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도 아름답다, ‘이웃종교 스테이’에서 만난 다름의 가치
게시일
2013.07.23.
조회수
5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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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김연주

 

 

다름도 아름답다, ‘이웃종교 스테이’에서 만난 다름의 가치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종교는 알려진 것만 약 50여개, 그 안에서 다시 500여 종파로 분류될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나와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하는 삶의 질서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고 한국종교인평화회의 KCRP가 주관하는 <이웃종교 스테이>는 나의 종교와 다른 종교를 체험함으로써, ‘다름’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는 것을 목표로 지난 해 처음 진행되어 올해로 2회 째를 맞이한다.

 

 

 

 

KCRP

 

 

KCRP(Korea Conference of Religions for Peace)

 

 

1986년 창립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7대 종단(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유교,천도교,민족종교)의 협의체로서 종교간 대화와 종교간 협력 활동에서 실질적인 구심체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청주향교

▲유교 스테이가 진행된 유형문화재 제39호 충북 청주향교 Ⓒ문향진

   

 

 

 

 

이웃종교 스테이,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

 

 

 

2010년 유엔 총회 결의문에서 제정된 세계종교화합주간(World Interfaith Harmony Week)은 나의 종교만이 최고가 아니라 다른 종교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권장하는 주간이다. 2011년부터 매년2월 첫째주로 지정된 이 주간은 전세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지만 ‘이웃종교 스테이’는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진행이 된다. KCRP가 유엔이 인정한 종교화합의 가치에 동의하면서 한국에서는 어떻게 이 가치를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된 독보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이웃종교 스테이’이다.

 

 

 

[KCRP 김태성 사무차장 인터뷰]

 

“종교가 막연히 어렵게 느껴지거나 종교가 없는 사람도 좋아요. 종교를 바깥에서만 보던 사람들이 안에서 볼 때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내가 믿고 있는 신앙 안에서의 종교가 아닌 다른 것을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KCRP 김태성 사무차장님

▲ KCRP 김태성 사무차장님 Ⓒ문향진

 

 

Q. UN의 세계종교화합주간을 한국에서는 프로그램으로 구체화했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A. KCRP는 정부와 협력해가며 여러 가지 종교간 대화 프로젝트를 운영해왔어요.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들이 겉도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세미나도 열고 (서로의 종교를)방문도 하지만 그것이 깊은 이해까지 도달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왜냐면 그 프로그램들은 포커스가 종교 지도자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나 청년들에게는 종교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약했습니다. 지금 상층부 지도부의 대화나 관계는 좋아요. 우리가 고민했던 것은 기저로 들어가서는 그런 풀뿌리 운동들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에 있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풀뿌리에서부터 종교간 대화운동을 움직일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것을 사회 전반에 운동으로 돌릴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마침 UN이 ‘세계종교화합주간‘을 정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이웃종교스테이의 모티브가 되었죠. 사회 국민들 전체가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를 느끼면서 시작하게 된 것이에요.

 

 

Q. 상층부를 중심으로 운동이 전개되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A. 종교 갈등은 종교지도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실은 밑에서부터 존재한 정서적인 갈등이 어떤 계기로 인해 폭발이 됩니다. 그러니까 만약 위에서도 다툼이 있다고 해도 기저에서 다른 종교를 이웃으로 이해하려는 인식이 있다면 갈등은 줄어들 것이에요. 그런데 밑에서부터 서로 다른 종교인을 미워하고 절대 같이 할 수 없는 종교라고 한다면, 그 갈등이 어느 발화점에서 폭발하면 겉잡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상층부에서 서로의 종교를 바라보는 우호적인 시각도 중요하지만 밑에서부터의 정서적인 수용성, 포용성을 갖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종교간 갈등에 제일 중요한 포커스는 그 종교를 믿고 있고 그 종교에 귀의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종교에 배타적이지 않고 서로 수용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느냐, 이것이 종교간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왜 종교인들은 이웃종교를 이해하고 인정해야만 할까요?

