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16세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 여자농구 박지수
게시일
2013.10.07.
조회수
7039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2-3704-9044)
담당자
김연주

 

어느 16세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 여자농구 박지수

 

 

한동안 조용하던 ‘여자농구’계가 최근 한 소녀의 등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소녀의 이름은 ‘박지수’. 청솔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이 소녀는 192cm의 큰 키를 가진 여자농구계의 떠오르는 스타다. 최근 ‘U-19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리바운드 부문 1위를 차지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더니, 16세의 어린 나이로 대부분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국가대표 예비엔트리 16인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또 한 번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최연소 여자 농구 국가대표를 꿈꾸며 훈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박지수를 그녀의 모교인 청솔중학교에서 만나보았다.

 

 

소녀, 농구를 접하다.

 

박지수가 처음 농구공을 잡은 것은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한다. 2m의 농구선수 출신 아버지와 1m80cm의 배구선수 출신 어머니를 둔 그녀에게 ‘농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성장과정의 일부에 포함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단은 먼저 그녀에게 농구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 그리고 농구의 매력에 대해 물어 보았다.

 

 

맨 먼저 ‘농구’라는 스포츠와의 첫 만남이 궁금해요. 아버지는 농구선수(그녀의 아버지는 현재 명지대학교 감독이다), 어머니는 배구선수, 그리고 오빠는 농구선수라고 들었어요. ‘스포츠가족’이라 자연스레 농구를 접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네, 가족이 전부 운동선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농구’라는 스포츠를 만났던 것 같아요. 오빠가 먼저 농구를 시작했어요.(그녀의 오빠는 현재 명지고등학교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 오빠가 농구하는 모습을 보니까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농구를 하게 되었죠. 제가 어렸을 때 살이 좀 쪄서 부모님께서는 살을 빼게 할 목적으로 운동을 권유하셨다고 해요. 그렇게 시작한 농구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했던 아버지는 농구선수, 어머니는 배구선수이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배구가 아닌 농구를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엄마가 느끼기에는 배구가 농구보다 훨씬 힘들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딸에게 더 힘든 운동을 시키고 싶진 않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가 배구 말고 농구를 하라고 하셨죠. 사실 농구를 배우면서 배구도 2주정도 했었는데 저는 농구가 더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을 선택했죠.

 

그렇군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버지가 농구 감독이셔서 좋은 점이 많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반대로 안 좋은 점도 많을 것 같고요.

맞아요, 좋은 점도 안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일단 좋은 점은 ‘주목’을 더 받는다는 거예요. 솔직히 제가 일반 학생이었다면 이 정도로 주목을 받지는 못했겠죠. 그리고 감사한 점은 큰 키라는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셨다는 거?(웃음) 농구는 키가 정말 중요한데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좋은 유전자를 물려주셔서 농구를 잘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반대로 안 좋은 점이라면 ‘부담감’이 커진다는 거였죠.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초등학교 때는 정신적으로 부담감이 좀 많았어요. 아버지가 유명한 선수이니 그 딸도 잘하겠지라는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부담스러웠었죠.

 

아버지가 농구 감독이니까 농구를 알려주고 그런 점도 좋지 않으세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아버지는 저와 일절 농구 이야기를 하지 않으세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아버지에게 농구 기술에 대해 배운다거나 그래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소녀, 세계를 경험하다.

 

박지수의 성장세는 뛰어났다. 본인 스스로는 유명한 아버지 덕에 주목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고 하지만 이는 겸손한 발언이다. 농구선수 박지수는 그녀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며 한국을 놀라게 했다. 그렇기에 그녀에게는 더 넓은 ‘세계무대’가 필요했고, 그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중학교 2학년, 15살의 나이로 처음 밟은 세계무대. 어린 소녀가 경험한 ‘세계 농구’는 어떤 느낌이었을지 물어 보았다.

 

 

농구선수 박지수

 

▲박지수 선수 ⓒFIBA U-19 공식 홈페이지

 

 

박지수 선수가 지금 중학교 3학년, 그러니까 16살이잖아요. 그런데도 벌써 많은 국제대회 경험이 있어요. 몇 번의 국제대회를 통해 느낀 점이 있다면?

