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마지막 이야기
게시일
2011.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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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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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깊게 뭍혀있던 대한제국의 역사, 그 문을 두들기다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마지막 이야기


올해 초에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를 기억하시나요? 현재에는 이미 사라진 ‘황실’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드라마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여배우 김태희와 대한민국 원조 꽃미남 송승헌이 주연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또한 19세기 황실의 모습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드라마 <궁>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을 주도했는데요. 황실 재현 드라마가 이렇게 많은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미 사라진 우리나라 황실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올해 초 방영된 황실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와 2006년 방영된 드라마 <궁>

▲ 올해 초 방영된 황실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와 2006년 방영된 드라마 <궁> ⓒ MBC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과거 우리나라의 황실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지는 않는데요.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실 줄 알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특별한 강연을 마련했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황실이 어떠했는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떠나볼까요?



마지막 왕조, 대한제국 황실의 이야기


지난 25일 경복궁 내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특별한 강연이 마련되었습니다. 바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의 마지막 강연이었는데요. 우리역사에서 마지막 왕조였던 ‘대한제국 황실’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자리였습니다.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역사 속 왕실의 문화를 깊이 있게 알아보는 강연으로 총 12회로 구성되었습니다. 매 회마다 다른 내용의 황실문화를 배우는 시간으로 9월 2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진행되었답니다. 첫 강연인 ‘헌종 임금과 낙선재’는 전 문화재청장이자 베스트셀러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교수가 강단에 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요.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유홍준 교수

▲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유홍준 교수 ⓒ MBC


프로그램의 마지막 날이었던 25일에는 <마지막 왕가의 삶과 꿈>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 왕가를 떠올리면 많은 분들이 고종과 명성황후를 떠올리실 텐데요. 이 날은 우리에게 조금 생소한 ‘영친왕’과 ‘덕혜옹주’에 대한 내용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강연자로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의 서영희 교수가 강단에 섰습니다. 서 교수는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 후, 서울대학교 규장각 특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대한제국 정치사 연구> 등 다수의 책을 출간하며 대한제국을 끊임없이 연구하신 분인데요. 각 방송국의 역사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우리나라의 역사를 올바르게 짚어주신 분이기도 합니다. 자 그러면 이제 서영희 교수님의 강연을 들어볼까요?



이슬처럼 사라진 마지막 왕조, 대한제국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서영희 교수


서영희 교수는 영친왕과 덕혜옹주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대한제국 황실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는데요. 대한제국은 일제의 국권침탈 중 강제로 해체되는 슬픔을 겪었습니다. 따라서 대한제국의 최후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박물관 속으로 사라져 잊혀진 역사가 되었지요.


고종은 9남 4녀라는 많은 자녀를 두었지만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것은 순종과 의친왕, 영친왕 그리고 덕혜공주 이렇게 4명뿐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정비 명성황후에게서 태어난 순종이 고종의 뒤를 이어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가 되었습니다. 영친왕은 엄비, 덕혜옹주는 복녕당 양씨 아래서 태어난 왕자와 공주였고요.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마지막 왕조인 대한제국의 가계도

▲ 마지막 왕조인 대한제국의 가계도 ⓒ KBS <역사 스페셜> 방송 캡쳐



시대의 경계인, 영친왕 이은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시대의 경계인, 영친왕 이은

 

고종의 아들 영친왕, 여러분은 잘 아시나요? 영친왕은 고종과 엄비 사이에서 태어난 마지막 황태자입니다. 영친왕은 황태자에 책봉 되자마자 11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됩니다. 조선 황족도 일본 황족과 같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반일적인 고종을 압박하기 위한 ‘인질’이었다고 합니다. 일본 왕실 내에 있는 육군 유년학교에 입학한 영친왕은 육군 사관학교를 거쳐 육군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육군 중위로 군 생활을 하게 되지요.


시간이 흘러 1910년 병합이 되자 순종은 폐위되고 영친왕은 왕세자로 강등됩니다. 이 기회를 이용해 일본은 영친왕과 일본의 황족 마사코의 결혼을 추진합니다. ‘아이를 낳지 못할 체질’ 판정을 받은 마사코를 일부러 영친왕과 결혼시켜 조선 왕실의 대를 끊어 놓으려 했던 일본의 못된 수작이었지요. 아버지인 고종이 강경하게 반대했으나 진행 도중 승하하는 바람에 이 결혼은 결국 거행되었다고 합니다.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마지막 황태자 영친왕과 그의 부인 이방자 여사(좌) 강의에 집중한 청중들

▲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과 그의 부인 이방자 여사(좌) 강의에 집중한 청중들(우)


‘이방자’라는 한국식 이름으로 개명한 마사코 여사는 불임 판정에도 불구하고 영친왕의 첫 아들을 진(晉)을 순산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건강하던 아들 진이 갑자기 사망하게 되지요. 이 역시 고종과 마찬가지로 ‘독살설’이 떠돌기도 했습니다. 슬픔을 하늘이 알기라도 하는지 영친왕은 10년 만에 두 번째 아들 구(玖)를 얻어 행복한 생활을 했으나, 곧 중일전쟁이 발발해 일본군으로 만주에 파견되었습니다. 이 역시도 영친왕을 전쟁터에 파견함으로써 조선 청년들의 참전 의욕을 높이려는 일본의 계략이었지요. 이 때문에 영친왕을 ‘친일’세력이라 여기는 시선도 많다고 합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영친왕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대한제국 당시 황실의 재산을 모두 국유화하자 영친왕 부부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또한 이승만 정부의 냉대로 귀국에 차질을 겪다가 1963년 환국하게 됩니다. 그러나 귀국 후 7년 동안 병상생활을 하다가 결국 한 많은 인생을 마치게 됩니다.


