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게 한 판 놀아보자! 광화문에서 전통마당 판을 만나다
게시일
2012.07.18.
조회수
5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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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담당관(02-3704-9044)
담당자
이유진

 신명나게 한 판 놀아보자! 광화문에서 전통마당 '판'을 만나다


오랜만에 내린 단비로 무더위가 한풀 꺾인 일요일, 오후 네 시의 광화문 광장은 시원한 분수가 물을 내뿜고 어린아이들은 환성을 지르며 그 사이를 뛰어다닙니다. 시원한 물과 푸른 잔디밭은 마치 도심 속 휴양지를 연상케 합니다. 서울을 찾은 많은 외국인은 그런 아이들의 모습과 거대한 세종대왕님의 동상을 구경하며 연신 셔터를 누르느라 바쁘군요. 하지만 잠시 후 이곳에서 신나는 전통마당 판이 벌어질 거라고 예상하고 있는 사람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광화문에서 과거로의 여행


평화로운 광화문 광장에 난데없이 행군의 시작을 알리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리며 옛 조선시대의 의복을 차려입은 악대가 힘차게 행군하며 걸어옵니다. 원색의 화려한 옷차림만큼이나 우리 전통의 악기로 만들어내는 소리의 울림이 광화문을 가득 메워 이목을 한순간에 집중시켰는데요. 시민들은 뜻밖의 행사에 기뻐하며 마치 그 옛날 임금의 행차를 뒤따르듯 악대행렬의 뒤를 쫓으며 금방이라도 임금의 마차가 나타날 것 같은 웅장한 행차 음악에 압도되었습니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이들의 행군은 오늘의 메인 행사 ‘전통마당 판’이 시작되기 전 관객을 모으는데 한몫 했답니다.


광화문 전통마당 판


이들의 행군이 끝나고 세종대왕 동상 뒤편에는 ‘전통마당 판’ 공연 리허설이 진행되었습니다. 잔디밭 위에 멍석을 펴놓아 이미 몇몇 시민들은 기대의 눈으로 자리를 잡고 앉아 공연을 기다렸습니다. 곳곳에서 “오늘 오기를 정말 잘했다. 운이 좋다.”라는 말이 들립니다. 외국인 꼬마 관객들 역시 리허설에서 들려오는 한국의 음악 소리가 신기한 듯 가만히 앉아 귀를 기울였습니다.



“얼씨구, 잘한다!” 야외에서 펼쳐진 전통마당 판

 

한복을 차려입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예술단의 오고무 공연

 

이윽고 본격적인 공연 시작을 알리는 사물놀이의 ‘길놀이’가 시작되고 흥겹게 징과 꽹과리, 장구, 북을 흥겹게 장단 맞추며 광화문 광장을 한 바퀴 돌아왔습니다. 벌써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며 신이 나는 분위기네요. 사물놀이가 관객들의 흥을 돋우고 난 후 한복을 차려입은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예술단의 오고무가 시작되었습니다. 절도 있으면서도 아름다운 동작으로 다섯 개의 북을 두드리는 모습에 내외국인 할 것 없이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특히나 외국인들이 우리 전통의 무용과 음악에 감탄하는 것을 보니 괜히 한국인으로서 어깨가 으쓱해지더군요.


오고무 다음으로 이어진 공연은 봉산탈춤의 한 장면입니다. 평소에 보기 힘든 탈춤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만나게 되니 그 반가움이 배가 되었는데요. 봉산탈춤은 큰 명절인 단옷날 주로 연희되었으며 가면극으로서 해학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는 공연입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원작과는 조금 다르게 각색하여 짧은 단막극 형식으로 볼 수 있었답니다. 먼저 매파(중매쟁이)가 나와 마을의 예쁜 처녀 소무의 외관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얼씨구!” 혹은 “잘한다!” 와 같은 시민들의 반응을 유도하여 관객과 공연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습니다. 새침한 소무에게 집적대는 노장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어린이 관객들은 예고 없이 불쑥 가면을 들이미는 노장의 등장에 놀라면서도 재미있나 봅니다. 이윽고 원래 소무를 소개받기로 한 취발이가 나타나고 버드나무 가지로 노장과 겨루는 장면에 분위기는 절정에 이릅니다. 노장을 물리치고 의기양양하게 소무와 춤을 추고 사랑을 쟁취하며 탈춤은 끝이 났습니다. 

