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달리다, 2013 서울국제마라톤
게시일
2013.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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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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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관(02-3704-9044)
담당자
김연주

 

도심을 달리다, 2013 서울 국제마라톤

 

 

 

“나는 달린다, 고로 존재한다.”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라톤 마니아로도 유명하죠. 달리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데카르트의 말을 변용하여 “나는 달린다, 고로 존재한다.”고 하였습니다. 최근 우먼 레이스, 걷기 대회, 러닝 레이스 등 ‘걷기’와 ‘달리기’가 생활체육으로써 크게 각광받고 있는데요, 피어나는 봄을 한껏 느끼며 서울 도심을 자유롭게 질주한 ‘2013 서울국제마라톤’ 현장에 문화체육관광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게 불었던 3월 17일 일요일 아침 7시. 마라톤을 하기에 최적날씨라 그런지 아침 일찍부터 광화문 광장은 자원봉사자들과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 선수들을 응원하는 가족들과 동료들로 북적였습니다.

 

 

 

 

마라톤 시작 전 마라톤 대회 준비로 활기찬 광화문 광장

▲마라톤 대회 준비로 활기찬 광화문 광장 ⓒ오선민

 

 

Marathon 그리고 42.195km

 

마라톤은 42.195km를 달리는 육상의 최장거리 종목으로 인간 지구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스포츠 종목이죠. 마라톤의 기원은 BC 4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에서 그리스의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Philippides’라는 그리스군 병사가 ‘마라톤(Marathon) 평야’에서 ‘아테네’까지 약 40km나 되는 거리를 달렸는데요. 그는 “우리가 이겼노라”고 아테네 시민들에게 알리고는 그 자리에 쓰러져 숨졌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가 기원이 되어 근대 마라톤이 시작되었습니다.

  

마라톤은 제1회 아테네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는데요, 사실 마라톤 경기는 42.195km가 아니라 개최지의 여건에 따라 40km 전후를 유동적으로 달렸습니다. 오늘 날의 42.195km가 마라톤의 정식 거리로 채택된 것은 1908년 제4회 런던올림픽이라고 합니다.

 

 

 

1년에 단 한 번! 서울 시내를 달릴 수 있는 기회

  

현재 전국적으로 여러 마라톤 대회가 있지만, 서울국제마라톤이 특별한 이유는 유일하게 서울 도심을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마라톤 대회이기 때문입니다. 또 서울국제마라톤은 국내 최초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인증한 마라톤의 최고 등급인 `골드라벨'을 받은 대회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서울국제마라톤은 2007년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대회로 유명하죠.

  

2013 서울국제마라톤 코스

▲2013 서울국제마라톤 코스 ⓒ서울국제마라톤

 

 

 이번 서울국제마라톤은 풀코스(42.195km)마라톤으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작해 남대문, 청계천로, 잠실대교를 지나 잠실올림픽주경기장까지 이어지는 42.195km를 달리는 대회입니다.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유일한 대회인 만큼 많은 선수들이 기대에 찬 표정으로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마라톤 전 준비 운동을 하고 있는 선수들

▲마라톤 전 준비 운동을 하고 있는 선수들 ⓒ오선민

 

 

이번 대회는 엘리트 부문과 마스터스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는데요. 엘리트 부문은 실제 마라톤 선수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마스터스 부문은 일반인 부문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각 지역의 마라톤 동호회를 통해 모인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마라톤을 준비한 선수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mini interview]

  

 

황종석 마라톤참가자

 

◀ 황종석 / 서울국제마라톤 참가자

 

 

Q. 이번 대회를 위하여 그 동안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일주일에 2~3번 정도 20km 씩 연습을 했어요. 특히나 서울국제마라톤의 경우 풀코스라 오랜 기간 꾸준히 준비를 해야지 아니면 우리 나이에는 좀 힘들죠.

 

  

 

Q. 오늘 대회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평소에 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참여했습니다. 서울국제마라톤 출전만 이번으로 다섯 번째 이구요, 다른 마라톤 대회도 20번 이상 출전을 했습니다. 예전에는 완주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제는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오늘 날씨도 상당히 좋고, 뛰기에 아주 적당한 것 같습니다. 4시간 20분을 전후로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조별로 출발하는 참가자들

▲엘리트 부문, 마스터스 부문으로 나뉘어 조별로 출발하는 참가자들 ⓒ오선민

 

 

8시가 되자 대회 사회자 배동성씨의 구호와 함께 한 조, 한 조 힘차게 42.195km의 첫 발을 떼었습니다. 마스터스 부문에만 2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여했다고 하니, 서울국제마라톤의 규모가 짐작이 가시나요?

