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미술 역사의 자화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소장품전: 근대를 수놓은 그림>
게시일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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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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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성은

근대 미술 역사의 자화상,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소장품전: 근대를 수놓은 그림>


과거부터 ‘예술’은 예술가가 원하는 것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창작자 고유의 가치관이나 개성을 담아왔다. 더불어 ‘예술’은 작품을 둘러싼 시대적 배경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시대의 기록물로서 한 시대의 역사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흥부가’에는 당대 퇴락한 양반과 가난한 서민의 생활상이 담겨 있고, 돌아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은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에 잘 표현되어 있다. 미술사도 예외가 없다. 한국 전쟁, 일제강점기, 광복과 같은 근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선조들은 시대를 담은 작품을 남기기 위해 분투했다. 7월 11일부터 2019년 5월 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는 <소장품전: 근대를 수놓은 그림>은 예술 속에 담긴 ‘역사’를 재조명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 개관 이후 체계적으로 미술작품을 수집하고 보존하여 전시함으로써 문화 발전에 기여해왔다. 다양한 기획전시, 소장품 전시와 더불어 연구, 출판, 교육 등의 활동을 지원해온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18년 12월에는 후대 문화유산이 될 미술품을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청주관을 개관한다. 


제1부: 근대미술의 발아 (1900-1920년대)

 

 

<황철 초상화, 연도미상

[▲ <황철 초상화, 연도미상>ⓒ정수림]


먼저 1부에서는 1900년부터 1920년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순종의 초상화를 남긴 조선 시대의 마지막 어진 화가 김은호에서부터 일찍이 새로운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사진 활동을 시작했던 황철의 작품까지 근대기를 통과하는 ‘조선’의 모습을 이들의 작품으로 파악해볼 수 있다.

 

 

고희동의 <자화상, 1918>

[▲ 고희동의 <자화상, 1918>ⓒ정수림]


구한말 근대기 지식인의 모습이 잘 표현된 위 작품은 곳곳의 색상대비와 색채 감각을 통해 인상주의적 경향을 반영시킨 고희동의 작품이다.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일본 동경미술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에 서양화를 도입시켰고, 제자 양성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근대기 교류가 활발해지고 고희동과 같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이들이 증가함에 따라 전통 회화 양식이 도전받기 시작하면서 이 시기에는 다양한 유화의 전개 양상이 눈에 띄게 된다. 전통을 고수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작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때가 바로 1920년대다.


제2부: 새로운 표현의 모색 (1930-1940년대)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새로운 양식이 적극적으로 도입된 형태의 작품들이 1부를 채웠다면 2부에서는 개성적인 양식이나 독창적 내면세계를 표현하려는 작가들이 등장을 알린다. 일본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시기이기는 하나 국내에서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는 예술가들이 등장했다.

 

 

오지호의 <처의 상, 1936>

[▲ 오지호의 <처의 상, 1936>ⓒ정수림]

 

서동진의 <뒷골목, 1932> 

[▲ 서동진의 <뒷골목, 1932>ⓒ정수림]

 

서동진의 <팔레트 속의 자화상, 1930> 

[▲ 서동진의 <팔레트 속의 자화상, 1930>ⓒ정수림]


풍부한 색채와 빛을 담아낸 듯한 밝은 화풍이 특징적인 오지호의 <처의 상, 1936>에서부터 한국 근대화에 앞장서 대구 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서동진의 <팔레트 속의 자화상, 1930>까지 전통적 회화 양식을 탈피하고 독창적이고 세련된 색채 감각이 두드러지는 작품들이 쏟아지는 시기다.

특히 서양화 기법과 재료를 보급하고 후학을 지도하며 근대 미술 발전에 힘쓴 서동진의 작품은 근대 미술사의 정체성을 확보하면서도 예술가로서 높은 자존감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는다.

