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STANDARD FORM》
- 분야
- 전시
- 기간
- 2026.02.24.~2026.02.27.
- 시간
- 12:00-19:00
- 장소
- 서울 | 갤러리 지하
- 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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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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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현대 사회에서 사회화는 개인이 공동체의 질서 안으로 편입되기 위한 필연적 통과의례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 과정은 단순한 적응이나 성장의 단계가 아니라, 개체의 돌출된 지점을 지속적으로 마모시키며 차이를 제거하고, 궁극적으로는 사회가 설정한 규격적 형식 안으로 수렴시키는 구조적 압력으로 작동한다.
작가는 이러한 사회화를 자연스러운 발달의 서사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반복되는 마찰과 규율, 그리고 보이지 않는 통제 장치들을 통해 개체를 점진적으로 균질화하는 과정으로 인식된다. 이때 사회는 개체를 보호하거나 성장시키는 환경이 아니라, 형태를 재단하고 표준을 강제하는 거대한 연마 장치에 가깝다.
원형 캔버스 위에 중첩되는 색의 띠는 양궁판이나 표적과 유사한 시각 구조를 형성하며, 끊임없이 중심을 향해 정렬되는 힘의 장을 드러낸다. 동심원의 반복은 단순한 기하학적 질서가 아니라, 개체를 일정한 궤도 안으로 편입시키는 사회적 규범과 중심성의 논리를 시각화한 것이다. 이는 중심을 향한 수렴이 곧 안정이나 조화를 의미한다는 통념을 전제하면서도,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통제의 메커니즘을 드러낸다. 회전과 마찰의 이미지는 개체가 사회적 규율 속에서 지속적으로 다듬어지고 削去(삭거)되는 과정을 암시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원형은 완결된 조화의 상징이 아니라, 반복된 마모 끝에 남겨진 균질화의 결과물이다. 즉, 그것은 차이와 저항이 제거된 이후에만 가능한 형태이며, 동시에 그 소거의 흔적을 내포한 형식이다. 결국 이 작업은 사회화라는 이름 아래 작동하는 동질화의 장치를 드러내고, 그 과정에서 소멸되거나 억압되는 개체성의 층위를 비판적으로 가시화한다. 원형은 완성의 도상이 아니라, 지속적인 규격화와 통제의 과정이 남긴 형식적 잔여물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