 

  

 

나를 위하여, 당신을 위하여 달린다! 뷰티풀 레이스

 

 

 

뷰티풀 레이스 스티커, 뷰티풀 레이스를 홍보하는 사람들

▲뷰티풀 레이스 스티커, 뷰티풀 레이스를 홍보하는 사람들 ⓒ오선민

 

 

 

이번 마라톤 대회가 특별한 이유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 중 아름다운 가게가 주최한 “뷰티풀 레이스”는 일종의 기증행사로 마라톤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이 자신의 옷을 소외된 계층에게 기증하는 이벤트였습니다. 의미 있는 행사이기에 경기 시작 전부터 마라토너들은 ‘뷰티풀 레이스 스티커’를 옷에 붙이고 달리는 등 뷰티풀 레이스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mini interview]

  

 

김채희 / 아름다운가게 후원개발팀 간사

 

◀ 김채희 / 아름다운가게 후원개발팀 간사

  

 

Q. ‘뷰티풀 레이스’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름다운 가게는 시민들에게 기증을 받아 판매한 물건의 수익금으로 소외아동과 이웃을 돕는 공익단체입니다. 뷰티풀 레이스는 마라토너들이 체온 유지를 위해 입는 비닐 옷 대신에 기증할 옷을 입고 오셔서 그것을 입고 계시다가 출발하면서 곳곳에 설치된 기증함에 기증을 해주시는 행사인데요. 이 옷들이 아름다운 가게에 판매가 되고, 그것들이 좋은 일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목적으로 현재 아름다운 가게는 마라톤 대회에 7년째 참여 중 입니다. 또한 ‘뷰티풀 레이스’를 모르는 마라토너들에게는 ‘뷰티풀 레이스’를 안내하여 다음 대회에 (안 입는 옷을) 기증할 수 있도록 하여 함께 캠페인을 공유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뷰티플레이스를 참가하는 선수들

▲출발과 동시에 뷰티풀 레이스를 위하여 입고 있는 옷을 기증하고 있는 선수 ⓒ오선민

 

 

 

Q. 오늘 ‘뷰티풀 레이스’ 참여율은 어떤가요?

 

정확히 확인을 해봐야 알 것 같은데, 대략적으로 1000점 이상 될 것 같네요. 더불어 7년 간 ‘뷰티풀 레이스’를 통해 기증된 옷들이 5만 9천여 점으로 거의 6만여 점이나 됩니다. ‘뷰티풀 레이스’에 동참해주신 수많은 마라토너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42.195를 향하여

 

 

 

출발 1시간 여 후 23km 지점(답십리역)에서 선수들의 모습

▲출발 1시간 여 후 23km 지점(답십리역)에서 선수들의 모습 ⓒ오선민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의 주로를 확보하기 위해 통제되었던 서울 시내 곳곳의 도로들이 구간에 따라 점차적으로 풀렸고, 주로 밖에는 안전한 대회 운영을 위하여 교통경찰들과 구급차가 선수들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경기를 보던 지나가는 시민들도 가는 길을 멈추고 열심히 달리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잠실주경기장에 들어오는 선수들

▲잠실주경기장에 들어오는 선수들 ⓒ오선민

 

 

2시간여 지나자 엘리트 부문 선수들부터 하나 둘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완주지점에 가까이 갈수록 사람들의 응원 열기는 커졌고, 주경기장 안에는 영광의 순간을 축하해주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mini interview]

 

 

노명진 마라톤완주자

노명진 / 완주자

 

 

Q. 완주 축하드립니다! 오늘 대회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마라톤 한지 10여년정도 됐는데요, 오늘이 최고의 성적을 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풀코스 마라톤만 100여회 정도 참가했고, 2시간 39분이라는 목표를 여덟 번째 달성한 것 같습니다. 최근 기록이 2시간 42분에서 계속 머물렀었는데, 오늘 대회는 날씨와 코스도 좋았고, 컨디션도 좋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2시간 38분이라는 최고의 성적을 낸 것 같습니다.