경험이 많진 않지만 또래에 비해서는 많은 편이죠. 작년에 처음으로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돼서 ‘U-17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나갈 기회를 얻었어요. 처음 나갔을 때는 궁금하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무대 위로 뛰어들었는데 실력이 많이 부족했죠. 모든 면에서요. 하지만 몇 번의 대회를 거치면서 조금씩 대등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어요. 물론 외국 선수들에 비해 힘에서 많이 밀렸고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작년보다 키가 많이 커서 리바운드도 대등하게 된 것 같아요. (박지수는 이번 ‘U-19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6경기를 뛰며 평균 리바운드 13.2개를 잡아내며 많은 선수들을 물리치고 리바운드 부문 1위에 올랐다) 점점 국제대회를 거치면서 적응을 하게 되는 것 같고 실력도 느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그럼 혹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세계무대를 꼽아주실 수 있을까요?

국제대회는 매 경기가 기억에 남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경기는 작년에 미국과의 경기에요. 전세계적으로 농구하면 미국이잖아요. 그래서 농구의 최강자, 미국과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어요. 미국 선수들이 고공으로 빠르게 공격을 해서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여자 선수들이었지만 남자 선수들 같았다고 해야 하나? 정말 잘하더라고요. 물론 경기는 패배였지만 신기하고 기억에 남을 경기였어요.

 

작년에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발탁되셨죠.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되었을 때의 기분을 말씀해주신다면.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청솔중학교로 전학을 왔어요. 1학년 때는 징계 때문에 시합을 못 뛰었고 2학년 소년체전 때 처음으로 공식적인 대회에 출전했어요. 그런데 체전 이후에 바로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탈된 거예요. 그래서 정말 놀랐죠. 한 경기만 보고 국가대표로 뽑히다니. 이게 진짠지 가짠지 헷갈리기도 하고. 그냥 실감이 안 났던 것 같아요. 하지만 기분은 정말 좋았어요.

 

그렇게 대표팀 생활을 시작하게 되셨는데, 항상 막내이셨죠? 물론 실력이 뛰어나서 들어왔지만 어리다는 것 때문에 대표팀 생활에서 불편한 점이 좀 있었을 것 같은데.

막내니까... 시키는 일은 다 해야 하잖아요.(웃음) 운동만으로도 정말 힘든데 운동 외적으로도 매우 힘들었어요. 훈련 시작 전에 코트도 다 그려 놔야 하고, 훈련 후에도 잔일들이 꽤나 많거든요. 그렇지만 뭐 어쩌겠어요. 견뎌내야죠.(웃음)

 

 

 

소녀, 스스로를 말하다

 

16세 소녀는 어리고 순수하다. 그리고 겸손하다. 박지수는 그녀 스스로를 말함에 있어 겸손했다. 잘 하는 점을 말할 땐 부끄러워했고 부족한 점을 말할 땐 말이 많아졌다. 이토록 겸손한 그녀에게 스스로에 대해 묻는 몇 가지 질문을 해보았다.

 

박지수 선수

 

▲그녀의 밝은 웃음 속에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담겨져 있는 것 같았다. ⓒ황혜란

 

혹시 박지수 선수도 슬럼프를 겪어보신 적이 있나요? 혹시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해요.

중학교 1학년 때가 슬럼프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뭘 해도 안 될 때가 있었어요. 공격도 잘 안 되고 슛도 잘 못 쏘고. 그래서 그때 혼나기도 많이 혼났죠. ‘아, 나는 안 되는 건가?’라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자신감이 문제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부터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그랬더니 극복이 되더라고요.

 

슬럼프를 극복해서 지금 이렇게 훌륭한 선수가 된 것 같네요. 그럼 박지수 선수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말씀해주신다면.

저는 제 장점이 뭔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일단 키?(웃음) 농구는 신장으로 하는 스포츠잖아요. 그래서 키가 크다는 점이 저의 큰 장점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조금 유연하대요. 그래서 유연성을 이용한 공격 같은 것을 좀 잘하는 것 같아요. 단점은 참 많아요. 자세가 높고 미들슛도 좀 보완해야 할 것 같아요. 아직 경기를 할 때 놓치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이번에 대표팀 훈련 가서 많이 보완해와야죠.

 

박지수 선수의 평소 성격이 궁금해지네요. 승부욕 같은 게 조금 있으신 편인지 궁금해요.

제가 지는 것을 정말 싫어해요. 그래서 승부욕이 정말 세다고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성격은 처음에는 낯을 가리는 편인데 친해지면 활발해요. 아무래도 제가 집안에서도 막내고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도 막내로 많이 살아왔기 때문에 언니들한테 애교를 좀 잘 부리는 것 같아요.(웃음)

 

애교 많을 것 같은 게 표정에서부터 보여요. 이제 센터라는 포지션에 대해 좀 여쭤볼게요. 박지수 선수가 담당하고 있는 센터는 어떤 포지션이고 센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가장 중요한가요?

