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 떠나는 북악산 성곽 여행
게시일
2011.12.14.
조회수
8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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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유진

한 겨울에 떠나는 북악산 성곽 여행


높은 빌딩과 자동차가 가득한 서울 도심을 600년이 넘은 성곽이 감싸 안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지? 그 중에서도 경복궁과 청와대의 든든한 병풍이 되어주는 북악산 성곽은 경치도 뛰어나지만 성곽에 얽힌 이야기도 많이 품고 있다. 수도 서울을 둘러싼 서울 성곽의 숨겨진 이야기는 한국의 역사와 꼭 맞물린다. 단순한 등산코스를 넘어 우리 역사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서울 성곽 지도(북악산 성곽)

▲서울 성곽 지도(북악산 성곽)ⓒ종로구청


자연과 도시가 어우러진 북악산 성곽


인왕산과 북악산 산자락에는 긴 성곽이 걸쳐있다. 서울 성곽은 태조 4년(1395년) 정도전이 수립한 도성 축조 계획에 따라 자리 잡기 시작했다. 평지는 토성, 산지는 산성으로 계획된 서울성곽은 약 18.2km에 이른다. 옛날의 서울 성곽은 창의문-숙정문-혜화문-낙산-흥인지문(동대문)-광희문-남산-숭례문(남대문)-돈의문(서대문)-인왕산으로 이어져있었지만 현재는 서울의 평지 성곽은 모두 철거 돼 10.5km만 남게 됐다. 옛 서울의 지도를 보면 서울 4대문을 잇는 서울 성곽은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길고 크지는 않지만 도심을 감싸 안고 있는 형세가 안정적이다.


이 중 창의문에서 숙정문까지의 코스는 경복궁과 청와대의 뒷산인 북악산을 가로지르는 길이다. 이 지역은 군사지역으로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출입할 수 있다. 동절기(11월~3월)에는 오전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입장 가능하고 하절기(4월~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출입한다. 또 5시 전에 퇴장을 하도록 되어있다. 창의문(북소문)은 4대문 사이에 4소문을 두었는데 서대문과 북대문 사이의 ‘북소문’은 ‘올바른 것을 드러나게 하다’는 뜻이 있다. 그러나 창의문은 북소문이라 불리지 않고 근처 계곡의 이름을 따 ‘자하문’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창의문의 출입관리소를 지나면 가파른 북악산 성곽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성곽 너머로 보이는 북한산의 모습과 반대편으로 보이는 서울 시내의 모습은 자연과 도시가 뒤섞인 풍경을 만들어 냈다.


북악산 성곽 여행

창의문 / 북악산 성곽길

▲ 창의문 / 북악산 성곽길


북악산 성곽의 정상인 청운대에 오르면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서울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로는 남산에 위치한 서울타워가 유명하지만 정작 서울을 상징하는 서울타워를 볼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하지만 청운대에서 보는 서울은 서울타워와 청와대, 경복궁, 곧게 뻗은 세종로와 남산까지 보인다. 더 먼 곳에는 63빌딩과 강남의 빌딩들도 드문드문 보이기도 한다. 약 2시간(2.2km)의 등산을 마치면 숙정문肅靖門(북대문)에 이른다. 숙정문은 ‘엄숙하게 다스린다’는 뜻으로 남대문인 숭례문(崇禮門: 예를 숭상한다)는 뜻과 대비하여 지어졌다.


숙정문에서 10분정도 더 들어가면 말바위 안내소가 있다. 말바위 안내소는 성북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숙정문으로 따라 내려오면 입장할 때 받은 표찰을 반납할 수 있다. 동절기 주말에는 평균 1000명 이상의 등산객이 찾고 있다. 하절기에는 평균 2000명 가까운 등산객이 찾는다. 서울 성곽길은 도심 속에 있는 등산로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뛰어나고 근처 유명한 맛집이 많아 인기가 좋다. 