A. 현재 지구촌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갈등이나 분쟁에는 종교 갈등 문제가 얽혀있어요. 그래서 인류 평화를 위해서는 종교인들이 서로 대화하고 협력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세계종교화합주간을 제정한 것은, UN도 그것을 인정한 것이죠. 다종교 사회인 한국도 실은 여러 가지 큰 분쟁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어요. 눈에 보이는 종교 충돌이 없어서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잠재된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유지가 되어 온 것입니다. 종교 갈등은 일단 발생이 되면, 참혹하고 잔인하고 장기전이기 때문에 종교인조차도 갈등을 해소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요. 그렇기에 한국에서도 그런 갈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정부와 종교가 힘을 모아 같이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Q. 종교에 한정하지 않고 문화적으로 확대해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다름’에 대한 문화기반이 약한데요.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내가 가진 가치를 절대가치로 보기 때문에 다름을 틀리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인정해야 나도 다른 그대로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들에 대해 불편함을 못 느끼는데, 그들은 우리를 불편하게 생각합니다. 왜냐면 한국 사람들은 굉장히 자기 동질성이 강하고 배타적이기 때문이죠. 하나의 그룹이 자기의 동질성을 인식하고 결속력이 강해질 때, 다른 그룹에 대한 수용성은 약해집니다. 한국인의 그런 특성들이 있어서 이민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유난히 힘들어 하는데요. 그러한 것들이 실은 하나의 응집력을 발휘하는 강점이 있지만, 다른 문화나 그룹 가치를 수용하는 것에는 배타적이 되지요. 한민족의 장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종교도 마찬가지로 내가 믿고 있는 신앙 안에서는 하나의 동질성을 가지지만 다른 종교에 대해선 배타적이죠. 그런 것을 깨지 않으면 종교간 화해나 대화는 이루어질 수 없어서 서로 다가가기 위해 그런 것들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Q. 이웃종교 스테이를 통해서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요?

A. 작년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보니까 사람들이 어떤 순간에서는 그런 감상을 얘기해요. 불교의 깊은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개신교 스테이에서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갖고 있는 불교의 정수를 그 종교에서 발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주 깊이 들어가면 묘한 종교적 만남이 있는데, 표면적 대화로는 만남이 이루어질 수 없어요. 내가 신앙하는 종교의 핵심이 만나질 때, 저 종교에도 내가 신봉하는 어떤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종교에 대한 존중성을 갖게 되는데, 이 프로그램에서 그것을 봅니다. 기존의 가졌던 이웃종교에 대한 시니컬한 이해를 현장의 체험을 통해서, 그 종교가 가진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읽고 감동을 느끼는 것이죠. 그 때 나와 다른 종교는 더 이상 문제 중심의 종교가 아닌 내가 믿고 있는 종교와 하나의 정수로 만날 수 있는, 존중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되는데. 그것이 이 스테이가 가진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차장님은 원불교의 신앙을 가지고 있는데요. 유교 스테이를 체험하시면서 불편한 부분은 없으셨는지. 있으셨다면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A. 유교는 시작이 된지 오래된 종교라서 과거에 전통을 잘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원불교는 최근에 생긴 종교라서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점이 많은데 가장 큰 유사점은 예절이에요. 원불교에서도 인간이 지녀야 하는 보편적인 윤리를 강조해요. 종교적인 깨달음과 구원 해탈을 현실에서는 예를 갖추어서 나타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내적인 성숙을 가진 만큼 내가 지켜야하는 인간의 도리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유교도 안다는 것과 지혜로운 것이 철저히 예를 통해서 나타나요. 종교가 다르면 차이를 당연히 느낄 것이라 생각하는데, 사실 놀라운 것은 같음을 발견할 때에요. 그때 감동을 느낍니다. 내 종교만이 전부라고 하는 벽을 쌓지 않는 한, 모든 종교가 실은 근본에서 만날 수 있는 체험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생각해요. 모든 종교가 가진 정신적인 가치는 인류사회에서 다같이 존중받을 만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함께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유교 스테이, 문화로 배우는 유교

▲ Ⓒ문향진

 

 

 

 

유교 스테이, 문화로 배우는 유교

 

2013년 이웃종교 스테이의 첫 시작은 유교스테이다. 청주향교에서 진행된 유교스테이는 2박3일의 일정으로 약 30명의 남녀노소 신청자들이 함께 했다. 유교의 기본을 이해할 수 있는 강연과 문화체험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유교에 대한 공부보다는 직접 그 종교의 문화를 경험해봄으로써 이해를 도모하는 일정이다.

