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특별전 <민속음악 연구의 개척자, 이보형 기증자료展>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게시일
2019.01.11.
조회수
1594
담당부서
디지털소통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국립중앙도서관 특별전 <민속음악 연구의 개척자, 이보형 기증자료展>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한국 민속음악의 대가로 알려진 이보형 선생은 전국 곳곳에서 판소리, 농악, 민요 등 한국 민속음악 자료를 모아온 인물이다. 이보형 선생이 기증한 자료는 관련 도서, 음반(SP·LP·CD), 현장조사 녹음자료 및 기록 수첩, 사진, 공연 홍보책자 등으로 매우 다양하고, 양도 약 1만 3천여 점으로 방대하다.


이보형 선생은 2018년 초 평생에 걸쳐 모은 가치 있는 민속음악 자료들을 국립중앙도서관에 기증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기증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특별전 <민속음악 연구의 개척자, 이보형 기증자료展>을 개최한다.


국립중앙도서관 전경

[▲ 국립중앙도서관 전경 Ⓒ신예진]


민속음악 연구의 개척자 이보형 선생


민속음악은 옛 고향 마을의 음악이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불러주던 노래들이어서 악보 등으로 기록이 남겨진 것이 아니다. 이보형 선생은 이러한 민속음악을 보존하기 위해 전국 곳곳의 현장을 누비며 다양한 민속음악을 채록, 채보*해왔다. 과거에는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민속음악이 기록화되어 보존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기록에 그치지 않고, 수집된 자료를 정리하여 200편에 달하는 저술로 민속음악 연구의 기반을 조성했다.

*채록: 필요한 자료를 찾아 모아서 적거나 녹음함. 또는 그런 기록이나 녹음.

*채보: <음악> 곡조를 듣고 그것을 악보로 만듦.



재현한 이보형 선생의 서재 

[▲ 재현한 이보형 선생의 서재 Ⓒ신예진]


또한 민속음악에 대한 풍부한 음악적 견해를 바탕으로 엠비씨(MBC) 「한국민요대전」, 케이비에스(KBS) FM 「판소리 순례」와 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러한 방송 활동은 일반 대중들이 민속음악을 친근하게 느끼는 데 크게 기여했다.


소리를 기록하다: 이보형 선생의 채록 활동


한국의 민속음악에 해당하는 판소리, 민요, 노동가, 무가(巫歌)* 등은 현장성이 강한 음악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장성이 강한 민속음악을 기록하여 보존하기 위해 이보형 선생은 196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채록 활동을 시작했다.

*무가: 무당들이 굿을 할 때 부른 노래


이보형 선생의 채록 활동은 단순히 소리를 녹음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민속음악이 존재하는 현장을 생생하게 담기 위해 풍물을 연주하는 연주자의 동작, 무가를 부르는 무당이 입은 의복 등을 세세하게 적거나 그려 채록 공책을 작성했다. 이러한 채록 노트는 녹음자료와 함께 ‘한국 민속음악의 역사’를 담은 가치 있는 기록물이 되었다.



 전남 진도 무형문화재 조사 (강강술래 채록) 1983

[▲ 전남 진도 무형문화재 조사 (강강술래 채록) 1983 Ⓒ신예진]


음악 녹음에 사용한 릴 테이프 녹음기 (이보형 선생 소장)

[▲ 음악 녹음에 사용한 릴 테이프 녹음기 (이보형 선생 소장) Ⓒ신예진]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보형 선생의 채록 공책을 디지털화하여 관람객이 그 내용을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보형 선생의 채록 공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액자 

[▲ 이보형 선생의 채록 공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액자 Ⓒ신예진]


이보형 선생의 판소리 연구


이보형 선생은 민속음악 수집가이자 연구가이기도 하다. 1960년 무렵부터 국악의 학문적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강장원, 박동진, 박녹주 등의 판소리 명창과 만나며 판소리 연구에 몰두하여 많은 글을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구전예술인 판소리의 이론적 체계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보형 선생의 판소리 연구 자료 

[▲ 이보형 선생의 판소리 연구 자료 Ⓒ신예진]


춘향가 가사 및 악보 채록: 자진사랑가(왼쪽), 방자 분부 듣고 춘향 부르며(오른쪽)

[▲ 춘향가 가사 및 악보 채록: 자진사랑가(왼쪽), 방자 분부 듣고 춘향 부르며(오른쪽) Ⓒ신예진]


민중음악 민요와 농악


한국의 민요는 단순한 노래가 아닌 의사소통, 감정표현의 수단으로 기능해왔다. 과거 사람들은 기쁠 때나 슬플 때 감정을 나누기 위해, 힘든 노동을 할 때 힘을 얻기 위해, 축제에서 흥겨움을 북돋기 위해서도 노래를 불렀다. 따라서 누군가와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해당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음과 동시에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민요 조사를 위해 이보형 선생은 전국의 현장을 찾아가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정을 나누며 자연스럽게 노래를 이끌어냈다. 또한, 민속음악 중 공동체의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농악을 연구하여 농악의 구조를 이해하고, 거기에 사용된 깃발, 복식, 장식 등의 의미를 이해하여 정리했다.



