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원주 갤러리 원] 강화덕 초대개인전 '시간을 잇다'
- 분야
- 전시
- 기간
- 2026.02.21.~2026.03.05.
- 시간
- 오전 11:00~오후 20:00(연중무휴)
- 장소
- 강원 | 갤러리 원
- 요금
- 무료
- 문의
- 033-745-99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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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실존의 정원1.2
수개월 동안 계란판과 돌, 그리고 목판을 조각하면서 씨름했다. 이 지난한 과정이 알베르 카뮈가 던진 시지프스의
굴레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바닥을 가득 메운 수많은 돌들,
규격화된 계란판의 구멍을 하나하나 채워 넣는
고독한 행위는 세상에 던져진 나의 실존적 무게를 확인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의 무의미함을 감당하는 과정이었다.
이 돌들은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적 부조리이자
운명처럼 정해진 본질의 압력을 상징한다.
그러나 인간은 그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
나는 사르트르의 명제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냉정한 진실을 구현하고 싶었다.
중력과 현실의 끈에서 벗어나 공중에 떠 있는
한지 캐스팅 흰색의 그 존재들은,
부조리를 인식하는 고통스러운 현존을 통해 비로소
획득할 수 있는 인간 정신의 자유로운 의지를 상징한다.
이들은 새로운 본질을 선택하고 창조하려는
실존적 역동성 그 자체다.
단단한 목판을 조각하는 수개월의 고된 행위는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는 시지프스 적인 노동이었다면,
그 목판의 형상을 연약한 한지(실존)로 캐스팅하여
집의 형태를 부여하는 것은 부조리의 틀을 통과하면서 스스로 의미와 정체성(본질)을 빚어내는 주체적 행위의 기록이다.
나는 이 공간에서 시각적인 명상에 잠기기를 기대한다.
돌의 무게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떠 있는
종이집의 자유를 보며 멈춰서게 될 때,
그들은 비로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미 정해진 본질이 아니라 스스로 행하고 선택하며 빚어낸 것만이
나의 참된 실존이라는 깨달음,
나의 작업은 곧 고독한 실존의 무제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긍정하는 시지프스의 미소를 발견하는 수개월의 과정이었다.
-강화덕 작가노트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