 

 

 

 

유학에 대한 강연을 준비해주신 최영갑 선생님(유교문화 연구원)

▲유학에 대한 강연을 준비해주신 최영갑 선생님(유교문화 연구원) Ⓒ문향진

 

 

 

‧ 유교의 이해

유학(儒學)의 유는 선비 유자이다. 儒(유)를 구성하는 한자는 사람 人(인)과 필요할 需(수)인데, 즉 선비는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선비의 자세중 하나인 수기안인(修己安人)의 수기(修己)는 잘못된 것을 반성하며 나를 도덕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을 말한다. 우리의 몸에는 매일 먼지가 쌓이는데 수기는 이것을 씻어내는 것과 같다. 마음에 때가 끼는 것을 제거하는 것이다. 나를 먼저 깨끗하게 만든 뒤에 옆 사람을 깨끗하게 해주는 것이 과거의 선비들의 역할이었다. 그러므로 유교는 사회를 맑고 아름답게 만드는 선비 유학자들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유교는 관계의 종교다’

 

 

위패

▲대성전 안에는 존경의 마음을 담아 과거 유학자들을 기리기 위한 위패가 모셔져있다. Ⓒ문향진

 

 

 

모든 종교가 가진 이념 사랑, 유교는 사랑을 (인)으로 표현한다. 사람 人(인)에 두 二(이)자가 결합한 글자 인은, 두 사람이 어울려서 만들어가는 관계를 상징한다. 부모님, 이웃, 그리고 동‧식물, 만물에 대한 순서로 사랑을 확장을 해나가며 사랑에도 단계와 차별을 둔다. 먼저 가까운데 있는 사람을 사랑 하고, 그것을 미루어 점차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사랑을 미치라는 것이 유교의 기본 이념이다. 나와 가장 가까운 관계인 부모님에게 효를 강조하는 것은, 사랑은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복종이나 희생이 아니라 호혜적인 섬김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자식을 사랑하는 것에 보답하는 부모님을 향한 자식의 사랑이 바로 孝(효)다.

 

 

 

극기(克己) 내가 가진 욕심을 줄이는 것.

내가 편한 것을 나 혼자 다 하려고 할 때, 주변사람들은 불편해진다. 그것을 줄여가는 것이 극기의 훈련이다. 유교에서는 극기와 예절을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연하게 만든다. 사람들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줄이고 다른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배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잘 유지하는 예의를 훈육하는 것이 극기복례로 유교의 사랑 仁(인)을 실천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충서(忠恕) 충성과 용서.

충은 가운데 中(중)과 마음 心(심)이 모여 만들어진 글자로, 내 진짜 마음이라는 뜻이다. 사람을 대할 때, 일을 할 때 어느 순간에도 진심을 다하라는 것이 충이라면, 서는 타인을 용서하는 마음이다. 다른 사람이 내게 잘못했을 때 화내거나 벌을 주는 대신, 내가 저 사람이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나도 저렇게 하지는 않았을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사람을 사랑하는 애인(愛人)과, 나를 극복하는 극기, 사람을 배려하는 충서. 이것이 유교가 말하는 사랑의 마음이자 실천이다.

 

 

 

어린이 참가자가 많았던 유교 스테이, 어른들은 스스로 자원하며 ‘충서’의 미덕을 보여주셨다.

▲어린이 참가자가 많았던 유교 스테이, 어른들은 스스로 자원하며 ‘충서’의 미덕을 보여주셨다.

Ⓒ문향진

 

 

 

 

‧ 유교의 실전

 

‘선비가 되어보자’

 

 

제례, 다도, 예절교육을 통해 선비가 되어 본 참가자들 모습.

▲제례, 다도, 예절교육을 통해 선비가 되어 본 참가자들 모습. Ⓒ문향진

 

 

 

공자는 때에 적중하는 도를 시중지도(時中之道)라고 했다. 내가 있는 위치에서 가장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때에 알맞게 말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남의 이야기에 끼어들어 방해하는 것도 말해야하는 때와 그렇지 않은 때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 참가자들의 비율이 유난히 높았던 유교 스테이는, 스테이 전체를 아우르는 ‘시중지도’에 대한 공감이 깊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대하는 스스로의 모습과 아이들의 행동에서 ‘때’에 대한 이해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민속놀이, 염색, 우리 가락 배우기. 다양한 문화체험의 현장

▲민속놀이, 염색, 우리 가락 배우기. 다양한 문화체험의 현장 Ⓒ문향진

 

 

 

흔히 알고 있는 유교의 삼강오륜은 잘못된 말이라고 한다. 삼강은 상하의 관계로 사람을 정립해서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나누는 것이다. 이것은 권위자가 자신의 통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으로, 올바른 유교의 윤리 관계가 아니다. 유교는 五倫(오륜)은 있되 三綱(삼강)은 없다는 것이 바른 이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사랑의 관계 父子有親(부자유친), 임금과 신하의 관계 君臣有義(군신유의), 남녀의 역할 夫婦有別(부부유별), 모든 것엔 질서와 차례가 있다는 長幼有序(장유유서), 친구와의 신의를 지키는 朋友有信(붕우유신). 이와 같이 서로가 서로에게 잘해야 한다는 것이 오륜의 이념이자 유교의 윤리이다. 유교 스테이 기간 동안 불편함이 없게 준비해주신 청주향교 내에 숨은 수고들이 있었기에 2박 3일의 유교 스테이에서 참가자들과 강연자들은 서로를 배려할 수 있었다. 모두 자신들의 자리에서 지켜야 할 최선을 다하는 것이 禮(예)라는 것을 이론이 아닌 마음으로 체감하며, 공감했다.