 

 

 

Q. 마라톤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마라톤은 42.195km를 혼자서 뛰지만, 뛰는 내내 함께이기도 합니다. 건강과 여건이 주어지는 한 건전하고 성취감 있는 마라톤을 계속 하고 싶어요. 자기가 한 만큼 결과를 주는 거짓 없는 운동이라는 게 마라톤의 매력인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해서 도전할 예정입니다.

 

 

  

 

마라톤완주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는 선수들 ⓒ오선민

 

 

여러분은 혹시 작년에 개봉한 「페이스메이커」라는 영화 보셨나요? 페이스메이커는 마라톤이나 수영 등의 스포츠 경기에서 우승 후보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투입된 선수로, 이번 대회도 역시 페이스메이커가 운영이 되었습니다. 눈에 잘 띄는 노란색 풍선을 달고, 선수들과 함께 달린 페이스메이커를 만나보았습니다.

 

  

[mini interview]

 

 

 

 

김종우 페이스메이커

◀김종우 / 광화문마라톤모임

 

 

Q. 마라톤에서 페이스메이커가 하는 역할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또 오늘 페이스메이커 활동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대회는 선수들이 잘 따라주셔서 저희나 선수들이 원했던 만큼 좋은 페이스가 유지되었습니다. 오늘 같은 경우 날씨가 예상보다 더워서 주자들이 오버 페이스를 하면 힘에 부칠 수가 있어요. 이럴 때 우리는 오버 페이스를 방지하고 중간 중간 코스에 대한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신체적으로 무리가 갈 수 있는 동작들에 대해 주의를 주기도 하고요. 전체 주로를 다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무난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죠.

 

  평상시에도 마라톤이라는 운동을 건전하게 할 수 있게 도움을 드리는 편인데요. 마라톤 때문에 힘들지 않고, 마라톤 덕분에 가족이 행복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게 하는 이 모든 것이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입니다. 또 경기 중 발생하는 긴급 환자에게 간단한 응급 처치도 하고 있고요.

 

 

 

 

 

김종우 페이스메이커

 

 

Q. 마라톤이 생활 체육으로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힘들 때 아버지 같은, 어머니 같은 매력이죠. 마라톤은 제가 의지할 수 있는 스포츠이면서 동시에 살면서 힘이 될 수 있는 목표이기도 해요.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고, 나약해지고 우울할 때 심적으로 치유되기 때문에 매력 있는 것 같아요.

 

 

 

영화에서 보았던 페이스메이커와는 다르게 이번 대회의 페이스메이커들은 누군가의 승리를 위해 존재했다기 보다는, 모두의 건강한 완주를 위하여 존재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의 또 하나의 숨은 공신이라고 할 수 있겠죠.

 

  

 

국내 엘리트 여자 부문 시상식, 마스터스 남자 부문 시상식

▲국내 엘리트 여자 부문 시상식, 마스터스 남자 부문 시상식 ⓒ오선민

 

 

 

계속해서 참가자들이 잠실주경기장에 들어오고 있는 가운데, 경기장 한쪽에서는 시상식이 진행됐습니다. 시상식은 엘리트 부문과 마스터스 부문으로 나뉘어 이루어졌는데요. 엘리트 부문 1위는 케냐의 프랭클린 쳅크워니 선수로 2시간 06분 59초를 기록했습니다. 특히나 이번 대회의 경우 일반인들로 구성된 마스터스 부문의 선수들의 성적이 엘리트 부문의 성적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해 마스터스 선수들 역시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마라톤, 끝나지 않는 우리의 이야기

 

  

무작정 뛰면 마라톤인 줄 알았던 저에게 서울국제마라톤 현장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 이상의 ‘축제’였습니다. 인생을 누구보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한 사람들의 활기찬 에너지로 가득한 현장이었죠. (저도 언젠가 마라톤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마라톤을 하는 사람도, 지켜보는 사람도 모두 가슴 뭉클해지는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마라톤 대회에는 ‘신기록’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마라톤은 대회마다 코스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기록이라는 말 대신에 최고 기록이라는 용어를 쓴다고 하죠.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간 마라토너들만이 맛보는 완주의 기쁨. 마라톤이 아름다운 것은 바로 우리가 살아갈 인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오선민 대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방송영상학과 mok_s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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