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당신의 기억들이 살아있다. <올해의 작가상 2017>
게시일
20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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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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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성은

 

여기, 당신의 기억들이 살아있다. <올해의 작가상 2017>

 

여기, 당신의 기억들이 살아있다. _ 올해의 작가상 2017 

ⓒ윤지연

 

‘올해의 작가상 2017’이 국립현대미술관 1, 2 전시실에서 2018년 2월 18일까지 진행된다.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할 역량 있는 작가를 선발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후원함으로써, 한국현대미술문화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된 상이다. 대상 선정의 기준은 실험성과 참신성 그리고 세계 미술계에 이슈와 담론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과 미래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생존 작가다.

 

올해의 작가상 KOREA ARTIST PRIZE 2017 | 박경근 KELVIN KYUNGKUN PARK 백현진 BEK HYUNJIN | 송상희 SONG SANGHEE 써니킴 SUNNY KIM | 2017.9.13. - 2018.2.18.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2 전시실 MMCA Seoul, Gallery 1·2 

▲<올해의 작가상 2017>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후원 작가로는 써니킴, 박경근, 백현진 그리고 송상희까지, 4명의 작가가 선발됐다. 이들은 국립현대미술관 1, 2 전시실에서 다양한 주제와 여러 가지 형식으로 그들의 신작을 선보인다. 이들은 오는 12월, 2차 심사를 거친 후, ‘올해의 작가상 2017’의 최종 수상자 1인을 선정한다. 최종 선정에 앞서, 작가들의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미리 만나보자.

 

허구의 공간 속, 잃어버린 기억을 불러들이다 - 써니킴

 

써니킴은 자신의 작품 속에 상상과 기억들이 피어오르고 사라지는 가상의 공간을 설계한다. 그리고 그 위에 잊혀져가는, 불안정한 이미지를 불러들이는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한다. 이번 전시는 <어둠에 뛰어들기>라는 주제로 회화, 영상 그리고 오브제를 전시한 세 개의 공간이 구성된다. 그 배경에는 어디서 시작됐는지 모를 낯선 기억 그리고 상상들과 길을 잃고 걷다보면 마주칠 수 있을 법한 어둡고 아득한 자연 풍경이 놓여있다. 그리고 작가는 그 배경 위에 자신의 짧은 한국생활의 유년기에 자리한 ‘교복입은 소녀들’을 불러들인다.

 

<교복입은 소녀들> 써니킴作  

▲<교복입은 소녀들> 써니킴作 ⓒ국립현대미술관

 

위의 작품 <교복입은 소녀>는 마지막 방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소녀들은 가운데 한 소녀를 중심으로 모여 걷고, 책을 읽으며 어딘가를 응시하는 듯하다. 어두운 과거에서 빠져나와 밝고 선명하게 자리한 소녀들은 어쩐지 강인하고 성스럽게 느껴진다. 전시를 통해 소녀들과 어둠 속을 산책하며, 과거에서 빠져나와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그녀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도피의, 휴게의, 명상의 ‘서울식 휴게실’ - 백현진

 

백현진은 음악, 미술, 문학 등 다양한 장르에서 실험적인 작품 활동을 통해 뛰어난 재능을 뽐내는 예술가다. 특히 그의 작품은 불안정한 현대를 살아가는, 끊임없이 흔들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번 신작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또한 각박한 현실 속 외롭게 시들어가는 한 남성의 일대기를 작품 속에 구현해냈다.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입구 백현진作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입구 백현진作 ⓒ국립현대미술관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은 작가가 창작한 하나의 시에서 시작한다. 이 시는 실직 후 연달아 문을 두드리는 시련과 생활고를 겪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담담하게 적힌 문장 하나하나는 어쩐지 절절하게 느껴져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만다.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작품의 제목과 달리, 시 속에 담긴 한 남자의 이야기는 극적이지도, 낯설지도 않게 다가온다.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백현진作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 백현진作 ⓒ국립현대미술관

 

이렇게 시작된 작품은 8점의 그림과 함께 ‘서울식 휴게실’이라는 하나의 공간을 구성한다. 음산했던 입구와 달리, 적막한 공간은 어쩐지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실직, 폐업, 이혼, 부채 그리고 자살. 막연하고도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고 여기, 작가가 마련한 공간 속에서 차분하고 고른 숨을 쉬어보자. 모든 불행을 끌어안은 이 방은 당신의 어떤 시련도 품어낼 준비가 돼있다.

