명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