전국 민요 분포 분류 공책 (연도미상)  

[▲ 전국 민요 분포 분류 공책 (연도미상) Ⓒ신예진]


이보형, 정병호 <농악>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81)

[▲ 이보형, 정병호 <농악>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81) Ⓒ신예진]


축제의 음악, 굿과 시나위


요즘에는 굿의 의미가 무당굿으로만 한정되고 있지만, 과거 굿의 의미는 축제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굿에서 연주되는 음악은 한국 민속음악 중 가장 화려한 특징을 보이며 다양한 한국적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보형 선생은 굿 음악의 즉흥성을 드러내는 시나위 연구를 위해 전국의 악사들을 찾아 무당의 노래에 맞게 어떠한 가락을 연주하는지 조사하여 기록했다. 현재는 시나위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악사가 매우 드물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보형 선생의 시나위 조사는 사라질 뻔했던 한국 민속음악의 한 장르를 보존한 중요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시나위: 굿 음악에서 무당의 노래에 맞추어 악사가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가락



 김금화 배연신굿 대담 채록 (1985) 

[▲ 김금화 배연신굿 대담 채록 (1985) Ⓒ신예진]


이보형 선생이 수집한 소리를 듣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보형 선생으로부터 기증받은 다양한 소리 자료들을 디지털화하여 전시장 내에 관람객들이 이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들을 수 있는 녹음으로는 이보형 선생이 1974년부터 약 4년 8개월 동안 기획한 100회의 ‘뿌리깊은나무 판소리 감상회’ 중 10곡, 이보형 선생이 수집한 유성기*음반 1400여 점 중 민속음악사에 의의가 있는 15곡이다.

*유성기: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기계로 축음기라고도 한다. 한국에서는 1900년 무렵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약 60년 이상 사용되었다.

 

내가 직접 해보는 채록 체험


국립중앙도서관은 관람객들이 이보형 선생처럼 직접 채록을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준비했다. 관람객은 체험공간에서 영상에서 나오는 소리와 내용을 준비된 종이에 적어 나만의 채록 공책을 만들어볼 수 있다.



내가 직접 해보는 채록 체험공간 

[▲ 내가 직접 해보는 채록 체험공간 Ⓒ신예진]


관람객들의 채록 공책 전시

[▲ 관람객들의 채록 공책 전시 Ⓒ신예진]


이보형 선생은 평생에 걸쳐 수집한 민속음악 자료와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를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국립중앙도서관에 자료들을 기증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기증받은 자료 중 일부를 디지털화하여 누구나 쉽게 자료를 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보통 전시에서는 자료들의 실물을 만진다면 자료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자료를 만질 수 없도록 전시대 안에 보관하게 되는데 이 경우 관람객이 자료에 접근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자료들의 디지털화가 적절히 이루어져 있어 자료 접근성이 매우 높다. 아직 디지털화가 완료되지 않은 자료 중 일부도 디지털화를 끝마친 후 국립중앙도서관의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게재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 http://www.nl.go.kr/nl/



디지털화된 전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 

[▲ 디지털화된 전시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태블릿 Ⓒ신예진]


국립중앙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소속기관으로 1945년 개관 이래 국내에서 발행된 출판물과 각종 지식정보를 수집, 보존하여 국민에게 제공한다. 출판되는 자료는 물론 개인이나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기증받아 보존, 관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맞춰 자료를 보존하면서도 관람객이 자료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자료의 디지털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국립중앙도서관의 노력에 맞게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자료의 외형만 관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 자료의 내용까지도 직접 읽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음악과 관련된 전시를 다채롭게 구성했다. 이번 특별전은 이러한 체험형 자료, 공간을 바탕으로 관람객에게 우리 민족의 소리를 직접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 개요

전시 명: 국립중앙도서관 특별전 <민속음악 연구의 개척자, 이보형 기증자료展>

전시 기간 : 2018년 12월 11일(화) ~ 2019년 2월 24일(일)

전시 장소 : 본관 1층 전시실 (국립중앙도서관 출입증 없이도 관람 가능)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신예진 기자 zlovexz@naver.com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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