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안내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 책은 한센병 환자들의 집단 거주지인 소록도에 새로 부임한 원장과 그를 맞는 보건과장 사이에 벌어지는 일종의 설전이다. 한센병 환자촌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싶을 수도 있지만 ‘당신’은 곧 이 이야기가 당신과 당신이 살고 있는 사회를 겨냥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당신들이 희구하는 천국은, 과연 천국인가? 이 지상에서 애초에 천국이 가능한가?
선의의 열정을 지닌 행동파의 목소리와, 인간의 본성과 역사에 대해 끝없이 회의 섞인 질문을 던지는 목소리 사이의 굵직한 긴장이 이 소설의 날실이라면, 다양한 주변 인물들의 인생행로와 소록도의 과거와 현재를 훑으며 일어나는 사건들이 씨실이 되어 팽팽한 그물을 짜낸다. 독자를 사로잡아 풀어주지 않는 그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