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매혹시킨 한국발레의 힘, 국립발레단의 <왕자호동>
게시일
201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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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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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전 세계를 매혹시킨 한국발레의 힘, 국립발레단의 <왕자호동>


영화 <블랙스완>의 흥행과 국립발레단 <지젤>의 전석 매진 행렬은 한동안 잠잠했던 발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발레가 완성도 높은 두 작품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되찾아온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대 예술로 손꼽히는 발레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데 국립발레단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국립발레단의 역사와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치열하게 노력한 덕분이다. 이제 <지젤>의 흥행을 넘어설 또 하나의 대표작을 준비하고 있는 국립발레단을 찾았다. 그들은 한국의 美를 전 세계에 알릴 발레 <왕자 호동>을 준비하고 있었다.



국립발레단 <왕자호동>

왕자호동 설명글

2009년 국가 브랜드화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아래 제작된 발레 <왕자호동>은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 대무신왕편에 나오는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립발레단의 창작 전막 발레다. 신비한 북 '자명고'를 둘러싼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다룬 우리만의 문학적 텍스트와 국수호의 품격 높은 연출을 바탕으로 고전적 감성에 현대적인 테크닉이 조화를 이뤄 화려하고 웅장한 발레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왕자호동>의 공연장면

▲ <왕자호동>의 공연장면 ⓒ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의 반세기 역사 속에는 우리만의 고유한 이야기가 있었다. <고려애가>부터 <춘향의 사랑>, <처용>, <지귀의 꿈>, <배비장>까지.  하지만 서양에 비해 늦었던 발레의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테크닉이 뒤쳐져 있을 당시 우리의 이야기를 서양에 알리는 것은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제 세계 유수의 발레 콩쿠르와 해외공연에서 당당히 그 실력을 인정받는 국립발레단은 한국을 대표하는 우리만의 작품을 당당히 세계에 선보이며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적인 미와 발레의 우아함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발레 공연으로 우리나라 국립발레단이 세계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작품 '왕자호동' 의 안무가와 발레리나를 만나보자!



<왕자호동> 안무가 문병남

“세계를 매료시킬 만큼 아름다운 작품”


<왕자호동>이 갖는 매력은 빼어나다. 그것들을 살려서 세계 발레를 무대로 하는 우리만의 대표작을 만들어 내고 싶다.


고전소재 <왕자호동>을 서양예술장르인 발레와 어떻게 접목시켰나?

우선 나는 발레가 어느 특정 국가의 장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발레는 이미 19세기부터 명문화 된 장르고 이제는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아시아, 아프리카 모든 나라에서 발레를 한다. 한국 사람이 하는 발레라면 그 것은 한국발레고 우리의 것이다. ‘발레라는 장르가 우리나라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왕자호동>의 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우리 고전을 바탕으로 했지만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한국적인 춤동작이나 호흡을 사용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의 문화 환경에 익숙한 내가 어떤 장르를 작품화하더라도 나의 내면에 담겨있는 한국적인 정체성이 구태여 드러내려 하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히 한국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왕자호동> 작품을 맡고 싶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면 무엇인가?

<왕자호동>은 발레로 만들어낼 수 있는 충분한 러브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국가 대 국가라는 가슴 아픈 전쟁 스토리도 갖고 있다. 이렇게 사랑과 전쟁이라는 확실한 명암을 갖고 있는 이야기를 가진 발레는 별로 없다. 그런 면에서 <왕자호동> 은 충분히 비극적이고 아름답다. 외국에서 유학할 때부터 한국적인 이야기로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 러시아에 있을 때 우리나라 태권도 시범단이 짧은 공연을 펼친 적이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태권도라 무덤덤했지만 러시아 무용단은 크게 감동하며 흥분하더라. 태권도가 매우 멋지다며 무척 좋아했다. 거기서 다시 한번 우리문화의 소중함을 발견했고 태권도와 발레를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얘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다른 작품과는 차별화되는, <왕자호동>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그렇게 고민 속에 탄생한 <왕자호동> 에는 태권도와 발레가 결합된 장면도 있고 아름다운 검무 장면도 있다. 외국의 검 문화가 펜싱처럼 칼을 치고 찌르는 펜싱 같은 스타일이라면 우리나라는 검을 들고 춤을 췄다. <왕자호동> 은 그런 문화적인 의미도 많이 내포하고 있다. 보통 발레는 다리 동작이 많이 발전되어 있는데 반해 한국 무용은 발 자체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팔 동작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때문에 어떻게 보면 한국 무용이 팔의 동작적인 면에서 기본 발레동작보다 더 다양한 것들을 담아내고 있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그런 점을 살려 다양한 팔 동작들을 많이 섞어 냈다.


