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선의 보물, 흑유자_국립중앙박물관 <신안해저문화재 흑유자 특별대공개>
게시일
2018.09.16.
조회수
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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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신안선의 보물, 흑유자_국립중앙박물관 <신안해저문화재 흑유자 특별대공개>


1. 신안선의 발견: 바다에서 보물이 떠오르다

1975년 8월, 전라남도 신안 앞 바다에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가 걸려 올라오면서 해저 보물선의 존재가 알려졌다. 이에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에서는 임시 조사단을 구성하여 증도 앞바다를 조사했고, 많은 보물이 실려 있는 배 한 척이 발견되었다. 이 배는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서 ‘신안선’으로 명명되었다. 신안선에는 수많은 도자기와 동전, 금속품, 목간, 약재 등의 막대한 유물들이 실려 있었다.


신안선의 첫 발굴 조사는 1976년 10월에 시작되었다. 신안선이 있었던 바다는 조류가 강하고, 시야가 혼탁하여 발굴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조사단의 노력을 바탕으로 1976년부터 1984년 9월까지 9년 동안 11차례에 걸쳐 발굴이 진행되었다. 신안선에서는 23,502점의 유물과 동전 8백만 개, 자단목 1,017점, 선체편 450여 점이 발굴되었다. 발굴된 유물 중 일부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3층 아시아관, 신안해저문화재실에 전시되어 있다.

 

 

신안해저문화재실 입구

[▲ 신안해저문화재실 입구  Ⓒ신예진]


9년에 걸친 조사와 발굴된 인양 문화재에 대한 연구로 신안선이 과거 중국 경원 항구에서 일본 교토로 향했던 국제 무역선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당시 바닷길을 통해 해상 국제 무역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무역선이 지난 바닷길은 ‘해상 실크로드’라 이름 지어졌고, 이로써 우리는 당시 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교역의 실상과 생활상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바닷길을 이용한 교역로’ 예상 도면

[▲ ‘바닷길을 이용한 교역로’ 예상 도면 Ⓒ신예진]


2. 국립중앙박물관의 신안선 유물 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소속기관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의 중요한 가치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관람객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 체험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시간 차이, 지역과 국가의 공간 차이를 넘나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대표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 역사, 문화의 연구와 소개’라는 기관 목표에 걸맞게 신안선에서 발굴된 방대한 유물들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이러한 연구 결과를 『신안해저문화재 조사보고 총서』로 정리해 발간해왔다. 이는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이 연구 성과를 공개해 신안해저문화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노력이 담긴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17년에 발간된 『신안해저문화재 조사보고 총서3-흑유자』 보고서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기 위해 신안선에서 발견된 흑유자 180점을 공개하는 <신안해저문화재 흑유자 특별대공개> 전시를 개최다.

 

 

신안해저문화재실 안내 표식

[▲ 신안해저문화재실 안내 표식 Ⓒ신예진]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016년에 신안선 발굴 4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전을 개최한 바가 있다. 당시의 40주년 특별전에서는 신안선에서 발견된 유물을 최대한 많이 공개하여 신안선 유물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신안선에서 발굴된 여러 유물 중에서도 중국의 ‘흑유자’라는 도자기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3. 신안선 속 이색 도자기, 흑유자

 

 

<신안해저문화재 흑유자 특별대공개> 전시관 입구

[▲ <신안해저문화재 흑유자 특별대공개> 전시관 입구 Ⓒ신예진]


신안선에 실렸던 당대의 최상품은 도자기다. 신안선에서 청자, 청백자, 백자, 흑유자, 백탁유자, 백지흑화자, 갈유자와 도기, 연유 도기, 토기 등 수많은 종류의 도자기가 발굴되었다. 이 도자기들은 중국 각지에서 생산된 것으로 지역별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신안선에서 발굴된 방대한 양의 중국 도자기

[▲ 신안선에서 발굴된 방대한 양의 중국 도자기 Ⓒ신예진]


이번 전시는 신안선에서 발굴된 다양한 도자기 중에서도 흑유자에 초점을 맞춘 전시다. 흑유자는 도자기의 일종으로 흑색 유약을 입혀 검은색을 띠는 자기를 의미한다. 흑유자는 청자와 거의 같은 시기인 동한 때부터 제작되기 시작했다. 생산지는 과거 중국 푸젠성의 건요, 차양요, 홍당요, 자조요, 장시성의 길주요, 칠리진요, 허베이성의 자주요 등이다. 흑유자의 종류도 완, 접시, 호, 소호, 병, 소병, 뚜껑, 화분, 합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유약: 도자기에 액체나 기체가 스며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도자기의 몸에 덧씌우는 약. 도자기 겉면에 광택이 나게 한다.

*완: 사발 형태의 그릇.

*호: 항아리 형태의 그릇.

*합: 덮개가 있는 그릇.