 

취발이와 소무의 전통혼례식


자연스럽게 다음 행사는 취발이와 소무의 전통혼례식으로 넘어갑니다. 이번 전통혼례에는 여러 의식 중 합근례 장면만을 재현하여 볼 수 있었는데요. 합근례란 둘로 쪼갠 표주박을 술잔으로 하여 술을 마심으로써 부부가 합쳐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주례 선생님이 일정하면서 위엄 있는 목소리로 “신-랑, 신-부, 합근-례.”를 명하자 가면을 벗은 수줍은 신랑 신부는 상 아래로 표주박 술잔을 교환하여 술을 마셔 부부가 되는 의식을 거행했답니다. 옛날에는 혼례를 올리기 전 서로의 얼굴도 모르고 결혼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니 신랑과 신부에게도 무척 떨리는 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혼례식의 취발이는 신부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연신 싱글벙글 웃는 표정으로 해설자의 놀림을 사기도 했는데요. 실제 전통혼례는 훨씬 더 길고 다양한 절차를 거쳐 진행되지만 짧게나마 한국 전통혼례를 해설자의 쉬운 설명과 함께 맛보기로 볼 수 있어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답니다.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전통 마당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전통 마당

 

전통혼례를 무사히 마치고 이를 축하하는 마을잔치가 열렸습니다. 길놀이를 할 때 등장했던 사물놀이패가 가장 빛나는 순간입니다. 가락이 점차 빨라지고 상모를 자유자재로 돌리며 춤을 추는 모습은 현대의 비보이를 연상하게 하기도 하네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박수를 치고 즐기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전통 악기와 공연이 현대에도 충분히 스며들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무대와 관객이 단절된 서양식 공연과는 다르게 한국의 전통공연은 관객과 공연자가 함께 어우러지며 만들어간다는 말이 어떤 것인지 직접 느낄 수 있었는데요. 사물놀이패가 긴 담뱃대로 아슬아슬한 원반 묘기를 선보이며 어린이 관객들을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 공연을 만들어나가는 전통공연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목소리로 쑥스럽게 호응했던 시민들도 나중에는 큰 목소리로 즐겁게 장단을 넣으며 다 같이 즐기게 되었습니다.




 

“저는 한 번도 전통혼례를 직접 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이번 공연을 통해서 처음 보게 되어 무척 좋은 기회였고 한 번 저렇게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지금은 저희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꽹과리를 참 잘 치셨다고 해요. 그래서 사물놀이에서 꽹과리 치는 사람만 보면 아버지가 생각나더라고요. 사물놀이 음악을 들으면서 정말 힘이 나고 신나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요. 우리가 자랄 때는 저런 것들을 잘 접하지 못했는데 지금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전통공연을 훨씬 더 자주 접할 수 있게 해서 한국 음악과 공연이 얼마나 신명나고 즐거운지를 많이 알 수 있도록 하면 좋겠어요.” _ 인도에서 온 반 찰 씨(좌) 김민주 씨(우)

 



 


전통마당 판을 기획한 한국문화재보호재단 기획자 이상훤 씨는 이번 공연에 대해 전반적인 소개를 부탁하자 “이번 전통마당 판은 우선 우리 전통연희를 재구성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봉산탈춤과 전통혼례, 또 오고무와 사물놀이 등 다양한 전통연희로 대중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고 나아가 전 세계에 우리 문화의 자부심을 알리는데 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시민들이 공연을 보기 전에는 전통연희에 대해 어렵고 낯설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공연에서 전통문화를 지나치게 재해석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내외국인에게 흥미와 재미를 유발하는 의미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시민들에게 친숙한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전통마당 판이 열리는지 모르고 광화문을 찾았던 시민 관객이 대다수였던 터라 모두 뜻밖의 선물을 받은 듯 기쁜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한 뒤 돌아갔습니다. 이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모두 ‘재미있다’와 ‘즐겁다’는 기분을 느꼈다는 점이었는데요. 평소 멀게만 느껴졌던 이유는 전통문화공연을 접해보지 못한 채 막연히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을 가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먼 친척 간도 한 번 보면 어색하고 낯설지만 여러 번 보면 친근하고 가깝게 느껴지듯이 우리의 정서와 얼이 담긴 전통문화공연 역시 지속적으로 접해 보는 기회를 얻는다면 어느새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로 우리 삶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해 봅니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바로가기 http://blog.naver.com/fpcp2010


 

문화체육관광부 박재은 대학생기자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anastasia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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