<왕자호동>이 세계를 무대로 사랑받는 공연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왕자호동>의 안무가로서 세계무대에서 갖는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왕자호동>이 갖는 매력은 빼어나다. 그것들을 살려서 세계 발레를 무대로 하는 우리만의 대표작을 만들어 내고 싶다. 미국과 러시아에서 유학하던 시절, 언젠가는 우리 발레단이 링컨센터라 페체르부르크로 꼭 공연을 올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꾸준히 공부하며 늘 그런 순간을 준비해왔는데 그 작품이 <왕자호동>이 됐으면 참 좋겠다. 무조건 한국문화로 치장한다고 해서 정통성을 살린 훌륭한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분명히 보는 눈은 서양 사람의 눈높이에도 맞춰야 우리가 외국공연에서도 통할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한복을 응용한 의상을 비롯해 고구려 벽화로부터 출발해 무대와 배경을 장식한 디자인, 상서로운 기운을 상징하는 흰 사슴의 등장 등을 통해 다소 단선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야기에 한국의 매혹적 이미지를 더하고 있는 <왕자호동>의 매력은 지금도 충분히 세계를 매료시킬 만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관객들이 이번 공연을 보고난 후 어떤 생각을 했으면 좋겠나?

우리가 가장 부유하고 융성했을 때가 고구려 시대다. 이 때를 배경으로 한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이렇게 기개가 컸고 세계의 기상을 틀었던 용맹한 이들임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 우리는 이렇게 옹기가 크고 이상적인 민족이구나’ 하는 호기랄까. 또 척박한 고구려 땅에 비해 모든 것이 풍요로웠던 낙랑이라는 나라의 문화적 성향에서도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낙랑은 먹을 것도 많았고 가무도 발전한 아름다운 나라다.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고구려의 기상을 느끼는 동시에 우리가 이렇게 문화를 사랑한 민족이라는 것까지 느껴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왕자호동>의 ‘낙랑공주’ 발레리나 김리회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안무”


자연스럽게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발레리나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테니 많은 분들이 <왕자호동>을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공연을 앞두고 매일 연습하느라 많이 힘들 것 같은데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

매일 오전 11시에 몸을 푸는 수업이 시작한다. 그 이후 공연 리허설을 진행하는데 지금은 <코펠리아>, <지젤> 등 다른 공연들도 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왕자호동>만 연습할 수 가 없다. 때문에 정규 리허설은 매일 6시까지만 하고 그 이후에 다른 공연과 못했던 부분들 보완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식사의 경우는 공연이 임박했을 때는 저녁 식단을 줄이면서 관리를 하지만 워낙 연습량과 활동량도 많다 보니 칼로리 소모가 커서 고기를 찾아 먹고 힘을 내기도 한다.(웃음)


최근 화제가 되었던 영화 <블랙스완>에는 완벽을 향한 고통과 고민으로 몸부림치는 발레리나의 모습이 나온다. 아름답게 보이는 발레리나의 삶 이면에 실제로 이런 완벽을 향한 강박과 치열한 경쟁이 존재하나?

스스로에 대한 채찍을 끊임없이 하며 스스로를 갈고 닦는 모습은 영화와 같다. 하지만 영화는 아무래도 극의 전개를 위해서 조금 과장을 한 부분이 있더라. 관객들이 ‘발레 하는 애들은 다 저렇구나’ 라고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도 주변에서 영화를 본 후 정말 발레하는 사람들이 다 저렇게 예민하냐고 많이들 물어보시기도 했다. 나 같은 경우는 그렇게 크게 예민하진 않은 편이다.


이 전에 주연을 했던 <백조의 호수>의 호수와는 또 다른 모습이 기대된다. <낙랑공주>에서 어떤 점을 주시해서 보면 좋을까?

스토리 전개를 이끌고 가는 주역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호두까기 인형> 같은 클래식 발레를 많이 했는데 <왕자호동>은 그보다 드라마틱한 성향이 강하다. 안무가 선생님도 동작으로 예쁘고 우아한 것을 드러내기보다 이야기 전개를 더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길 원하고. 문병남 선생님은 많이 고민하고 공부해보라며 직접 책을 선물해주셨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이번 공연은 동작만큼이나 감정적으로 관객과의 소통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표정연기에도 고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올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항상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의 정형화 된 공주의 모습만 보여 왔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 비극적인 새로운 공주의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관객과 호흡할 수 있는 발레리나로 거듭나기 위해 열심히 공연에 임할 테니 많은 분들이 <왕자호동>을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공연정보 설명글

공연일시 : 2011년 4월 22일(금)~24일(일) 금, 토 7시 30분, 일 3시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티켓가격 : VIP 8만원, R 5만원, S 3만원, A 1만원, B 5천원

예매안내 : www.kballet.org / 02(587)6181

 

문화체육관광부 박미영 대학생기자 고려대학교 조형학부 vv-atom@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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