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라고 세계에 외치다. 서경덕 교수
게시일
2014.06.09.
조회수
4527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3)
담당자
신소영

‘안녕하세요’라고 세계에 외치다. 서경덕 교수

ⓒ박진영

 

전 세계가 집중하는 뉴욕 타임스퀘어에 비빔밥 광고를 내면서, 한식문화를 세계인에게 알린 사람. 세계 지도에서 잘못 표시되어 있는 동해에 대한 부분을 정정하고자 광고를 활용한 사람.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홍보하고 있는 사람. 바로 서경덕 교수다.

그는 언제나 기발하고, 색다른 방법으로 한국을 홍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의 전통 민요 아리랑을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를 직접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

 

서경덕 교수

▲ 서경덕 교수  ⓒ서경덕


Q. 한국 자체를 홍보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잖아요. 언제부터 이와 관련한 일을 하시게 되었나요?

A. 올해로 딱 20년이 됐어요. 사실 한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식에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 ‘한국은 세계 경제 11위인 대국이다.’라고 배웠어요. 그래서 어디 나가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알아봐 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처음에는 ‘한국을 알리기 위해 작은 일부터 해보자’라는 생각이었어요. 당시 아르바이트를 통해 처음 번 돈을 가지고, 서울 남대문 시장에 가서 태극기 배지를 100개 샀어요. 그리고 외국으로 배낭여행 갈 때마다 만나는 외국인들에게 그 태극기 배지를 달아줬어요. 그 작은 행동이 제 인생을 이렇게 바꾸게 될 줄은 정말 몰랐죠.


Q. 한국홍보전문가로 일하시면서, 가장 행복했던 적은 언제였나요?

A. ‘어떤 프로젝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2005년, 뉴욕 타임스에 첫 독도 광고를 실었을 때에요. 새벽에 나가 가판대의 신문을 펼쳤을 때, 그때 그 기분은 정말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일단 걱정이 되는 거예요. 이게 국가 현안과 관련된 문제인데 혹시나 ’오타라도 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들 때문에요. 그런데 신문을 탁 펼치는 순간, 고생했던 기억들이 막 지나가면서, 그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것은 처음으로 뉴욕현대미술관에 한국어 서비스가 도입된 날이에요. 티켓 박스 앞에 가니, 한국어 안내책자가 꽂혀 있는 거예요. 또 티켓박스 뒤에 큰 스크린이 있는데, 예전에는 영어와 중국어뿐이었어요. 그런데 눈앞에 한국어로 ’환영합니다‘라는 글이 지나가는 거예요. 이런 것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하게 되는 거죠.

 

(왼쪽부터) 서경덕 교수의 첫 독도광고 / 뉴욕 현대미술관에 비치된 한국어 안내서

▲ (왼쪽부터) 서경덕 교수의 첫 독도광고/ 뉴욕 현대미술관에 비치된 한국어 안내서 ⓒ서경덕


Q. 최근에 진행하고 계신 프로젝트가 궁금합니다.

A. 조만간 스킨스쿠버가 가능한 대학생들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8월 달에 독도에 가서, 바다 속 오물들을 청소하려고 합니다. 직접 독도를 경험해보는 것과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굉장히 다르거든요. 그리고 독도가 우리나라 땅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독도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거죠. 5월 말 정도에 공고를 내서 대학생들을 선발한 뒤, 8월 초에 독도로 갈 예정입니다.


 

 우리의 소중한 유산, ‘아리랑’, ‘한글’

 

(왼쪽부터)실제 월스트리트 광고 지면에 실린 Basic Korean 아리랑 / Basic Korean 이미지 ‘안녕하세요’ / Basic Korean 이미지들

▲ (왼쪽부터)실제 월스트리트 광고 지면에 실린 Basic Korean ‘아리랑'

