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강지호, 김준철, 윤장호, 이정수, Matthew Wilcock, Oishi Dutta, Qadir Parris 《그리드드드 GriDDD》
- 분야
- 전시
- 기간
- 2026.07.04.~2026.07.14.
- 시간
- 12:00~18:00 (매주 일,월 정기휴무)
- 장소
- 서울 | 중랑아트센터
- 요금
- 무료
- 문의
- 중랑아트센터 0507-1431-6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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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모두를 위한 표준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질문에서 《그리드드드-GriDDD》는 시작된다.
우리가 발을 딛고 선 도시는 거대한 격자(Grid)다. 매끄럽게 닦인 도로, 효율을 극대화한 건축물, 규격화된 속도로 이동하는 사람들. 이 촘촘한 구조 위에서 도시는 스스로를 중립적이고 보편적인 질서처럼 제시한다. 그러나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그것은 누군가의 기준으로 설계된 표준이며, 허용된 동선과 허용되지 않은 동선을 조용히 구분 짓는 감시의 체계다. 도시의 질서는 공간을 정렬할 뿐 아니라, 그 안에 거주하는 신체와 감각, 욕망까지도 일정한 형식으로 수렴시키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표면에는 언제나 그 질서를 비껴가는 흔적들이 새겨져 있다. 본 전시는 그 흔적에 주목한다.
《그리드드드-GriDDD》에 참여하는 7인의 작가는 서울, 뉴델리, 뉴욕, 런던, 각자가 머무는 도시의 코드와 마주한다. 이들은 도시가 부여한 익명의 질서 속에서 스스로를 어떻게 위치시킬 것인지, 혹은 그로부터 어떻게 이탈할 것인지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묻는다. 그들은 주어진 체계를 수동적으로 따르는 존재가 아니라, 그 표면 위에 자신만의 감각적 서명을 새기며 시스템의 틈새를 발굴하는 주체로 스스로를 재설정한다.
본 전시는 이러한 실천들을 하나의 개념으로 수렴한다. 바로 '튜닝(Tuning)'이다.
흔히 튜닝은 질서에 대한 위반, 혹은 하위문화적 과시로 치부되곤 하지만, 본 전시에서 튜닝은 일률적인 표준을 거부하고 개인의 욕망과 정체성을 시스템의 외피에 각인하는 전복적 실천이다. 완결된 것을 다시 열어젖히는 행위이며, 규격화된 표면에 균열을 내는 방식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언어다. 과장된 형태, 예상을 벗어난 색조, 본래의 기능으로 설명되지 않는 잉여의 제스처들. 그것들이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바로 그 순간, 튜닝은 가장 명확한 발언을 수행한다.
도시의 격자가 표준을 강제하는 구조라면, 튜닝은 그 안에서 작동하면서도 완전히 포획되지 않으려는 저항의 방법론이다. 《그리드드드-GriDDD》는 7인의 작가가 각자의 도시에서 길어 올린 튜닝의 문법들을 전시장에 펼쳐 놓는다. 특정 매체나 형식에 묶이지 않은 채, 각자의 환경에서 발견한 틈새와 감시의 시선, 이동과 점유의 방식을 통해 표준화된 합의로부터 의도적으로 미끄러진다.
관객은 완성된 결과물 앞에 선 방관자가 아니라, 작가들이 제안하는 변칙적인 감각에 접속하는 참여자로 이 전시에 호출된다. 당연하게 수용해 온 일상의 표준을 낯설게 체감하는 것, 그것이 이 전시가 관객에게 건네는 요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