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
우리는 오랫동안 자연을 '선하다'고 믿어왔습니다.생명을 품고, 계절을 순환하며, 인간에게 쉼과 양식을 베푸는 존재. 그러나 이 믿음은 너무도 인간 중심적인 시선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현대 문명은 자연을 길들이고, 예측하고, 제어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댐은 강을 가두었고, 도시의 빛은 별의 질서를 잊게 했으며, 우리는 경작과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땅을 파헤치고 나무를 베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은 침묵했습니다. 아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자연은 응답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지구, 사라지는 종, 들끓는 대기, 역습하는 바이러스. 우리는 그 응답 앞에서야 자연이 선도 악도 아닌, 그저 본래의 질서를 가진 존재임을 마주하게 됩니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도덕과 이분법을 초월한, 예측 불가하고 자율적인 생명체로서의 자연. 이번 작업에서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뒤틀린 관계를 다시 바라보고자 했습니다. 우리가 무너뜨린 균형, 우리가 가려 했던 질서, 그리고 자연이 말없이 감내해 온 시간들. 작업 속에서 자연은 대상이 아니라, 존재 자체로서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존재는,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격렬하게, 인간에게 다시 묻습니다. “당신은 나를 보호하려 하나, 결국 누구로부터인가?” “당신이 말하는 ‘善’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전시는 자연을 다시 바라보는 시도입니다. 도덕적 기준 너머, 통제와 이용의 관점을 넘어, 자연을 하나의 주체로 마주하는 시선. 인간과 자연 사이의 감정, 충돌, 균열, 그리고 가능성에 대한 시각적 탐구입니다. 善넘는 자연 — 그것은 인간의 착각을 벗어던지고, 공존의 새로운 감각을 모색하는 예술적 실험입니다. 배정혜, Sapporo, 65.2x91.0cm, mixed media, 2025 안은진, Re:start, 117.0x91.0cm, acrylic on canvas, 2025 오계숙, 물결2, 72.7x72.7cm, acrylic on canvas, 2025 이경미, 가득찬 달, 53.0x40.9cm, acrylic on canvas, 2024 이은영, 보이지 않는 진실, 97.0x145.5cm, acrylic on canvas, 2026 정수경, 스며들다/떠오르다, 60.0x160.0cm x2, acrylic on canvas, 2025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1688-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