 

 

 

 

다름도 아름답다, 다름을 이해하는 문화

 

 

‘다름이 아름답다’와 ‘다름도 아름답다’라는 문장은 하나의 조사가 다를 뿐이지만 미묘한 의미 차이를 만들어 낸다. 다름이 있어야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전자의 문장이라면, 후자의 문장은 다르거나 다르지 않거나 양쪽 모두 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더 넓은 포용의 의미를 담는다. 그런 점에서 KCRP가 처음 사용한 ‘다름이 아름답다’를 ‘다름도 아름답다’라는 슬로건으로 변경한 것은, 더 넓고 깊게 다름을 이해하고 안으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非禮不動(비례부동):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 공자상의 탁본제작 체험

▲非禮不動(비례부동):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말라, 공자상의 탁본제작 체험 Ⓒ문향진

 

 

 

개신교는 한국의 여러 종교 가운데 다른 종교에 대해 가장 배타적인 종교 중 하나이다. 그것이 개신교인의 양보할 수 없는 신앙적 태도이자 자존감의 근간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랑과 용서’를 조금의 타협도 보이지 않고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많은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도 한다. 유교스테이는 개신교인으로서 어쩌면 가장 불편하고, 날을 세우고 받아들일 수 있는 지점이 많았을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스테이를 경험하고 난 후에 남은 것은 오히려 감사였다. 다른 종교인들을 구별 없이 대하는 KCRP나 청주 향교 내 유교 관계자분들의 친절함과 배려 속에 전해지는 진심은 ‘우리 종교를 믿으세요.’가 아닌 ‘만나서 반갑습니다.’였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반드시 필요한 예의들, 현재에도 변함없이 인정되는 인간 보편의 윤리를 먼 과거에서 이미 발견하고 그것의 실천을 요구했던 유교의 정신은 앞으로도 권장되어야 할 가치이자 미덕으로 존중되기에 충분하다.

 

 

모든 종교는 그 종교만의 교리와 영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 모두로 하여금 인간에 대한 존엄을 되새기고 인간을 향한 애정을 회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다른 모양과 다른 무게, 다른 깊이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을지라도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밉다는 것은 나와 다른 너를 이해하고 싶다는 증거다. 너무 달라서 사랑하기 힘들지만 사랑하고 싶기에 생기는 다른 모양의 열정이 미움이다. ‘나’와 다른 ‘너’의 다름을 인정할 때 우리는 같음으로 나아가기 위한 최초의 합의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모두가 똑같은 색과 재질로 획일화되는 같음이 아니라, 인간이 가진 인간성의 동질이다. ‘너’에게도 내가 가진 인간적인 고민과 역경과 불안이 있음을 확인할 때 그를 향한 사랑과 연민이 생겨난다. 다름을 인정하고 보듬을 수 있는 마음의 지평이 넓어질 때 우리는 낯선 이들의 문화도 차별 없이 환대할 수 있다. 문화는 삶의 곳곳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소수의 문화, 이방인의 문화도 그 나름이 지닌 개성과 가치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확산될 수 있다면, 문화는 특정한 곳에서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고여있지 않고 어디든 자유롭게 흘러 갈 수 있다. 다름이 소중한 이유다.

 

 

 

이웃종교 스테이 일정

 

[이웃종교 스테이 일정]

 

7월 5일~7월 7일 : 유교(청주향교)

7월 12일~7월 14일 : 천도교(의창 수도원)

7월 19일~7월 21일 : 천주교(천호성지)

8월 9일~8월 11일 : 불교(부석사)

8월 16일~8월 18일 : 민족종교(수운교)

8월 23일~8월 25일 : 개신교(강화,서울)

8월 30일~9월 1일 : 원불교(영산성지)

 

대상 : 개인 및 가족(4인까지)

참가비 : 1인당 3만원

문의 : KCRP 사무국 02-736-2250

 

 

 

 

문화체육관광부 문향진 대학생기자 경희대학교 도예학과 hjim@l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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