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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공연

김미로 ㅣ 검은 숲, 찬란한 밑바닥

김미로 ㅣ 검은 숲, 찬란한 밑바닥

분야
전시
기간
2026.07.03.~2026.08.01.
시간
-
장소
서울 | 표갤러리
요금
무료
문의
02-543-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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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표갤러리는 2026년 7월 3일부터 8월 1일까지 김미로 개인전 《검은 숲, 찬란한 밑바닥》 을 개최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어두운 숲을 걷는 일과 닮아 있다.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가늠은 되지만 확실히 알 수 없고, 빠르게 통과해야 하는지 아니면 두려움을 천천히 즐겨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그 길. 김미로의 이번 개인전 《검은 숲, 찬란한 밑바닥》은 그 막막한 숲길 한가운데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오랜 시간 일상의 무게와 창작의 자유 사이를 오갔다. 커리어와 육아 사이에서 좁아진 시간 속에서도 작업을 놓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만의 방법론을 만들어 나갔다. 판을 만들고, 찍어내고 조합하는 비교적 독립적인 단계들은 분절된 일상 안에서도 창작을 이어갈 수 있게 해 준 방식이었다. 그렇게 스스로 고안한 방식으로 작가는 내면의 풍경을 꽃과 나무, 동물의 형상에 투영한다. 말로 꺼내기 어려운 감정의 결들은 식물의 줄기나 짐승의 무늬가 되어 은유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에칭, 콜라그래피, 모노타입 등 다양한 판화 기법으로 찍어낸 형상들을 오리고 겹치고 붙이는 과정에서 반복과 변주, 콜라주의 중첩은 언어로 포착하기 어려운 감정을 시각화하는 수단이 된다. 복제가 불가능한 단일한 작품으로 구현되는 이 화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삶의 순간들을 닮아 있다.

이번 전시의 출발점은 '생존'이라는 키워드다. 우리는 저마다 무해한 거짓말을 지어내고, 침묵과 비밀을 품으며, 위장과 방어를 두른 채 하루를 살아간다. 작가는 튤립의 숨겨진 역사, 검은 카라와 열대 장미의 외관 뒤에 감춰진 것들,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의 불편한 동거에서 그 단서를 찾았다. 그러나 작업이 완성될수록 드러난 것은 전략이 아니었다. 찢어진 꽃잎의 가장자리, 반복된 흔적, 겹쳐진 형상, 상처처럼 남은 무늬들은 살아남은 존재가 시간 속에 저절로 새겨온 얼굴이었다.

빛나는 것은 밝은 곳에서가 아니다. 가장 어두운 곳에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듯, 그 밑바닥에는 오래 걸어온 발바닥만이 알아채는 찬란한 감각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 김미로의 작업은 생존의 무게를 견뎌낸 존재가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작은 자유를 화면 위에 새긴다. 검은 숲을 통과한 자만이 발견하는 찬란함이 있다. 이번 전시는 어둠이 걷힌 뒤에 오는 것이 아닌 어둠을 견뎌온 몸 위에 새겨진 찬란함에 대한 기록이다.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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