서 교수는 “영친왕이 일본 여성과 결혼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왕실 혈통은 영친왕 이전에 순종에서 벌써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이 혼사로 인해 영친왕이 사람들에게 친일 행각을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며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나라를 잃은 것은 이유가 어쨌든 왕에게 책임이 있다는 ‘망국책임론’이 대중화되어 일반인들에게 대한제국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이야기도 했는데요. 따라서 황실을 유지하고 있는 영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우리는 ‘황실이 없어진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고도 전했습니다.



고종이 가장 아끼고 사랑한 딸, 덕혜옹주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고종이 가장 아끼고 사랑한 딸, 덕혜옹주


덕혜옹주는 작년 한 베스트셀러 소설의 주인공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게 됩니다. 이전까지는 덕혜옹주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라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지요. 덕혜옹주는 고종의 늦둥이 딸이자 영친왕의 이복동생입니다. 고종은 덕혜옹주를 위해 덕수궁 내에 유치원을 설립해 황족 아이들과 함께 교육시킬 정도로 자신의 딸을 굉장히 애지중지했다고 해요.


하지만 영친왕과 마찬가지로 덕혜옹주도 역시 일본 유학길에 오르게 됩니다. 조선에서 소학교를 다니며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뽐내던 그녀는 일본으로 떠나자 마음의 병에 걸렸다고 합니다. 말수를 점점 잃고 적응을 못하던 차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모의 죽음까지 겪자 몽유병 증세까지 발병했다고 해요. 시간이 흘러 어엿한 숙녀가 될 무렵, 덕혜옹주는 조발성 치매에 걸리게 됩니다. 서 교수는 “요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 <천일의 약속>의 여주인공과 비슷한 증세”라고 말하며 참석자들의 이해를 도왔습니다.


하지만 일제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바로 일본의 소 다케유키 백작과 옹주를 강제로 결혼시키는 것이죠. 하지만 그녀의 정신병은 점점 심해졌고 남편 소 다케유키는 결국 옹주와 이혼하게 됩니다. 이 계기로 덕혜옹주는 38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는데요. 돌아와서도 실어증과 지병으로 고생하다가 1989년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서영희 교수는 이번 강연의 주제인 <마지막 왕가의 삶과 꿈>에 걸맞게 마지막 왕가의 비극적 삶에 대해 두 시간동안 이야기해주었는데요. 그렇다면 대한제국의 꿈은 어떤 것일까요? 아마도 지배받는 식민지가 아닌 자주적 국가를 설립하고 진보된 국가로 나아가는 것이 대한제국의 꿈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황실 문화는 우리 문화의 구심점


강연을 마치고 “왜 젊은 세대에게 황실문화가 인기를 얻는 걸까요?”라는 질문에 서영희 교수는 “우선 황실과 공주, 왕의 개념은 젊은 친구들이 접하지 못한 생소한 문화이다. 사람들이 영국으로 여행을 가면 버킹엄궁전을 꼭 들러 엘리자베스 여왕과 왕자를 보고 오지 않느냐. 왕실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에게도 훌륭한 관광 상품으로 작용해 문화적으로 풍부해 보이도록 한다. 또한 국민의 마음을 모을 수 있는 문화적 구심점 역할로도 적격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외국보다 훨씬 긴 역사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상징성이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드라마나 영화, 만화를 통해 황실문화가 주목받고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이번 강연을 포함해 총 12회의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국립고궁박물관의 양웅열 학예연구사는 “지난 8월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된 <창덕궁, 아름다운 덕을 펼치다> 전시와 연계하여 왕실문화를 탐구하는 강연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는 주로 창덕궁에서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많았는데요. 이번에는 최초로 ‘창덕궁’이라는 단일주제로 미술사, 건축사, 조경학, 역사 등 12가지 분야의 강연을 마련했습니다. 전시도 보고, 강연도 들으면서 창덕궁을 다양한 주제로 학습할 수 있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참석해주시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13년 만에 막을 내린 무능한 정부로, 허약한 역사로 기억되는 대한제국. 이 강연을 통해 많은 분들이 우리의 가슴 아픈 역사와 함께 희생된 대한제국 황실가(家)와 빛을 보지 못한 그들의 노력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강연에 참석해주셨는데요. 우리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자리에 비교적 젊은 친구들의 참석률이 저조해 안타까웠습니다. 관심 있는 동생들과 친구들은 경복궁 나들이 겸 강연 들으러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오세요!



자세한 내용은 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http://www.gogung.go.kr 



이자은 대학생기자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piglj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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