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기록하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행위예술이 담아내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역사를 몸으로 쓰다’
게시일
2017.11.02.
조회수
3697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언어가 기록하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행위예술이 담아내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역사를 몸으로 쓰다’

 

언어가 기록하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행위예술이 담아내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역사를 몸으로 쓰다' 

 

 

 ‘역사를 몸으로 쓰다’에 전시돼 있는 장 후안의 <가계도> 

[▲ ‘역사를 몸으로 쓰다’에 전시돼 있는 장 후안의 <가계도> Ⓒ박소현]

 

서예가 3명이 한 남성의 얼굴에 남성의 가족과 지인의 이름, 속담, 소설 속 문장 등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해서 적는다. 결국 남성의 얼굴은 신원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까맣게 돼버린다. 이 남성은 중국 아방가르드 현대미술을 이끈 대표 작가 ‘장 후안’으로, 그가 자신의 얼굴에 이러한 행위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작가는 얼굴에 글씨가 적히면서 자신의 신원이 지워지는 이 행위를 통해, 한 개인의 정체성은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과 나를 둘러싼 역사와 문화로 인해 재구성되는 것임을 말하고 있다. 이 행위예술 과정은 사진으로 기록돼 <가계도>란 이름으로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역사를 몸으로 쓰다’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역사를 몸으로 쓰다’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역사를 몸으로 쓰다’ Ⓒ박소현]

 

행위예술을 담은 영상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 

[▲ 행위예술을 담은 영상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 Ⓒ박소현]

 

‘행위예술’은 대중에게 자칫하면 난해하고 어렵게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몸’을 예술매체로 사용하기에, 행위예술은 우리의 삶을 잘 녹여낸다. 9월 22일부터 2018년 1월 2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1원형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 ‘역사를 몸으로 쓰다’에서는 이러한 행위예술이 1960년대 이후 최근까지 우리를 둘러싼 사회·역사·문화적 맥락을 어떻게 드러내왔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역사를 몸으로 쓰다’ 전시장 전경 

[▲ ‘역사를 몸으로 쓰다’ 전시장 전경 Ⓒ박소현]

 

이번 전시는 크게 총 3파트로 나누어진다.

1부 ‘집단 기억과 문화를 퍼포밍하다’에서는 특정 집단 안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전쟁, 죽음, 상실 등의 역사적·문화적인 기억을 행위예술 작업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행위예술을 통해 당대의 사회·정치적 상황에 예술적으로 저항한 작품들도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 1970년대의 언론 검열 방식을 표현한 작가 성능경의 대표작 <신문> 시리즈 

[▲ 우리나라 1970년대의 언론 검열 방식을 표현한 작가 성능경의 대표작 <신문> 시리즈 Ⓒ박소현]

 

새로움을 위해 전통을 파괴한 중국 사회를 비판하는 작가 아이 웨이웨이의 <한나라 도자기 떨어뜨리기> 

[▲ 새로움을 위해 전통을 파괴한 중국 사회를 비판하는 작가 아이 웨이웨이의 <한나라 도자기 떨어뜨리기> Ⓒ국립현대미술관]

 

2부 ‘일상의 몸짓, 사회적 안무’에서는 행위예술에 평범한 일상적 몸짓들을 접목시켜,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한 그 당시의 사회적인 문제들을 드러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 예로, 즈비그 리브친스키의 작품 <탱고>에서는 인물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같이 있으나 서로를 단절시킨 채 자신만의 일상 행위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서로 간의 소통이 부족한 채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깨닫게 한다.

 

서로 간의 소통이 부재한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 즈비그 리브친스키의 <탱고> 

[▲ 서로 간의 소통이 부재한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 즈비그 리브친스키의 <탱고> Ⓒ국립현대미술관]

 

남화연의 <약동하는 춤> 

[▲ 남화연의 <약동하는 춤>Ⓒ박소현]

 

 

마지막 3부 ‘공동체를 퍼포밍하다’에서는 우리 공동체가 안고 있는 전쟁, 테러, 자살, 환경 등의 사회적 이슈들을 행위예술로 표현한 작품들과 자본이 중심이 되는 삭막한 사회 안에서 행위예술을 통해 잠시라도 잃어버린 ‘우리’를 회복하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타나카 코키는 <5명의 피아니스트들에 의해 동시에 연주되는 피아노(첫 번째 시도)> 작품에서 서로 다른 음악적 분야를 전공한 5명의 사람들이 한 대의 피아노를 동시에 연주하도록 하고 끝내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서로 다른 존재를 존중하는 공동체를 희망한다.

 

침묵의 강요, 집단적 폭력 등의 뉴스 미디어의 비판적 현안을 전달하는 가브리엘라 망가노와 실바나 망가노의 <거기 없다> 

[▲ 침묵의 강요, 집단적 폭력 등의 뉴스 미디어의 비판적 현안을 전달하는 가브리엘라 망가노와 실바나 망가노의 <거기 없다>Ⓒ박소현]

 

백남준의 1960년대 퍼포먼스, 존 레논의 아내 오노 요코의 <컷 피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발칸 연애 서사시> 등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국내외 주요 행위예술 작품 70여 점의 작품들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오노 요코의 <컷 피스> 

[▲ 오노 요코의 <컷 피스>Ⓒ국립현대미술관]

 

나는 너무나 아름다운 노래, 이른 아침의 만찬 소리, 깜짝 놀란 나의 귀에 들려오는 아침의 콘서트 소리를 들었다.  쇼반 데이비스와 데이비드 힌튼의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 

[▲ 쇼반 데이비스와 데이비드 힌튼의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것>Ⓒ박소현]

 

다양한 행위예술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다 

[▲ 다양한 행위예술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다 Ⓒ박소현]

 

작품들의 의미를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감상을 하다 보면, 처음에는 생소하게 느껴지던 행위예술이 재밌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번 전시의 작가들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우리를 둘러싼 사회·역사·문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도록 한다. 언어로 기록한 역사는 역사를 재현하고 명증하는 것에 그치지만, 행위예술은 언어가 가둬놓은 틀을 부수고, 사람이 언어로 기록한 역사에서는 읽지 못한 새로운 부분을 바라보게 한다. "예술가들의 몸짓은 언어가 기입하지 못한 역사, 언어가 감당할 수 없었던 트라우마와 부재의 역사를 써 내려 간다."라고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행위예술이 전달하는 언어가 기록하지 못한 우리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전시 ‘역사를 몸으로 쓰다’ 관람 정보>

○ 전시기간: 2017. 9. 22. - 2018. 1. 21.

○ 전시장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1원형전시실 (1층)

○ 입장료: 2,000원 (대학생 및 만 24세 이하 또는 만 65세 이상 무료)

○ 관람시간:

매주 월요일 휴관

화, 수, 목, 금, 일요일 오전 10시 - 오후 5시

토요일 오전 10시 - 저녁 9시

* 단,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수요일): 오전 10시 - 저녁 9시

○ 도슨트: 오후 3시

○ 학술프로그램: 2017년 11월 4일 오후 1시에서 오후 6시까지 서울관 멀티 프로젝트홀에서 ‘전시연계 학술 심포지엄- 역사를 몸으로 쓰다’가 열린다.

 

박소현 숭실대학교/언론홍보학과 kei03125@naver.com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2기 

공공누리 2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언어가 기록하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행위예술이 담아내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역사를 몸으로 쓰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2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 방문통계

통계보기

전체댓글(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