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마음 홀리는 ‘미소’ 정동극장 ‘미소’ 시리즈, 총연출가 최정임 극장장을 만나다
게시일
2012.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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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외국인 마음 홀리는 ‘미소’ 정동극장 ‘미소’ 시리즈 총연출가 최정임 극장장을 만나다

 


중국의 경극, 라스베가스의 퍼레이드, 스페인의 플라멩고… 특정 나라에 가면 그 지역 대표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예사다. 그 작품을 보면 국가의 전통 음악과 춤, 의상 그리고 민족성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우리나라에서 어떤 공연을 볼까? <난타>, <점프> 등의 넌버벌 퍼포먼스와 함께 정동극장의 <미소-춘향연가>가 인기다. 고전소설 <춘향전>에 아름다운 한국 춤, 국악, 풍물이 어우러져 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전통 뮤지컬인 <미소-춘향연가>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이에 정동극장은 2010년부터 공연 타이틀을 이름으로 하는 <미소> 전용관으로 거듭나게 되었고 2011년에는 <미소2-신국의 땅, 신라>를 경주 지역 브랜드 공연으로 시작했다.


<미소>는 외국인 관객 비율이 전체 관객의 85%나 차지할 만큼 한국전통예술을 세계의 언어로 바꾸었다는 찬사를 받는다. 또한 65개국과 110개 도시에서 초청 공연을 하고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2회의 상설 공연으로 연간 600회가 넘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 출신이며 예술 감독으로 <미소> 총연출을 맡고 있는 최정임 정동극장장을 만나 의미 있는 기록의 행적을 물었다.



전통예술과 관광산업의 만남


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로 지낸 최정임 극장장은 20여 년 동안 해외공연을 통해 경험한 한국무용의 다양한 자산을 가지고 있는 현장예술가이다. 한국 전통 뮤지컬인 <미소>를 상설 공연으로 이끌어내면서 한국전통예술을 세계화 대중화 명품화 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정임 극장장


<미소>의 탄생설화가 궁금해요.

저희가 1997년부터 <전통예술무대>라는 옴니버스식 구성을 통해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단편적인 공연을 하다가, 2008년에 <미소>라는 브랜드 네임으로 공연을 하게 되었어요. 외국인 손님에게 좋은 시도가 됐죠.


<미소-춘향연가>와 <미소2-신국의 땅, 신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항상 미소와 함께 부제가 붙는 형식이에요. 우선 춘향연가는 전형적인 러브스토리에요. 모든 공연에는 사랑이라는 요소가 꼭 들어가야 외국인의 공감을 얻는다고 해요. 그러면서 우리 고전소설에서 스토리를 찾는 것이 적절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중 해학미도 있고 전통 풍습도 재미있게 소개하면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춘향전>이 제격이었죠. 외국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말이에요. 춘향과 몽룡의 사랑, 춘향을 향한 학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전합니다. 경주편 <미소-신국의 땅, 신라>은 사랑 이야기도 들어가지만 역사적 의미가 꼭 필요했어요. 그래서 선덕여왕 이야기에 신라 역사를 다루어 서울 작품과 차별성을 두었죠. 야사에 보면 선덕여왕이 용춘이랑 부부였다는 말도 있기 때문에 선덕여왕의 가상사랑 이야기를 픽션으로 꾸몄어요. 그래서 서울과 비교했을 때 역사의 대서사시처럼 웅장함이 특징적입니다. 아직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야할 부분이 많지만 경주편 미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미소2>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예술공연을 통한 관광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경주시·경상북도와 손잡고 기획한 작품이다. 신라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경주의 문화를 한 눈에 보여주는 지역 상설공연이다.



매년 수정 보완하는 작업은 어떤가요?

작품을 수정 보완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해마다 2월쯤에 해요. 한 달 동안 스태프하고 연출에 대한 회의도 하고 안무를 고치기도 합니다. 어느 대목은 직접 단원들을 지도해요. 함께 작업 하면서 단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꼭 참여하는 편이에요. 단원들과 신뢰를 쌓고 일종의 소통의 창구가 되기도 하죠. 때로는 작업 중에 젊은이들이 반짝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을 때가 있는데, 같은 작품을 다르게 해석하는 데서 많이 배우기도 합니다.


<미소-춘향연가>는 공연을 한바탕 축제로 만들어 무대와 객석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데 가장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특히 오프닝과 피날레의 장면에 배우가 객석으로 나와 함께 노래하고 손뼉 치며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면은 큰 호응을 얻었다.