 

 

김기창 <모임, 1943>, 김은호 <미인도, 1935>

[▲ 김기창 <모임, 1943>, 김은호 <미인도, 1935>ⓒ정수림]


1930년대 말에는 연이은 전쟁으로 인해 친일 미술의 경향을 보이는 예술가들이 나타났으나 이와는 반대로 활동을 완전히 접거나 국권 확립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 예술가들 있었다. 특히 위의 작품과 같이 거대해진 작품의 크기와 화법을 통해서  ‘동양적 화풍’을 유지하려는 선조들의 노력 또한 확인할 수 있다.


제3부: 의식의 표출 (1950-1960년대)

 

 

이종무의 <자화상, 1958>

[▲ 이종무의 <자화상, 1958>ⓒ정수림]

 

변월룡의 <1953년 9월 판문점 휴전회담장, 1954> 

[▲ 변월룡의 <1953년 9월 판문점 휴전회담장, 1954>ⓒ정수림]

 

임응식의 <구직, 1953> 

[▲ 임응식의 <구직, 1953>ⓒ정수림]


3부는 개성과 독창적 내면세계를 표현하고자 했던 2부의 작품들과 분위기를 달리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거나 심오하고 추상적인 표현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변월룡의 <1953년 9월 판문점 휴전회담장, 1954>과 임응식의 <구직, 1953>을 통해서는 사실주의 사조와 더불어 시대의 고발자로서 역사적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자 했던 예술가들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임응식의 <구직, 1953>은 한때 누리소통망을 강타했던 사진이기도 하다. 모자를 쓴 남자가 고개를 떨군 채 ‘구직‘ 종이판을 메고 있는 표정을 알 수 없는 남자의 모습은 바로 뒤에서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양복 차림의 남자들과 서로 대비가 된다.

 

 

유영국 <산(흙), 1959>

[▲ 유영국 <산(흙), 1959>ⓒ정수림]

 

박노수 <휴식, 1958>, 천경자 <청춘의 문, 1968> 

[▲ 박노수 <휴식, 1958>, 천경자 <청춘의 문, 1968>ⓒ정수림]

 

정범태 <서울이미지 시리즈, 1955~1971> 

[▲ 정범태 <서울이미지 시리즈, 1955~1971>ⓒ정수림]


유영국의 <산(흙), 1959>에서는 당시 추상미술의 유입과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자유자재로 색채를 사용하고 붓이 아닌 ’칼‘을 사용해 기존 화법을 과감하게 버렸으며 거칠고 야생적인 느낌을 잘 표현해냈다. 전통 동양 미술 사조를 고수한 박노수 <휴식, 1958>과 새로운 주제와 기법을 추구하고 한국화의 현대적 파격을 잘 보여준 천경자 <청춘의 문, 1968>의 작품이 대비되듯 서로 등을 마주하고 있다. 3부에 이를수록 짙어진 개성과 독창성은 근대미술사의 흐름을 수직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흔들리는 정세 속에서도 창작자 고유의 가치관이나 개성을 담아온 덕에 한국의 근대미술사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찬란했다. 150여 점이 넘는 작품을 통해 역사를 관통하듯 긴 호흡으로 예술가들이 들려주는 근대미술사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소장품전: 근대를 수놓은 그림>에서 함께 들어보는 건 어떨까.



○ 기간: 2018. 7. 11. ~ 2019. 5. 12.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5, 6 전시실

○ 운영시간:

3월~10월 ┃ 오전 10:00 - 오후 6:00

11월~2월 ┃ 오전 10:00 – 오후 5:00

*토요일, 매달 마지막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 오전 10:00 – 저녁 9:00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 문의: 02-2188-6000(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 교통편: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하차 후 도보, 셔틀버스 등을 이용하여 이동

(셔틀버스 운행시간: http://www.mmca.go.kr/contents.do?menuId=9051001516)

○ 작품감상 프로그램 맥 MEG(MMCA Exhibition Guide): 화-일 오후 12:00, 과천관 3층 5전시실 앞

(시간표: http://www.mmca.go.kr/exhibitions/guideTimeTableList.do)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정수림 기자 kdjsl5780@naver.com 대전대학교 산업·광고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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