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광대, 공옥진을 그리다_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 ‘주름이 많은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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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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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보적 광대, 공옥진을 그리다

정동극장 창작ing 시리즈 ‘주름이 많은 소녀’



  주름이 많은 소녀 연출·안무 류장현 작창·음악감독 이자람 정동극장 창작ing 2018 12.06 - 12.30 정동극장 문의 02-751-1500 | www.jeongdong.or.kr 예매 1544-1555 | ticket.interpark.com

정동극장 창작ing ‘주름이 많은 소녀’ 포스터 ©정동극장


새로운 놀이판의 시작!

공옥진의 1인 창무극x댄스씨어터x판소리

류장현과 이자람의 유희적 감각 모색


희대의 광대, 공옥진(1931-2012)의 춤사위가 시대의 광대들에 의해 재현된다. 정동극장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주름이 많은 소녀’는 공옥진이란 안무가의 삶을 중심으로 광대의 속성과 예술 세계를 살펴보는 작품이다. 공연은 정동극장에서 12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온고지신의 미학, 정동극장 ‘창작ing’시리즈



<주름이 많은 소녀>의 공연 장소인 정동극장 

<주름이 많은 소녀>의 공연 장소인 정동극장 ©이다선


공연을 선보이는 정동극장은 1995년에 개관했다. 한국 최초의 근대식 극장 ‘원각사’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개관 이래 한국 전통공연예술의 ‘대중화’, ‘세계화’, ‘명품화’를 중심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공연 제작을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공공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동시대 전통창작공연의 산실로 자리하고 있다.


공연은 정동극장의 레퍼토리 ‘창작ing'시리즈의 하나다. 2017년 처음 선보인 이래로 정동극장은 ’전통의 가치, 창작의 힘을 믿습니다.‘라는 다짐과 함께 전통예술의 현대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주름이 많은 소녀’ 관람 안내와 프로그램 북 

‘주름이 많은 소녀’ 관람 안내와 프로그램 북©이다선


이후 ’적벽‘, ’뮤지컬 판‘같은 작품을 발굴하고 새롭게 무대화하며 정동극장의 대표 프로그램이 되었다. 더욱이 올해는 공개 작품 공모를 통해 5편의 작품 관객을 만났다. 그 중 ’주름이 많은 소녀‘는 올해의 마지막 공연이다.


’전통예술이 오늘의 젊은 예술가에게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창작ing시리즈’의 화두다. 시리즈는 전통의 현대화 과정에 있어 근원적인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주름이 많은 소녀’는 동시대 예술가를 통한 전통의 재해석을 선보인다.


국내 댄스씨어터*의 선두주자 류장현과 국악을 기반으로 연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재주를 뽐내는 이자람의 만남으로 공옥진의 삶이 새롭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장르의 경계와 시간의 단절을 극복하는 작품은 창무극의 창시자인 공옥진의 삶에 온전히 가닿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댄스씨어터: 춤만을 활용해 하나의 뮤지컬로 완성된 작품으로, 댄스뮤지컬, 댄스플레이라고도 한다.


‘창작ing시리즈’는 단순한 재현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다.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나가는 온고지신의 미학을 지향한다. 전통이라는 뼈대는 있지만, 결코 그 안에서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경계의 예술을 ‘주름이 많은 소녀’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시대의 광대, 희대의 광대를 그리다



  희대의 광대인 공옥진을 기리는 시대의 광대들은 춤과 안무를 통해서 삶과 예술을 이야기한다

희대의 광대인 공옥진을 기리는 시대의 광대들은 춤과 안무를 통해서 삶과 예술을 이야기한다. (공연 연습 사진)©정동극장


‘주름이 많은 소녀’는 희대의 광대이자 당대 최고의 예인으로 살다 간 공옥진(1931-2012)을 그리는 작품이다. 그리워하는 마음과 동시에 그가 남긴 메시지를 동시대의 예술에서 새롭게 그려나가는 과정이 중첩된다. 공옥진은 무명 저고리와 쥘부채 하나로 서민을 울고 웃게 만든 독보적인 광대였다. 그리고 일명 병신춤이라 불리는, 어설프지만 진솔한 춤사위 속에는 삶의 애환과 해학이 담겨있다.



 소리꾼 이나래는 공옥진의 삶을 노래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소리꾼 이나래는 공옥진의 삶을 노래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정동극장


공옥진의 예술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등장한 영감의 산물이라기보다 질곡의 삶이 남긴 부산물이다. 평생을 예인으로 살다 갔지만, 그 안에는 일제강점기에서 6·25전쟁, 민주화 운동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삶 등 굴곡진 현대사와 인생사가 담겨있다. 예인 공옥진은 피할 수 있었지만 그 또한 인간이었기에 결코 피할 수 없던 질곡의 역사는 창무극*의 탄생을 알렸고, 희대의 광대로서 자리매김을 가능케 했다.