외국인 비즈니스맨에게 소개하고 싶은 공연 1위

 

미소-춘향연가


외국인을 상대하는 공연에는 어떤 점을 많이 신경 쓰나요?

각국의 다양한 외국인이 오는 것이기 때문에 신경 쓸 부분이 많아요. 일단 의상 자체가 굉장히 화려해져요. 정말 옛날식의 의상만 입고 나온다면 식상해 할 수 있어요. 그래서 1장부터 의상의 색감과 무대세트의 전체적인 톤을 맞추는 작업을 해요. 이렇게 하면 훨씬 풍성해 보이거든요.


그렇다면 전통 음악은 어떻게 표현했나요?

저희는 늘 설문조사를 하는데, 동남아권 관광객들은 판소리 조를 싫어하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일본 중국 태국의 전통 노래는 모두 가성이나 미성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 판소리의 탁성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서양권에서는 반응이 덜한데 말이죠. 그래서 저희는 음악 자체를 변형시켰어요. 흔히 말하는 신국악가요를 만들어 빠른 템포에 우리 악기로 전자음을 섞은 주제가를 만들어 전통과 우리의 소리를 접목시켰어요. 그러면서 어느 부분에 우리의 순수 소리인 판소리를 살짝 넣었더니 사람들이 그것을 느리다거나 탁성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어요. 외국인의 입맛에도 맞추면서도 전통을 지키는 지혜나 다름없지요.


<미소-춘향연가> 공연은 무용수가 직접 무대 막을 병풍 밀듯이 양옆으로 열면서 시작된다. 공연이 한창인데 갑자기 관객들이 의자에서 등을 떼고 무대에 집중한다. 무용수가 객석을 왼쪽 반 오른쪽 반으로 나눠 ‘미소!’와 ‘좋다!’라는 구호를 번갈아 외치도록 한 것이다. 다양한 제스처와 표정으로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노력하는 무용수의 간절한 움직임이 객석까지 충분히 느껴진다. “미쏘!” “죠타!”는 객석의 활기찬 구호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들의 웃음소리로 흥겨운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고 무대와 객석은 하나가 된다.



외국인이 <미소>에게서 느끼는 매력은 무엇일까요?

일단 새로운 풍습이 무대에 올라와 있다는 것입니다. 춘향과 이몽룡이 만나는 장면 중 뒤에서는 강강술래를 하고 있거나 상쇠놀이를 하면서 지나가는 식이에요. 전통 풍습을 소개하면서 스토리 전개가 이루어져서 흥미로워 합니다. 아시아 사람들은 ‘어? 저건 우리도 하는 건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서양에서는 ‘오 저런 게 있나?’ 하며 새롭게 느껴요. 단오놀이나 지신밟기, 농악놀이, 전통 혼례식 등 우리 풍습을 작품에 가능한 많이 포함시킵니다. 우리가 이국의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선호하듯이 그들도 동양의 서로 다른 문화를 흥미롭게 느끼죠. 또 관객이 공연 중에 체험을 하게해요. 무대에 나와 버나(접시) 돌리기도 하고 같이 박수도 치게 하면서 말도 가르쳐요. 공연에 동참한다는 것이 그들에게 공연을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니라 즐기게 되니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내국인 관객은 상대적으로 적겠네요.

네, 본래 외국인을 위한 공연으로 제작한 것이죠. 그런데 이제는 내국인 관람률도 증가하고 있어요. 지금은 내외국인 모두 유치하기 위해 노력중이에요. 공연을 본 우리나라 관람객들이 ‘미안하다 몰랐다. 우리의 것을 이렇게 모르다니 부끄러웠다’는 말을 참 많이 해요. 느리고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전통문화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국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요. 저는 외국인, 내국인 관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어요.



한국전통예술을 세계의 언어로 바꾸다


최정임 극장장

 


전통춤에도 스타일이 다 다르고 시대에 따라서도 바뀌기 마련인데 정동극장은 어떤가요?

전반적으로 무용에도 예술사적인 흐름이 분명히 있어요. 그래서 해방이후 신무용이 시작되어 근대, 현대 춤까지 이르렀습니다. 지금 한국무용이 장르가 무너져서 현대무용과 구분이 되지 않는 어떤 독특한 장르가 생겨났지요. 이는 역사상 하나의 흐름이기 때문에 다양한 춤의 형태가 나타나 서로 장르를 넘나드는 것은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단, 우리는 국립단체이기 때문에 정체성이 확실해야 합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원전에 있는 원본은 변하지 않거든요. 전통의 확실한 기반 아래 우리가 어떻게 현대인의 입맛에 잘 접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곳과 국립무용단과의 차이점은 뭘까요?

