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63세, 유치원 갈 준비를 합니다.”
게시일
2014.04.29.
조회수
5617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3)
담당자
신소영

 “내 나이 63세, 유치원 갈 준비를 합니다.”

 

“하나 물어볼게요. 도서관에서 아동도서대여 순위 중, 우리나라 동화는 몇 위일까요?”

“음……, 한 15위 정도되지 않을까요?

“30위 안에서 7권, 15위 안에서는 딱 1권 있었어요. 나머진 다 외국 동화에요.”

어휴, 외국 동화가 인기가 참 많네요.

“제가 오래간만에 우리나라 동화를 읽어봤어요. 가정일 분담, 가까운 것에 대한 감사, 엄마에 대한 배려 등 참 좋은 이야기가 많아요.”

 

 

동네 도서관에서 아이들 동화책 대여 순위를 보고 한숨을 쉰 김성희 할머니. 우리나라 동화책보다 세계명작동화 같은 외국 동화책 대여가 더 많은 것을 본 뒤였습니다. ‘우리 것을 읽어야 우리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야기할머니를 지원하신 김성희 할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이야기 할머니‘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선발·진행하는 사업으로, 일정교육을 마치고 손자세대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우리나라의 무릎교육이라고 하죠? 할머니에게 듣는 옛 교훈 이야기부터 여러 가지 우리나라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들을 말합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대전에 사는 63세 할머니 김성희 입니다. 이화여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중·고등학교에서 7년간 교사로 일했습니다. 이후, 책 대여점을 12년 운영하고, 프랜차이즈 서점의 점장을 맡았지요.

2009년에 시작한 블로그가 있는데, 작년까지 다음 우수 블로거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2010년에는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에서 교육 분야 1위와 시사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Q. 50대에 컴맹으로 블로그를 시작해서 5년 안에 파워블로거가 된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에 새로운 도전을 하시는 것 같아요. 이야기 할머니에 지원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지요. 첫째, 제 노년 계획은 좋은 할머니가 되는 겁니다.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께서 일찍 돌아가셨고, 새 어머니는 평생 아프셨어요. 우리 아이들은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었답니다. 저는 앞으로 만날 손주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나무아래 앉아 계시는 김성희 할머니

어린 아이들에게 좋은 할머니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본인제공

 

두 번째로 저는 40대에 12년 책대여점을 운영했어요. 수많은 어린 아이들이 책방을 이용해줘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 있었답니다. 그 때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법으로요.

 

Q. 막 면접을 마치셨는데, 결과가 어떨 것 같으세요?

글쎄…… 결과가 나와야 알겠어요. 전국적으로 750명의 이야기 할머니를 모집하는데 5,000명 가까이 지원했답니다. 6.6대 1의 높은 경쟁률이죠. 충청도에서만 481명의 할머니들이 면접을 봤습니다.

 

 

제6기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선발 면접, 일자:2014년 4월 10일(목)~12일(토), 장소:예람 인재교육센터 4층|한국국학진흥원,문화체육관광부

지난 12일, 이야기 할머니 면접을 마친 김성희 할머니 ⓒ본인제공

 

 

Q. 이번 지원에서 떨어져도 내년에 다시 지원하겠다고 하셨어요. 그 이유는 뭔가요? 김성희 할머니께서 생각하시는 이야기 할머니의 가치를 듣고 싶어요.

이야기 할머니에 합격해 활동을 해보고 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 하려고 할 정도로 ‘이야기 할머니’의 역할에 만족한다고 들었어요. 솔직히 이번에 제가 부족한 점은 아직 손주가 없어서 동화책을 많이 읽어준 적이 없다는 거예요. 만약 이번에 합격을 못하면 대전 시민대학에서 구연동화 과정을 수강한 후, 내년에 다시 도전 할 생각입니다.

이야기 할머니의 가치는 많겠지만, 압축하면 두 가지요. 첫째, 요즘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어릴 때부터 게임에 중독되기 쉬운 환경이죠. 아이들이 이야기 할머니에게 동화를 듣고 종이 책을 좋아하게 해주는 겁니다.

두 번째, 제가 많은 책을 읽고 긍정적인 사람이 됐듯이, 어린이들도 이야기 할머니에게 좋은 이야기를 듣고 성장해서, 착하고 마음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해주는 겁니다.

 

Q. 앞으로 이야기 할머니처럼 어르신들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활동이 있으시다면?

은퇴한 시니어들의 경험과 지혜를 이용해 여러 방면에서 봉사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여러 전문직과 기술직 퇴직자들을 중·고등학교에 진로 상담 교사로 봉사하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학생들이 되고 싶은 직업의 은퇴자들에게 조언을 들으면, 인생 설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성희 할머니 부부

▲ 세월이 지나도 한결 같이 아이들을 위한 삶을 사시는 김성희 할머니를 응원합니다. ⓒ본인제공

 

 

“내게 제일 소중한 선물이 될 손주들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좋은 할머니가 되고 싶습니다.”

 

김성희 할머니 첫 번째로 면접을 치르시고 나오셨는데, 면접장에 계신 할머니들의 표정이 모두 평안하고 아름다다고 합니다.

“봉사하러 온 거잖아요? 마음부터가 다른 거예요. 이미.”

 

 할머니 일러스트

▲ 우리나라 문화를 전하는 이야기할머니들. 나이 많은 손주도 응원합니다! ⓒ황래영

 

 

기자는 잠시 7살 때의 기억을 떠올려봤습니다. 당신의 무릎 위에 누운 손자를 평안히 바라보시며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하고, 옛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할머니. 세월의 고단함을 담은 아름다운 손으로 손자의 머리를 쓰다듬고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할머니의 온기를 지금도 기억합니다.

손주들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전국의 수많은 이야기 할머니들과 모든 예비 이야기 할머니들을 응원합니다. 할머니가 손주를 사랑하는 그 마음은, 마음에서 마음으로 반드시 전달될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황래영 대학생기자 대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rae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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