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조선시대 한글 속에 담긴 효성
게시일
2019.05.27.
조회수
1970
담당부서
디지털소통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국립한글박물관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

조선시대 한글 속에 담긴 효성


5월의 다른 이름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평소에 다 전하지 못했던 마음속의 말을 전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기자는 어버이날을 맞아 몇 년 만에 부모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담은 편지를 드렸다. 부모님은 갑자기 웬 편지냐며 쑥스러워하셨지만 한 자 한 자 꼼꼼히 읽으시는 모습을 보니 역시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여전히 편지는 자신의 마음을 거울처럼 잘 담아낼 수 있는 좋은 도구다. 지금은 옛날보다 편지를 많이 쓰지 않지만 조선시대에는 편지나 서신 등이 의사소통의 도구로 많이 쓰였다. 그렇다면 조선시대 왕족들은 서로의 마음을 어떻게 글에 담았을까?


조선시대 여러 집안 중 가족 간의 애정이 남달랐던 집안이 있다. 바로 순조의 막내 딸이자 조선시대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 집안이다. 덕온공주부터 그녀의 아들 윤용구, 손녀 윤백영까지 3대가 시공간을 뛰어넘어 서로 간의 가족애를 한글로 표현했다.


이들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으로, 한글문화를 정착시키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면서 우리 국민의 문화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 전시는 개관 5주년을 맞이하는 국립한글박물관의 2019년 첫 번째 기획특별전으로 4월 25일(목)부터 8월 18일(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유산 이외에도 옛 한글 편지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전경

[▲국립한글박물관 전경ⓒ박신]

 

<공쥬, 글시 뎍으시니> 전시장 입구

[▲<공쥬, 글시 뎍으시니> 전시장 입구ⓒ박신]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을 한글로 담아낸 덕온공주


전시 1부는 덕온공주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덕온공주는 아버지 순조와 어머니 순원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4명의 자녀 중 막내딸이었다. 1부에서 전시되고 있는 여러 한글 유산을 보면 순조 집안의 분위기가 화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덕온공주의 오빠인 효명세자는 누이들과 함께 시를 나누기 위해 한자로 된 문집을 한글로 번역했다. 또한 아버지인 순조가 자식을 직접 교육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자료도 있다. 이 자료에서 덕온공주의 언니인 복온공주가 지은 한시*를 순조가 직접 평가하고 상을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시: 한글로 썼으며 한자의 음만 표기

 

조선시대 22대 왕 정조의 가계도

[▲조선시대 22대 왕 정조의 가계도ⓒ박신]

 

하지만 화목했던 시간도 잠시 덕온공주는 큰 시련을 맞이하게 된다. 1830년에는 오빠 효명세자가, 1832년에는 언니 두 명이 세상을 떠난다. 게다가 2년 후 아버지 순조마저 승하하면서 어머니와 단둘만 남게 된다. 이후 덕온공주는 어머니 순원왕후의 명으로 아버지 순조가 쓴 자경전기를 한글로 풀어쓰게 된다.

 

순조가 쓴 자경전기

[▲순조가 쓴 자경전기ⓒ박신]

 

 자경전기는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창경궁 안에 지었던 자경전의 내력을 순조의 어미니 효의왕후의 명으로 순조가 글로 지은 것이다. 혜경궁을 잘 섬겼던 정조와 효의왕후의 마음이 순조에게 이어지고, 다시 덕온공주에게 전달된 것이다. 덕온공주는 5미터가 넘는 길이의 종이에 순조가 한자로 쓴 자경전기를 한글로 번역했다. 한 자 한 자 마음을 담아 써 내려간 자경전기에서 부모에 대한 덕온공주의 효심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에서 아버지 순조의 자경전기와 함께 만날 수 있다.

 

자경전의 옛 모습과 위치

[▲자경전의 옛 모습과 위치ⓒ박신]


한글로 자식에 대한 사랑을 전한 윤용구


2부에서는 덕온공주의 양아들인 윤용구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윤용구는 36세에 두 번째 부인 연안 김씨 사이에서 첫딸 윤백영을 얻었다. 당시로는 늦은 나이에 첫딸을 얻은 윤용구는 윤백영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였다. 어릴 때부터 직접 글을 가르쳤으며, 딸 윤백영이 12세 되던 해에 딸을 위한 여사초략이라는 책도 썼다.


여사초략은 중국 여성들의 행적을 윤용구가 직접 선정하여 수록한 것으로, 그 당시 여성 교훈서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다양한 인물들을 책에 담았다. 윤용구는 일반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수동적인 여성상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여성들을 책에 수록함으로써 그의 선구자적 시각과 딸을 향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 한글을 써 내려간 윤백영


3부에서는 윤용구의 딸 윤백영과 관련된 한글 유산을 만나볼 수 있다. 윤백영은 특히 아버지 윤용구의 영향을 받아 그의 작품을 한글로 옮겨 쓴 자료가 많다. 윤백영의 한글 유산을 보면서 그녀가 아버지를 어떻게 했는지 생각하며 관람한다면 그녀의 작품이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또한 궁할머니라 불릴 정도로 궁에 대한 지식이 풍부했던 윤백영은 왕실의 한글 자료에 대해 누가 썼는지 내력을 알 수 있도록 따로 기록을 남겼다. 덕온공주의 혼수품 목록, 덕온공주의 자경전기 등 왕실 한글 자료에 덧붙인 기록을 남겨 놓으면서 한글 자료의 역사적 가치를 계승하고자 했다. 이처럼 전시장 곳곳에 있는, 윤백영이 쓴 부기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전시를 색다르게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윤백영이 아버지 윤용구가 했던 일을 따르고자 했음을 잘 보여주는 한글 유산도 있다. 바로 정사기람(正史紀覽)이라는 중국 역사서다. 이 책은 윤용구가 고종의 명으로 쓴 것으로, 당시 한글로 된 중국 역사서가 없어 역사를 잘 모르는 여성들을 위해 한글로 번역하여 쓴 책이다. 윤백영은 장서각에 보관되어 있던 정사기람 80권 중 한국전쟁 이후 분실된 권19를 77세 때 보충하여 채워 넣었다. 또한 권19의 말미에 남긴 부기에서 부친을 애절히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전시를 더 적극적으로 볼 수 있는 연계 행사도 진행된다. 5월 25일에는 <해설이 있는 궁중무용과 음악>이 열린다. 이번 공연은 조선 순조 때 창제된 무용, 화려한 정재 의상, 궁중 음악으로 구성된다. 또한 해설도 함께 제공되기 때문에 쉽게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공연을 관람하고 전시 해설을 듣는다면 좀 더 유익한 전시로 다가올 것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조선시대 왕족들이 남긴 한글 자료에 관한 전시가 아니다. 왕 이전에 아버지였던, 공주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딸이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다. 그들이 서로를 생각하며 써 내려갔을 따뜻한 이야기를 한글이라는 우리 고유의 문자를 통해 느껴볼 좋은 기회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번 전시를 추천한다.

 

<전시 개요>


○ 전시 명 :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

○ 전시기간 : 4. 25.(목) ~ 8. 18.(일)

○ 전시장소 : 국립한글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4기 qkrtls2020@naver.com 경성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박 신 기자

공공누리 3유형(출처표시-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국립한글박물관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조선시대 한글 속에 담긴 효성" 저작물은 "공공누리 3유형(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 방문통계

통계보기

전체댓글(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