제가 국립무용단에 20여년 있었죠. 비교하자면 두 가지가 있어요. 먼저 국립무용단의 공연은 상설공연이 아니에요. 시즌별로 공연이 되기 때문에 특정 기간이 있고 그 시즌에 가지 않으면 그 공연을 볼 수 없는 거죠. 그래서 관객의 대상이 달라져요. 주로 한국무용에 대한 마니아층이거나 전공자 또는 극 관련자들이 주로 봅니다. 반면 정동극장은 상설로 공연하기 때문에 언제나 관객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객층이 또 달라지겠죠. 일단 외국인이 목표 관객이었으니까요. 또 지향점이 조금 달라요. 국립무용단도 대중성을 고려해야겠지만 질적으로 우리 문화사에 남길 수 있는 우수하고 수준 높은 예술성을 가진 작품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의무가 아닐까 싶어요. 이에 비해 저희는 관객의 웃음이 중요해요. 대중의 시선을 유념하면서 공연의 질을 생각하게 되죠. 아무래도 공연을 잘 못하면 외국인이 한국 문화를 오해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수준이 낮으면 절대 안 되요. 즉 우리도 국립무용단처럼 높은 수준의 공연을 추구하되, 조금 더 열려있는 마음으로 대중성을 가미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공연을 참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매일 공연하는 것이 쉽지 않죠. 또 공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11시에 와서 연습을 시작해요. 월요일만 다 쉬고 매일 2회씩 공연을 하는데다 외부 공연이 많아서 쉴 틈이 없네요. 그래서 단원들이 병도 많이 나기도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참 미안해요.


정동극장을 이끌면서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살림살이는 가정, 기관이나 나라나 모두 마찬가지겠지만 예산은 언제나 부족합니다. 우리는 매일 공연을 하루에 두 번씩 하다 보니, 1년이 지나면 의상이 누더기가 돼요. 매번 공연이 끝나면 관객들과 마당에서 뒤풀이를 하는데, 해의 중반쯤 지나면 단원들이 안 나오려고 해요. 창피해서 못 나오겠다는 거죠. 연 600-700회씩 공연을 하고 땀에 젖은 옷은 드라이를 아무리 해도 못 견디다 보니 의상을 깁고 또 기워 짜깁기 해 입는 걸 보면 안타까워요. 인력도 예산과 직결되는 문제이고, 직원이나 단원들이 일하는 것에 비해서 월급이 적은 부분도 있네요. 요즘 뮤지컬 창작사업에 몇 백 억을 투자한다는데, 우리는 1년에 4억 정도 예산이니 적은 편이죠. 그래도 다른 곳에 비하면 또 많다고 생각도 하면서 이정도도 감사하다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합니다!


그래도 전용극장이 있어 편할 것 같아요.

네, 그럼요. 조금 작은 편이기는 하지만 저희 전용이라 편해요. 경주의 극장 조건이 좋은데 저희 극장이 아니죠. 남의 극장을 빌려하다 보니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어요.


공연의 피날레와 커튼콜이 끝난 후 그들은 무대의 양 옆으로 퇴장하지 않았다. 관객석을 지나 사람들과 눈인사를 하고, 관람객이 들어왔던 문으로 나가 로비에서 관중을 기다렸다. 흥겨운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지고 무용수들과의 포토타임이 이어진다. 신이 난 관람객들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공연자와 관람객이 하나가 되는 모습으로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굉장 이렇게 멋진 공연인 줄은 상상도 못하고 아빠 따라 왔는데 마음에 들어요. 가족이 다 같이 관람하니깐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초반부 영상에 다국어로 된 줄거리를 보여줘서 내용 이해도 쉬웠어요. 영어도 있었으니깐 저는 충분했어요.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도 알 수 있어서 좋았고요.” _ Eli Tardent Tong (호주)

 


 


 

<미소>는 한국적 아름다움을 갖춘 모든 장르의 종합선물세트였다. 계속 미소 시리즈를 이어나가고 싶다는 최정임 극장장의 소망은 <미소>공연을 통해 세계에서 국내 최고의 공연으로 관객들의 가슴에 영원한 미소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다. 전통예술과 지역관광을 활성화 시키고 더욱 발전하는 <미소>와 함께 우리 전통예술의 새로운 한류를 기대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손예운 대학생기자 이화여자대학교 무용학부 yeye92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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