센터 포지션은 골 밑에 위치하는 포지션이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팀 내에서 득점이 가장 많이 나오는 포지션이죠. 많이들 아시는 선수로는 KGC의 오세근 선수나 WNBA에서는 캔디스 파커라는 선수가 있어요.

 

한 인터뷰에서 농구 인생에서의 롤모델로 오세근 선수를 선택한 걸 봤어요. 지금 롤모델은 누구인지 궁금해요.

네. 항상 인터뷰 때마다 오세근 선수를 롤모델로 꼽았었어요. 근데 지난 시즌에 부상이셔서 최근에는 캔디스 파커를 제 롤모델로 꼽아요. 키가 193cm로 저랑 비슷하신데(박지수 선수의 신장은 192cm이다.) 3점 슛도 좋고, 드리블 능력도 좋고, 골밑 언더슛도 다 좋아요. 스피드도 굉장하시고. 그래서 유튜브로 많이 보면서 항상 배우고 있습니다.

 

 

 

소녀, 꿈을 꾸다.

 

인터뷰 막바지가 되자 자연스레 그녀의 꿈이 궁금해졌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이 소녀가 꾸는 꿈은 무엇일까? 최근 박지수 선수는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예비엔트리에 뽑혀 8월 29일부터 합숙훈련에 돌입했다. 만약 한 달 후 최종 엔트리에 ‘박지수’라는 이름이 보이게 된다면 그녀는 ‘최연소 여자 농구 국가대표’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타이틀도 그녀가 꾼 꿈의 일부였을까? 그 이후에는 어떤 미래가 박지수 선수를 기다리고 있을까?

 

최근 한국 농구가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것 같아요. 남자농구도 16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고 여자농구에서는 박지수 선수를 비롯해서 다양한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고. 하지만 여자농구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잖아요. 앞으로 여자농구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평가받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일단 좋은 성적을 내야 관심이 따라오겠죠. 저희가 세계무대에 나가서 잘해야죠. 일단 저희가 잘해야 하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남자농구도 실력으로 보여주니 관심이 따라왔잖아요. 남자농구 못지않게 잘해서 국민들에게 ‘여자농구도 열심히 하고 잘하는 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재밌게, 열심히 훈련을 할 겁니다.

 

좋은 말씀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박지수 선수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죠. 최근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예비엔트리 16명 중 한 명으로 뽑히셨어요. 이제 며칠 후면 합숙훈련에 들어가시는데,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인터뷰가 진행된 다음 날 박지수는 합숙훈련에 들어갔으며 현재 훈련 진행 중이다.)

합숙훈련은 굉장히 힘들어요. 운동하고 밥 먹고 잠깐 쉬고 또 운동하고... 한 달 동안 이것을 계속 반복하죠. 그래도 좋은 기회이니 만큼 잘 견딜 거고요. 청소년 국가대표 때와는 다르게 저보다 나이가 10살 이상 차이나는 언니들이랑 함께 훈련을 하게 되는데요. 기죽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보여주면서 잘해내고 싶어요. 최종엔트리에는 못 들더라도 제 것은 다 보여주고 싶어요. 그리고 언니들에게 노련미 같은 것들도 많이 배우고 싶어요. 배우러 간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오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박지수 선수의 목표가 궁금해요. 어떤 꿈을 가지고 계신가요?

미국으로 가서 미국고교리그로 진출하고 싶어요. 최종 꿈은 WNBA입니다. 다행히 U-19 대회를 통해 미국 농구 관계자들이 저에게 관심을 가지셨다고 하더라고요. 좋은 징조인 것 같아요. 하루 빨리 농구 실력도, 그리고 영어 실력도 키워서 WNBA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꿈입니다.

 

 

아직 하고 싶은 것도, 하기 싫은 것도 많을 나이인 16세 농구소녀, 박지수. 어린 소녀가 겪기엔 너무나 엄청나고 힘든 일들이 그녀 앞에 펼쳐졌지만 그녀는 이 모든 일들을 모두 이겨내고 있다. 이것이 몇 년 뒤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한국을 넘어 세계를 놀라게 할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문화체육관광부 황혜란 대학생기자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riri0222@naver.com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어느 16세 소녀의 특별한 이야기, 여자농구 박지수"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 방문통계

통계보기

전체댓글(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