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정재열 개인전 《Curtain Call》
- 분야
- 전시
- 기간
- 2026.07.11.~2026.08.08.
- 시간
- 수~토요일 12~18시
- 장소
- 서울 | 오에이오에이
- 요금
- 무료
- 문의
- +82 (0)2-6207-3211, oaoagaller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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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전시장에 들어서자 ‘커튼 콜’ 이라는 단어가 연상시키는 관념적인 연극의 상 - 천장에서 바닥까지 무겁게 드리운, 검고 붉은 벨벳 커튼이나, 몸의 무게를 되받는 두꺼운 롤 카펫, 주연 배우를 비춘 후 잔열을 남긴 조명 같은 것 - 은 곧 흩어졌다. 오히려 바닥에는 진한 회색의 가벼운 카펫 타일이 깔렸고, 회색과 하늘색 얇은 커튼이 동선을 이루며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각각 지하층과 1층에는 세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알루미늄 접이식 의자, 나무와 유리로 만들어진 진열용 탁자와 조명 그리고 작은 오브제들이 놓여 있었다.
정재열 작가의 사물들은 세거나 잴 수 있는 물건으로,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 같지 않다. 예를 들면, 정재열 작가가 설치한 커튼은 연속적이다. 가장 긴 동선을 이룬다거나, 가변적인 천의 성질 때문은 아니다. 연극 무대에서 커튼은 가르는 역할을 한다. 무대와 객석, 캐릭터와 배우를 구분하고, 빛과 시야를 차단하며, 연극과 휴식을 나눈다. 하지만 전시장의 커튼은 천장과 멀고 바닥에서도 얼마간 띄워져 있다. 전시가 시작되면 커튼 너머를 지나는 방문객의 발걸음이 보일 것이라고 작가는 말했다. 방문객은 커튼의 안팎을 오가며 공간과 물체를 살펴볼 터이고, 사람들의 존재, 움직임과 소리는 전시 일부가 되어 다른 요소들과 합주할 것이다. 커튼 주변으로는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공기가 흐르고, 어렴풋한 빛이 새어 나올 것이다. 작품은 낱낱의 인간으로 의인화되어 역할을 맡는 대신 사물로서 존재하고 공존한다. 작업이 된 물건들은 과거의 순간을 함께했거나, 과거에 접한 물건과 닮아 그 시간을 연상하게 한다.
정재열 작가는《Curtain Call》이 “단순히 마지막 인사가 아니라, 여운이 머무는 순간이자 다시 나와 건네는 손짓 같은 인사”라고 적었다. 삶에서 지나가는 ‘중요하고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기억하는 의식과도 같다. 작가가 선택하고 제작한 사물 자체의 힘, 공간을 조율하여 만들어낸 분위기, 방문객이 사물을 마주하고 떠올린 기억은 서로 섞이며 다음의 사건들을 만들어갈 것이다. 《Curtain Call》은 단절과 이별이 아니라 연속과 만남을 말한다. 작가는 중요하거나 사소한사건, 사물을 구분하고 순서를 매기지 않고, 변주를 사려 깊게 조율하며 그들과 공존하려 한다. 모든것은 속살거리며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