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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연

《땅땅땅-잇있잊 TTang! TTang! TTang! Placed》

《땅땅땅-잇있잊 TTang! TTang! TTang! Placed》

분야
전시
기간
2026.10.04.~2026.10.28.
시간
화~일요일 12~18시
장소
서울 | 통의동 보안여관
요금
무료
문의
jju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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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땅에는 값이 있다. 위치와 면적, 용도와 개발 가능성에 따라 숫자가 부여되고 그 숫자에 따라 같은 땅 사이에도 위계가 만들어진다. 제주 덕천리의 500여 평 남짓한 땅 역시 하나의 부동산으로서 가격을 갖는다. 이 땅의 가치가 정말 그 가격으로 모두 설명될 수 있을까.

《땅땅땅-잇있잊》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프로젝트의 모티브가 된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기 위한 시도>에서 조르주 페렉은 자신이 바라본 장소의 모든 것을 기록하는 문학실험을 시도했다. 지나가는 버스, 사람들의 움직임, 날씨의 변화처럼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것들을 계속해서 바라보는 그의 시도는 우리가 평소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을 텍스트로 남겨 하나의 사건으로 만들었다. 


2025년 봄, 제주 덕천리의 한 땅에 모인 다섯 작가는 페렉이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고자 했던 것처럼 이 땅을 ‘써, 버리기’로 했다. 걷고, 기다리고, 바라보고, 파내고, 만지고, 찍고, 다시 놓아두는 등 땅 위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들면서, 땅을 소진시키기 위한 시도를 이어갔다. 약 1년의 시간 동안 같은 곳을 반복해서 바라보고,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사라지는 것과 새롭게 생겨나는 것을 기록하는 동안 우리가 다 써버린 것은 땅 앞에서 보낸 우리의 시간과 몸, 시선 그리고 감각이었다. 


땅은 오히려 점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어떤 땅에는 그곳을 거쳐 간 사람들의 성공과 실패, 생과 사의 이야기가 쌓인다. 사건과 기억이 축적될수록 땅은 하나의 장소가 되고, 다른 땅과 구별되는 의미를 갖는다. 덕천리의 땅 또한 작가들의 소진이 쌓임으로써 하나의 장소가 되었다.1) 가격으로 환산되는 값과는 다른 가치가 그곳에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작가들은 다시 1년간 땅에 더 많은 소진(바라봄)을 쌓아 보기로 했다. 



김하림은 땅을 살피고 만지고 두드리는 푸닥거리(소진)*를 통해 사라지고 채워지며 자라나는 것들과 소진 끝에 남은 것들을 기록하여 엮은 결과물을 선보인다.


박길주는 덕천리의 땅의 일부 4.5평의 땅을 점유하고 새를 기다리며 소진한 시간을 페이퍼 커팅과 회화로 옮긴다. 하나의 이미지가 다른 매체와 시간 속에서 변형되고 새롭게 감각되는 과정을 탐구한다. 


박한나는 땅을 소진하고자 했으나 이미지 생산 불안과 강박으로 스스로 소진되는 ‘나’를 드러내며, 그대로 둘 수 없는 원심력처럼 반복되는 ‘나’의 작동 방식에 디코딩을 시도한다.


박희자는 주어진 땅 전체를 사진으로 복제한다. 현실을 복제한 사진(이미지)의 사라짐을 끝까지 관찰하고, 이를 다시 붙잡기 위한 시도를 통해 이미지가 가치를 만드는 순간과 사진의 존재 방식을 묻는다. 


전희경은 땅을 파는 행위로부터 시작된 기억과 감정을 아티스트 에세이로 엮고, 덕천리 땅의 깊은 곳에서 직접 채집한 흙을 재료 삼아 그린 드로잉 연작을 선보인다. 땅의 물질성과 개인의 기억이 만나는 지점을 통해 대지와 인간 사이의 오래된 관계를 탐색한다.


특히 이번 2년차 프로젝트에서는 각자가 바라본 땅을 다른 사람이 다시 바라보게 하기도 하고 서로의 소진을 핑퐁처럼 주고받기도 했다. 하나의 시선이 다른 시선을 만들고, 그 시선이 또 다른 시선을 불러오는 과정이었다. 전시명 ‘잇있잊’은 이러한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그렇게 땅과 자신을 잇고, 보이지 않거나 사라진 것들을 다시 바라봄으로써 그것을 이곳에 있게 했으며, 이미 잊었거나 잊혀진 것들을 다시 불러냈다. 그렇게 땅을 바라보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결과 현전, 그리고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제 땅은 다시 평가대 위에 놓인다. 전시에 앞서 제주 부동산 전문가인 제부TV2)의 소장님이 땅에 방문해 땅값을 매기고 거래하는 사람의 눈으로 이곳을 바라볼 예정이다. 지난 2년간 우리가 이곳에서 쌓아온 바라봄과 시간, 사건과 흔적은 땅의 가격 안에 포함될 수 있을까. 아니면 그것들은 가격을 매기는 순간 다시 숫자 밖으로 밀려나게 될까. 과연 이 땅은 어떤 숫자로 불리게 될까. 혹은 땅에 쌓인 소진의 가치를 알아본 누군가에 의해 비싸게 판매될 수 있을지도. 우리가 이곳에서 보낸 2년은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 


전시 《땅땅땅-잇있잊》은 하나의 땅의 가격을 묻는 전시에서 출발해, 결국 우리가 무엇에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지, 그리고 가치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다시 묻는다.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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