초기 흑유자 중에서는 동진 저장성 덕청요에서 제작된 것이 가장 수준이 높다. 덕청요의 흑유자는 자기 표면이 윤기가 흐르고, 흑색이 매우 아름다워 최상품으로 꼽힌다. 흑유자가 주목을 받게 된 시기는 송대다. 송대에 이르러 차를 마시는 풍습이 유행하면서 건요의 찻그릇이 큰 관심을 끌었다. 흑유자의 인기가 많아지면서, 중국 남방의 건요, 길주요, 북방의 자주요 등지에서는 흑유자를 대량으로 생산했다. 이러한 중국의 흑유자 제작 기술은 일본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주요의 흑유 양이병과 건요의 완

[▲ 자주요의 흑유 양이병과 건요의 완 Ⓒ신예진]

*양이병: 도자기 중에서도 양쪽으로 귀 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것.

 

 

자주요의 ‘두 귀 달린 병’

[▲ 자주요의 ‘두 귀 달린 병’ Ⓒ신예진]

 

 

자주요의 ‘흑유 병’

[▲ 자주요의 ‘흑유 병’ Ⓒ신예진]


4. 생산지 별 흑유자의 특색, 무늬

흑유자는 당대 중국 각지에서 생산되었는데, 지역별로 다른 특징을 지닌다. 대표적으로는 지역별로 나타나는 무늬의 차이를 이야기할 수 있다. 여타 지역과 다른 독특한 무늬를 지닌 흑유자로는 송대 건요의 토끼털무늬 흑유자를 들 수 있다. 토끼털무늬가 장식된 송대 건요의 찻잔은 송대 점다기* 중 최상품으로 꼽힌다. 토끼털무늬 외에는 남송의 길주요에서 제작된 치자꽃무늬 ‘전지첩화치자화문완’가 독특한 무늬를 지닌 흑유자로 손꼽힌다.

*점다기: 다도의 형태의 일종인 다기에 찻가루를 넣고 물을 부어 마시는 점다법에 사용된 도자기

 

 

자주요의 흑유 완

[▲ 자주요의 흑유 완 Ⓒ신예진]

 

 

건요의 토끼털무늬 흑유 완

[▲ 건요의 토끼털무늬 흑유 완  Ⓒ신예진]

 

 

길주요의 ‘전지첩화치자화문완’

[▲ 길주요의 ‘전지첩화치자화문완’ Ⓒ신예진]


당대 후기부터 원대까지 존재했던 길주요 지역에서는 흑유자, 청백자, 백자, 백지흑화자, 청자 등 다양한 도자기를 생산했다. 길주요 흑유자는 매우 독창적인 문양으로 눈길을 끄는데, 거북 등껍질무늬, 나뭇잎무늬, 종이무늬 등이 있다.

 

 

길주요의 ‘흑유 매병’과 ‘흑유 양이병’

[▲ 길주요의 ‘흑유 매병’과 ‘흑유 양이병’ Ⓒ신예진]

*매병: 입구가 좁고, 어깨가 팽만하며 동체가 길쭉한 형태의 그릇.


무늬 외에도 독특한 모양으로 지역의 특징을 드러내는 흑유자도 존재한다. 칠리진요의 흑유 인 ‘유두문 호’는 형태가 주머니 모양으로, 목에는 백유의 유두문*이 둘러져 있다.

*유두문(乳頭文): 젖꼭지 모양의 작은 돌기를 무늬로 표현한 것

 

 

칠리진요의 ‘흑유 노태 유두문 호’와 흑유 작은 병

[▲ 칠리진요의 ‘흑유 노태 유두문 호’와 흑유 작은 병 Ⓒ신예진]


5. 흑유자, 다도와 만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흑유자의 발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송대 당시 황실의 관심과 함께 유명해진 건요의 흑유자가 일본에서 ‘텐모쿠(天目)’로 불리며 일본 상류층 사회에서 큰 인기를 끌었음을 밝혀냈다. 일본의 헤이안 시대에 중국의 차 문화가 전해져 확산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차 문화의 확산과 함께 중국제 흑유자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 덕에 중국, 일본의 차 문화와 흑유자의 형태는 긴밀한 연관이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흑유 완의 형태 변화를 통해 동아시아 다도의 형태가 다기에 찻가루를 넣고 물을 부어 마시는 ‘점다(點茶)’에서 찻잎을 우려서 마시는 ‘포다(泡茶)’로 변해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건요의 완, 가마쿠라의 맷돌(다연), 자조요의 합

[▲ 건요의 완, 가마쿠라의 맷돌(다연), 자조요의 합 Ⓒ신예진]


흑유자는 청자, 백자와 확연히 구분되는 색감과 독특한 문양으로 눈길을 끄는 도자기다. 단순히 검기만 한 것이 아니라 특유의 광택과 무늬가 존재하기 때문에 청자, 백자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감상을 끌어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사람들에게 흔히 접할 수 없는 흑유자의 자태를 감상하고, 고고한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제 목 : 국립중앙박물관 <신안해저문화재 흑유자 특별대공개>

기 간 : 2018. 6. 4.(월) ~ 2019. 6. 2.(일)

장 소: 상설전시관 3층 아시아관 신안해저문화재실

관람료: 무료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신예진 기자 zlovexz@naver.com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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