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발레로 소통하는 제임스 전과의 아주 ‘특별한 만남’
게시일
2012.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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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삶-예술을 닮고 삷을 담다 2012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2012.05.20~05.26

발레로 소통하는 '제임스 전'과의 아주 특별한 만남


꽃피는 6월이다.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며 소풍을 가고, 젊은이는 기타를 치며 늦은 봄을 만끽한다. 삶과 문화예술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맞닿아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역할은 삶과 예술의 경계를 이어주는 것이다.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변화시키는 문화예술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5월 20일부터 5월 26일 일주일간 ‘2012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행사가 개최되었다.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그 첫 번째 장


2011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36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International Arts Education Week)’으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매년 5월 넷째 주를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으로 선포했다. 이 기간 동안 각 국가에서 자율적으로 행사를 조직하고 시행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2012년은 유네스코 선포 이후 첫 주간 행사가 개최되는 해이다. 이에 따라 ‘삶을 응원하는 10가지 도전과제’에 맞춰 학술 세미나, 공연, 체험 교육 등 300여 개의 다채로운 행사가 전국에서 펼쳐졌다. 특히 5월 23일은 아주 특별한 하루였다. ‘홈리스 발레교육’으로 사회와 소통하는 문화예술 명예교사 제임스 전을 만났기 때문이다.


2012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팜플릿


처음엔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할 수 있다’가 되었다


사실 제임스 전이 처음부터 홈리스 발레교육을 계획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한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면서 홈리스 ‘빅이슈’ 잡지 판매원과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빅이슈 잡지를 파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제임스 전이 직접 판매를 해 보기도 해서 그 어려움을 더 잘 안다. 한 시간 동안 잡지를 하나만 파는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원들의 웃음은 너무나 순수했다. 그 웃음을 보고 제임스 전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가슴으로 전해지는 진실한 웃음이 제임스 전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래서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날 수 있었던 홈리스들과의 만남을 계속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011년 4월, 10명 정도의 ‘빅이슈’ 판매원들로 구성된 홈리스 발레교육을 시작했다.


서울발레시어터 홈리스발레교육 예술과 사회의 소통

 


처음 홈리스 발레교육을 시작할 때에는 더 이상 작품을 창작하지 않으려고 생각했었다. 홈리스 발레리노를 무대에 세울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홈리스 발레리노를 보면서 영감을 받아 창작에 의욕이 생겼고, 무대에도 세우게 되었다. 부단한 연습 후에 1,500명을 수용하는 객석이 있는 극장에서 ‘호두까기 인형’에 단역으로도 출연시키기도 했다. 처음엔 ‘아니다’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할 수 있다’가 되는 순간이었다. 춤추는 홈리스 발레리노를 보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결정이었다.



세 시간 동안 배운 인생


제임스 전은 홈리스 발레교육을 통해 본인이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발레 교육은 일주일에 한 번, 일요일에 3시간 동안 이루어졌다. 먼저 스트레칭으로 한 시간을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30분 동안 김밥을 먹으며 다과 시간을 가진다. 이 시간 동안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나면 나머지 시간 동안 발레의 기초 동작과 테크닉에 대하여 배운다. 이 세 시간 동안 제임스 전은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용기’였다.


나이를 먹으면 현실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제임스 전도 50대가 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인생도, 지금까지 자신이 해 온 일도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내가 왜 몸을 가꿔서 이런 일을 해야 하지?’라고 생각했고, 부정적인 에너지만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런데 이때 홈리스 발레리노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어마어마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배웠다. 홈리스들에게 발레리노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매우 큰 용기였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자기 인생의 너무 힘든 부분에서 다시 자활해보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지를 판매하고, 발레를 배워서 더욱 당당해지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보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난 이겨낼 거야.”