 

사회를 돌이켜, 경험을 호명하고 의문을 던지다 - 박경근

 

박경근은 대상을 그려내는 섬세한 감각과 이를 영상에 담아내는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감각을 가진 작가다. 작가는 일련의 작품 활동을 통해 숨겨지거나 혹은 가려져 보지 못했던 한국 근현대사의 본질을 고민하고 탐구한다. <거울 내장: 환유쇼>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이면과 한국 남성의 ‘터’를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거울 내장: 환유쇼> 박경근作 

▲<거울 내장: 환유쇼> 박경근作 ⓒ윤지연

 

예외 없이 일률적인 동작, 총의 형상을 한 기계들은 단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규칙적인 동작으로 공간을 압도한다. 기계의 움직임에 따라 이미지들이 즉각적으로 떠오르고, 그 이미지들에 따라 공간을 비추는 빛이 아주 밝게, 때로는 매우 제한적으로 조절된다. 알 수 없는 긴장이 몸을 굳게 할 즈음, 관객은 자연스럽게 ‘군대'라는 공간을 떠올리게 된다.

 

<거울 내장: 환유쇼> 박경근作 

▲<거울 내장: 환유쇼> 박경근作 ⓒ윤지연

 

작가는 작품 속에 로봇과 군인을 병치함으로써 기계와 인간 사이의 기묘하고 위험한 관계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렇게 기계화된 인간 군상 속에서 느끼는 고립감, 어쩌면 관객이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질감을 통해 집단 속에서 소외된 한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다.

 

“박경근 작가의 작품 <거울 내장 : 환유쇼>는 하루에 4회 작동됩니다.

10:30-11:00/ 12:30-13:00/ 14:30-15:00/ 16:30-17:00 *수, 토요일 1회 추가 작동 18:30-19:00”

 

무너진 세상 속,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 송상희

 

송상희는 권력, 폭력, 전쟁 등 지배적인 것들로부터 ‘살아남은’ 것들의 이야기를 작품 속에 풀어낸다. 세상에서 자신의 몫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 이름이 없는 사람들, 폐허 속에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가 송상희 작품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송상희作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송상희作 ⓒ윤지연

 

그녀의 이번 신작은 ‘아기장수 우투리’의 비극적인 영웅설화를 배경으로 한다. 우투리는 신이한 모습으로 태어나 시대를 구원할 운명을 타고났으나, 통치자의 두려움과 부모의 배신 속에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 이후, 우투리는 대중들의 염원 속에서 죽음과 재탄생을 반복하고 변형하며 그 존재를 확대해나간다.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송상희作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송상희作 ⓒ윤지연

 

송상희는 이 과거의 서사 위에 사회의 기형을 만들어낸 집단주의 속 학살, 대기근, 원전사고까지 현대의 비극적인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그렇게 파괴된 공간 위에 새롭게 피어나는 생명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오랜 땅 위에서 사는 누군가가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의 아픔들, 송상희는 그 기억과 현대를 이어주는 것이 ‘연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스며있는 기억들

 

실험성과 참신함을 뽐내는 작품들은 다채롭지만 또 예외적인 모습들로 전시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어둠을 산책하고 절망 속 편안함을 마주하며 군상 사이의 개인을 조명하고 파멸 속 생명을 찾아내는 것과 같이 낯설지 않은 작가의 메시지들은 관객의 발을 멈춰 세운다.

 

작가의 인터뷰를 감상하는 관람객들의 모습 

▲작가의 인터뷰를 감상하는 관람객들의 모습 ⓒ윤지연

 

각자의 경험을 곱씹거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전시관을 거닐어보자. 어색하지만 낯설지 않은, 예술의 그리고 우리의 기억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직 선정되지 않은 올해의 작가를 예측해보며 작품을 감상하는 또 다른 즐거움 역시 추천하고 싶다.

 

전시일정 :

2017. 9. 13. - 2018. 2. 18.

전시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1, 2 전시실

관람요금 :

서울관 통합관람권: 4,000원

대학생 및 만 24세 이하 또는 만 65세 이상 무료

수, 토 야간개장 시(오후 6시~9시) 무료관람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감상 프로그램 <맥>

시간: 오후 12:00

장소: 1층 1전시실 앞

 

 

MMCA 전시를 말하다: 작가를 만나다

일시:

작가, 박경근의 퍼포먼스 2017. 11. 9(목) 오후 3시 ~ 4시 30분

작가, 송상희의 퍼포먼스 2017. 11. 30(목) 오후 3시 ~ 4시 30분

장소: 서울관 1, 2 전시실 내부

 

윤지연 서울여자대학교/국어국문학과 jiyeon90iye@naver.com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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