*창무극: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창과 판소리, 춤, 재담 등을 엮은 일종의 연극을 말한다. 그 역사가 깊지 않아 1978년에 처음 공연되었다. 공옥진의 경우 1인 창무극의 선구자로 유명하다. (출처: 네이버 한국무용사전)



 시대의 광대들은 역동적인 동작을 통해 공옥진의 삶의 궤적을 추적한

시대의 광대들은 역동적인 동작을 통해 공옥진의 삶의 궤적을 추적한다.  ©정동극장


오늘을 살아가는 시대의 광대들로 재조명되는 희대의 광대는 여러 경계를 허물게 만든다. 생과 사, 전통과 현대, 언어와 비언어 등 공옥진의 예술 세계에 있어 이분화된 모든 개념들은 하나로 이어진다. 살아있다는 것은 동시에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공옥진은 떠났지만 여전히 그의 예술은 남아있어 오늘에 영감을 주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처럼, 공옥진은 자신의 인생을 담담히 받아들였고 단지 예술로 한을 풀어 나갔을 뿐이다.


창무극, 예술과 삶의 오묘한 교차점


‘그녀는 왜 창무극을 만들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은 ‘그 속에 담긴 웃음과 눈물은 무엇을 의미할까?’라는 고민으로 이어진다.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창무극을 처음 보는 이들이라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예술을 하는 것인지, 일상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쉽게 분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옥진의 정신을 온전히 따라가다 보면 창무극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공옥진의 창무극은 현대무용의 영역에서 재해석된다.  

공옥진의 창무극은 현대무용의 영역에서 재해석된다. (공연 연습 사진 中)©정동극장


작품 속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꺼낸다. 이야기 속에서 진실과 거짓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창무극의 원형에 근거하여 온전한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만이 가치를 나타낸다. 이나래의 소리에는 공옥진의 한 서린 목소리가 담겨있고, 류장현과 친구들의 몸짓에는 본디 해학춤이지만 병신춤이라 불리던 공옥진의 삶의 애환이 배어있다. 그렇게 심청을 주제로 한 공옥진의 창무극의 예술과 삶의 오묘한 교차점으로 다가온다. 오늘을 살고있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시선에 의해서 재탄생 될 수 있는 까닭도 이와 같다.



창무극이라는 특성을 살려 소리꾼 이나래는 노래와 춤을 동시에 소화한다 

창무극이라는 특성을 살려 소리꾼 이나래는 노래와 춤을 동시에 소화한다. (극 중 창을 하는 소리꾼 이나래) ©정동극장


님은 갔지만 아직 님을 보내지 아니한 것처럼, 공옥진은 떠났지만 그의 예술은 여기 이 곳에 남아 있다. 남겨진 예술은 나무가 나이테를 통해 존재를 증명하듯 주름이 되어 공옥진의 삶을 노래하고 예술을 위로한다. 창작이 모방에서 비롯되듯 현재는 그렇게 과거로부터 시작되고 또 다시 소멸을 향해 달려간다. ‘주름이 많은 소녀’는 죽음에 가까워짐을 알리는 ‘주름’과 생명 그 자체인 ‘소녀’라는 단어의 교차를 통해 예술가와 예술의 존재, 나아가 예술과 삶의 존재를 고민하게 만든다.



 작품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관. 관 앞에서 창을 하는 이나래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생각해볼 수 있다.

작품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관. 관 앞에서 창을 하는 이나래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생각해볼 수 있다. ©정동극장


동시에 작품은 재현과 그리움의 영역에 멈추지 않는다. 공옥진이 남긴 유산을 기억하는 젊은 소리꾼과 춤꾼들이 세상을 경험하고 느낀 감각을 자신의 이야기로 전한다. 관객의 참여 또한 자연스레 요구하면서 무대의 경계는 어느 순간부터 사라진다. 마치 굿과 같은 놀이판이다. 무형의 것은 인간으로부터 기억되지 않을 때 비로소 사라지고 만다. 따라서 작품은 공옥진의 삶을 따라가면서 그가 표현한 무형의 춤과 노래를 생각하면서 그것이 만들어진 마음의 근원을 알아간다. 지금 여기 없으나 함께 있는 것처럼 놀다 가시라고 진심어린 마음을 전하는 ‘주름이 많은 소녀’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이다선 기자 ssundasun@naver.com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세계문화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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