무용수는 거울을 봐야 한다


발레를 하기 위해서는 거울을 봐야 한다. 거울을 보면서 무용수는 자신의 단점을 찾는다. 진실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삶에서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왜? 아프니까. 만약 거울을 바라보며 자세를 교정할 때, 부정적인 에너지를 가지면 포기하게 된다. 그러나 홈리스 발레리노들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졌다.


“난 할 수 있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어.”


그들은 굽어 있던 어깨를 활짝 폈다. 발레를 배우기 전에는 구부리고 다니던 허리도 곧게 폈다. 바뀐 몸의 자세는 마음의 자세까지 바뀌게 만들었다. 홈리스 발레리노들은 당당한 모습을 찾게 되었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제임스 전


인생은 나의 무대


홈리스 발레리노들에게 인생은 이제 그들의 무대이다. 한 홈리스 발레리노는 발레를 배우면서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발레리노는 어릴 적 저의 꿈이었습니다. 저는 발레를 배우면서 꿈을 이룬 사람이 되었어요.” 이 발레리노에게 이제 그의 인생은 마음껏 꿈을 펼칠 행복한 무대이다.



봉사가 아닙니다, 우리의 만남은 소통입니다


제임스 전은 홈리스 발레교육이 봉사가 아니라 소통이라고 말한다. 이는 기부나 홍보의 개념이 아니다. 서로에게 힘이 나게 하는 만남이자 소통이다. 소통하는 만남에서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거나, 무엇을 해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제임스 전은 자신이 발레를 ‘가르쳤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발레 교육은 ‘만남’이었다. 만남을 하다 보니, 한 사람이 삶이 변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한 사람의 삶이 변했고, 여러 명의 삶이 변해 가고 있다. 21세기는 갈수록 소통의 기회와 만남이 많아져야 하는 시대이다. 제임스 전은 발레를 통해 누구보다 멋진 만남을 가졌다고 말한다.



문화 이해를 통한 삶의 이해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장애물에 부딪히고는 한다. 친구들 사이에서, 직장 내부에서, 사회 속에서 때때로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다. 이처럼 사람들이 삶에서 겪는 문제에 대응하는 자세를 길러주는 것이 문화예술교육이다. 문화와 예술은 더 이상 감상의 대상에 그치지 않는다.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개인의 삶, 가족의 삶, 공동체의 삶이 변화하게 될 것이다. 홈리스 발레리노들이 발레를 통해 배운 것이 바로 이러한 ‘소통’이다. 사람들이 대부분 살아가면서 겪게 될 문제들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적 기능과 해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자세의 변화가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 낸답니다” _ 서민영


Q.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인데요. 일주일동안 열리는 많은 행사들 중 ‘제임스 전’ 토크콘서트를 보러 온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이 올해 처음 실시된다고 해서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제임스 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저는 발레를 전공하고 있기 때문에, 발레 교육을 통한 예술과 사회의 소통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갔어요.


Q. 빅이슈 판매원들이 발레를 배우면서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고 해요. 발레 전공자로서 공감하는 부분이 있나요?

발레 자세 자체가 몸을 꼿꼿이 하고 피는 동작이다 보니, 평소 자세의 변화가 마음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해요. 공연까지 하고 나면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주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일반적인 발레 교육에 비해 특별하다고 느낀 부분은 없었나요?

제임스 전과 홈리스 발레리노들이 공연 준비 전에, 김밥을 먹으며 대화를 먼저 시작했다는 분이 참 인상 깊었어요. 연습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대화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는 것은 참 중요하거든요. 그러다보면 연습을 할 때 힘들더라도 서로 이해할 수 있어서 연습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어요. 

 


 


앞으로 힘든 일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제임스 전이 말하는 ‘소통’을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홈리스 발레리노들이 그랬듯이, 제임스 전이 그랬듯이, 여러분의 삶 또한 변화할 것이다. 한 사람의 삶이 변하면 그 사회가 변한다.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7일간의 여정. 그 속에서 발견한 것은 공동체의 삶을 변화시키는 뜻깊은 첫걸음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원소희 대학생기자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obod8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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