/Basic Korean 이미지 ‘안녕하세요’ / Basic Korean 이미지들 ⓒ서경덕


Q. 2011년, 한글 홍보의 일환으로 월스트리트 저널 광고 지면에 ‘Basic Korean'이라는 콘셉트로 광고를 진행하셨잖아요. 광고를 내게 된 과정과 그 효과 등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A.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경제지 중 하나에요. 1면에 광고를 낼 수 있는 공간이 지정되어 있는데, 거기는 글로벌 기업이 아닌 이상 광고지면 할애가 거의 안 되는 곳이에요. 제가 사실 그 이전부터 월스트리트 저널에 여러 차례 광고를 냈어요. 그때 마침 1면에 한글광고를 내고 싶다고 하니까, 하루 이틀 고민하더니, 결국 내 주더라고요. 당시 개인이 월스트리트 저널 1면에 광고를 낸 것은 월스트리트 저널 역사상 처음이었어요. 그렇게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하다 보니 큰 이슈가 되었던 거죠. 그 후 제 이메일을 통해, 외국인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았어요. 가령 한국 친구들을 만나면 이 말을 꼭 해보겠다는 식으로요. 그리고 BASIC KOREAN 시리즈를 활용해 조만간 한글 아트북을 만들 생각이에요. 전 세계의 남녀노소 누구나 ‘한글은 정말 예쁘다. 아름답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최근 기부 플랫폼 회사 위제너레이션과 함께 아리랑 뮤직비디오 제작에 참여하셨잖아요. 제가 이것과 관련해서 아리랑 홍보 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결과적으로 캠페인이 성공적으로 끝나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마음이 큰데,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A. 당연히 비용이 많이 걷혔다면 좋았겠지만 처음에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잘 안 됐을 경우를 생각하고 시작해요. 함께했던 김태원 씨, 하우스룰즈 모두 성금이 성공적으로 거두어지지 않더라도, 셋이서 돈을 모아서 해보자고 했기 때문에 시작하게 된 거에요. 그런데 기부 형식으로 뮤직비디오 제작비용을 모으는 캠페인을 시작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었어요. 사실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에 등재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런 부분을 더 알리기 위해 시작한 것이죠. 조만간 뮤직비디오 촬영을 할 계획입니다.


Q. 외국에서의 홍보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우리의 문화와 아리랑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사실 지금까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일을 많이 해왔어요. 그러면서 한편으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우리의 문화를 더 많이 알려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해외에 나가서 알리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년에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하자는 캠페인을 펼쳤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 시작한 거예요. 정작 국내에서는 우리의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해외에서만 우리 문화를 알리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우리가 우리의 문화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다른 문화도 존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요. 그런 쪽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Q.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2014년), ‘한글, 아리랑, 태권도’를 3대 문화브랜드로 선정하고 특별 홍보를 추진하기로 했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A. 브랜드를 선정해 알리려고 하는 시도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단순히 정부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더 큰 힘이 발휘되려면 정부, 민간, 기업 등 3자가 잘 짜여서 판이 만들어져야 해요. 그런 부분에서 정부가 조금 더 힘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정부, 민간, 기업, 이 3자가 힘을 합쳐서 일을 한다면 3대 브랜드를 더 잘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세계 속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Q. 앞으로 한국 홍보와 관련해서 하시고 싶은 프로젝트는 어떤 것인가요?

A.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 진행하는 동시에, 올해는 한복을 조금 더 홍보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해외의 많은 사람들이 일본의 기모노는 어느 정도 알잖아요. 그런데 한복에 대해서는 많이 모르고, 홍보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에요. 물론 한글, 한식과 관련된 프로젝트는 계속 할 것이고, 이와 함께 한복 관련 광고 시리즈를 제작해볼 생각입니다.


Q. 10년 후 한국이 세계인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인식되어 있을까요?

A. 10년이 아니라 몇 년 후 거의 경제 대국 5위권 안에는 들어갈 것 같아요. 그런데 경제적인 수치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10년 후면 제가 하고 있는 일도 30년이 되네요. 그때는 한국 문화를 전파한다는 것을 넘어서, 세계인들이 함께 한국 문화를 즐기게 되는 그런 날이 오기를 희망해요. 단지 알기만 하는 것과 즐길 줄 아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거든요.


 

서경덕 교수에게는 한국 홍보 활동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 바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예쁘게 포장한 겉치레만 중요시 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한국의 모습을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수님의 이런 신념이 세계인을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의 원천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서경덕 교수는 멕시코시티 어느 바에서 클럽 버전 아리랑을 들으며 즐기는 사람들과 만나는 날을 상상해본다고 했다. 그의 상상대로 세계인들과 함께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박진영 대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방송영상학과 jinyoung1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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