북악산 성곽에서 보이는 북한산과 서울 도심

▲ 북악산 성곽에서 보이는 북한산과 서울 도심


한걸음씩 내딛으며 성곽길을 오르다 보면 중간 중간에 등산객들이 앉았다 갈 수 있는 돌고래쉼터와 백악쉼터가 마련돼 있다. 등산객들은 쉼터에서 북악산 성곽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버지와 함께 북악산을 찾은 강태환군(고3)은 “수능 끝나고 운동 삼아 아버지와 함께 왔다”며 “서울 한복판에 있어서 오기도 편하고 서울도 한눈에 내려다 보여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북악산 성곽에 있는 이야기들


촛대바위


촛대바위

 

촛대바위는 소나무와 함께 경복궁과 함께 서울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하지만 1920년대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지맥을 끊기 위해 쇠말뚝을 박아 놓았던 곳이기도 하다. 현재 그 자리에는 쇠말뚝을 뽑고 작은 돌을 세워뒀다. 촛대바위 뿐만 아니라 경복궁과 인왕산 등 서울 곳곳에는 우리민족의 지맥을 끊기 위해 벌였던 일본의 행각이 남아있다.



숙정문

 

숙정문


서울 성곽을 둘러 볼 때면 풍수지리사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4대문과 4소문의 위치와 이름, 그리고 그 활용까지 풍수지리에 따라 정해졌다. 숙정문은 사람의 출입이 목적이 아닌 4대문의 형식과 비상시 사용을 위해 만들어진 문이다. 태종 16년 ‘기우절목(기우제시행규칙)’을 만들면서 다만 가뭄이 심할 때 남대문을 닫고 숙정문을 열어두었다고 한다. 숙정문은 풍수지리에 따르면 음기가 강한 곳이기 때문에 조선후기 학자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는 정월 대보름 전에 부녀자가 세 번 숙정문을 찾으면 그해의 재액을 면할 수 있다는 풍속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라는 저서에서 “숙정문을 열어두면 장안의 여자들이 음란해지므로 항시 문을 닫아두게 했다”는 속설을 전하고 있다.


1.21 사태 소나무

 

1.21 사태 소나무


1968년 1월 21일 북한 124군부대 김신조 등 31명은 청와대 습격을 목적으로 침투하여 경찰과 교전 후 북악산과 인왕산 지역으로 도주했다. 당시 우리 군경과 치열한 교전 끝에 14일만에 침투한 31명중 1명 도주, 29명 사살, 1명 생포(김신조)하는 전과를 올렸다. 당시의 총격 흔적은 소나무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향토예비군이 창설되기도 했다. 매년 예비군 훈련에 소집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길상사와 윤동주 시인의 언덕

 

길상사

이밖에도 북악산 성곽 근처에는 영화 같은 길상화(故김영한)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길상사, 윤동주 시인의 「서시」 영인본이 있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 등이 있다.



북악산 성곽길 여행시 알아두면 좋을 것!


* 신분증 지참다른 성곽길은 24시간 개방이 돼 있지만 창의문에서 숙정문에 이르는 북악산 성곽길은 군사지역으로 신분증을 지참해야만 출입가능하다. 출입안내소에서 출입신청서를 작성하면 표찰을 나누어 주고 이를 지참했을 경우에만 입장할 수 있다.

* 사진촬영역시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사진촬영이 엄격히 제한된다. 곳곳에 사진 촬영이 허가된 구역에서만 촬영을 할 수 있고 허가구간이 아닌 지역을 촬영할 경우에는 근무자들에 의해 촬영이 제한된다.

* 근처에 가까운 맛집북악산 성곽길의 시작과 끝 지점에는 맛집과 예쁜 카페들이 많다. 등산객들은 하산 후에 식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발걸음이 더 가벼웠다.  


사진 표찰과 사진통제 표지판

▲ 사진 표찰과 사진통제 표지판



밤에 피는 매력. 북악산 스카이웨이


해가지기 시작하는 5시면 북악산 성곽길은 출입이 통제된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서울 도심 속 드라이브 코스인 북악산 스카이웨이가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웨이 정상에 있는 팔각정에는 연인과 가족들이 서울 감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팔각정을 찾은 김민우씨(26)는 “남산 서울타워에서 봤던 서울야경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며 “팔각정에서 보이는 서울성곽과 서울타워의 모습이 서울야경의 매력 중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이브 코스

▲ 팔각정에서 보는 서울야경과 북악산, 인왕산의 서울성곽.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하다.


북악산 스카이웨이는 혜화동에서 부암동으로 이어진다. 이 구간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이동하는 차량도 많지 않고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경사가 운동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조병휘 대학생기자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 kurenaib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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