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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연

2026 천안제로프로젝트 《눈금 없는 자(尺): 분류 이전의 것들》

2026 천안제로프로젝트 《눈금 없는 자(尺): 분류 이전의 것들》

분야
전시
기간
2026.09.15.~2026.12.20.
시간
화~일요일 10~18시
장소
충남 | 천안시립미술관
요금
무료
문의
+82 (0)41-900-1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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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천안시립미술관은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새로운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천안제로프로젝트’ 공모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6년 공모는 ‘문화다양성’을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조은시와 최희정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전시 《눈금 없는 자: 분류 이전의 것들》은 문화다양성은 흔히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두 작가는 그 익숙한 이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가 다양성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되돌아봅니다.


‘포용’과 ‘균형’이라는 언어로 다양성을 설명하는 동안에도, 무엇을 다르게 보고 무엇을 같은 것으로 묶는지는 이미 정해지고 있습니다. 추천 알고리즘은 취향을 항목으로 나누고, 일상의 언어와 관습은 사람과 문화를 익숙한 범주로 묶으며, 시장은 차이를 상품의 종류로 바꿉니다. 두 작가는 이처럼 차이를 나누고 질서를 만드는 방식을 미술의 언어로 되묻습니다.


제목 속 ‘자[尺]’는 길이를 재는 도구인 동시에 판단의 기준을 뜻합니다. 우리는 자를 대고 사물의 크기를 재고, 등급과 서열을 매깁니다. 그러나 눈금이 새겨지지 전의 자는 길고 곧은 물체일 뿐입니다. 아무것도 재지 못하는 물체가 측정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역설은 이 전시의 태도를 압축해 보여줍니다.


이 역설은 우리말 동사 ‘재다’에서도 드러납니다. 자를 대고 사물의 길이를 잴 때와 이해득실을 헤아릴 때의 ‘재다’는 국어사전에서는 하나의 표제어 아래 나란히 실려 있습니다. 사물을 재는 손의 셈법과 관계와 가치를 가늠하는 마음의 셈법이 언어 안에서는 애초에 하나였던 셈입니다. 이 동사는 두 전시실에서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두 작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해, 존재를 재고 나누는 우리의 감각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분류 이전의 것들’은 이름 붙여지고 범주화되기 전에도 이미 존재해 온 것들의 가치에 관한 말입니다. 생명과 문화, 기억은 본래 분류표 위에 놓이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이번 전시는 회화, 입체,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자본과 기술의 논리 속에서 선별되고 서열화되는 존재들의 고유한 관계와 지속 가능성을 두 작가의 시각언어로 다시 비춥니다.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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