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던 여름 나기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인의 하루-여름’>
게시일
2019.09.30.
조회수
1365
담당부서
대변인(044-203-2053)
담당자
정수림

에어컨 없던 여름 나기

<국립민속박물관 '한국인의 하루-여름’>



국립민속박물관 외부 전경

[▲국립민속박물관 외부 전경 ⓒ조재형]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이 그리워질 독자들에게 여름의 추억을 다시 떠올려볼 전시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통발을 재현한 모습

[▲통발을 재현한 모습 ⓒ조재형]


가리를 재현한 모습
[▲가리를 재현한 모습 ⓒ조재형]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실 한국인의 하루는 우리 조상들의 여름 일상을 담아서 지난 7월 8일에 새롭게 개편하였다. 우리 조상들에게는 냇가에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던 모습이 조선 헌종 때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에서 그 모습이 잘 나타난다. 당시에 쓰이던 통발이나 가리를 재현한 모습도 전시실에서 확인하면서 냇가에서 뛰놀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앞 냇가에 물이 줄어드니 물기를 잡아보세

해는 길고 한참 바람이 불다 멈추니 오늘 놀이 잘 되겠네.

벽계수 백사장을 굽이굽이 찾아가니

수단화 늦은 꽃은 봄빛이 남았구나.

촘촘한 그물을 들러치고 모양이 좋고 큰 물고기 후려내어

넓은 바위에 작은 솥을 걸고 솟구쳐 끊여 내니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이 맛과 바꿀 소냐.


- 정학유 <농가월령가>


계심어비도
[▲계심어비도 ⓒ조재형]

냇가에서 뛰노는 모습이 상상이 잘 안된다면 계심어비도를 확인해보면 된다. 계심어비도는 여름 더위를 피해서 시원한 냇가에 몸을 담는 모습뿐만 아니라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 서로가 협동하는 모습 등 다양한 그 당시의 여름 나기를 보여주고 있다.

극젱이 재현 모습
[▲극젱이 재현 모습 ⓒ조재형]


주둥망 재현 모습
[ ▲주둥망 재현 모습 ⓒ조재형]

냇가에서 잠시 더위를 잊을 수는 있지만 놓칠 수 없는 것이 바로 농사였다. 여름에 밭을 갈기 위해서 쓰던 극젱이가 전시되어 있다. 극젱이는 소에 메어 밭을 가는 데 쓰는 도구인데, 흙을 북돋는 효과로 거둘 수 있었다.

여름철 농사에 쓰던 물품 중에는 주둥망이 눈에 들어왔다. 주둥망은 소가 밭일을 할 때 콩잎 등의 작물을 뜯어 먹지 못하도록 주둥이에 씌우는 망이다. 주둥망을 씌우지 않는다면 소들의 식탐을 견딜 수 없었던 농부들의 재치를 발휘한 흔적으로 보였다.

여름철 조상들의 옷차림
[▲여름철 조상들의 옷차림 ⓒ조재형]

여름철에는 어떤 옷을 입었을까? 선비에게는 아무리 더워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양반 신분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외출할 때는 위에 그림처럼 포(包)를 입었다. 여름철에는 피할 수 없는 땀이 옷에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모시나 삼베를 사용하였다.

농부는 우리가 알던 모습과 비슷하다. 대신 길이가 짧고, 간편한 잠방이를 입으면서 농사일을 하기도 했다. 특히 제주도 갈옷은 감을 짓이겨 낸 즙으로 염색한 노동복인데 먼지나 풀이 옷에 달라붙지 않아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였다고 한다.

한국인의 일상 ‘여름’ 개편 전시 전경
[▲한국인의 일상 ‘여름’ 개편 전시 전경 ⓒ조재형]

현재 농사는 기계를 통해 수월한 작업을 하지만 우리 조상들에게는 오직 노동력만 있었다. 노동력은 혼자보다 함께해야 그 효과를 발휘한다. 우리 조상들은 두레라는 조직을 중심으로 농사를 함께 해결했다. 이러한 모습은 성현의 <허백당집>에 잘 나타나고 있다.

이웃끼리 통술 마시고 좁을 길 걸어가니

취해서 노래 부르며 다투어 부축하네.

농가 일 절반을 마쳤으니

세치(약9cm) 호미머리에 묻은 흙을 다 씻어 내자.

서로 즐거워 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는 것도 모르고

이슬이 가을 벼 이삭에 내려앉아 빛나는구나.


- 성현 <허백당집>

삿갓과 도롱이
[▲삿갓과 도롱이 ⓒ조재형]

삿갓과 도롱이는 두레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삿갓은 농사일을 할 때 햇빛을 가리던 모자 역할이다. 지금의 농사일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도롱이는 비가 올 때도 입지만 두레 일을 할 당시에 두레패를 이끄는 우두머리인 영좌가 입기도 했다.

화문석과 죽부인
[▲화문석과 죽부인 ⓒ조재형]

여름철에는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죽부인! 죽부인과 화문석은 기자 할머니 집에서도 자주 사용하던 도구로 낯설지는 않다. 국립민속박물관 상설전시실에는 직접 화문석과 죽부인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서 우리 조상들과 공감대를 가지도록 준비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한국인의 하루> ‘여름’은 계속해서 전시가 예정되어 있으며 관람료도 무료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4기 wogud2255@naver.com 동국대학교 국사학과 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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