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에서 만나는 오래된 아름다움
게시일
2010.07.16.
조회수
5890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2-3704-9048)
담당자
조수빈

 오래된 물건의 멋스러움은 시간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만들어 낼 수 없다. 그것들은 많은 이야기를 숨겨놓고 고요한 눈빛으로 우리를 끌어당긴다. 5호선 답십리 역 근처에는 ‘오래됨’의 맛을 가진 많은 물건들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낯선 누군가가 자신들을 찾아주길 기대하면서.


5호선 답십리역 1번이나 2번출구로 나오면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5호선 답십리역 1번이나 2번출구로 나오면 답십리 고미술상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 장윤경


동대문구 답십리에는 재미있는 거리가 있다. 바로 다양한 고미술품들과 공예품들이 모여있는 고미술 상가이다. 답십리 고미술상가 거리는 청계천 8가와 이태원, 아현동 등 곳곳에 흩어졌던 고서화, 고가구, 도자기, 골동품 상들이 1980년대 중반 답십리로 모이면서 만들어졌다. 2009년 동대문구의 특화거리로 지정된 이곳은 현재 140여 개의 상점이 50만점의 고미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고미술 시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수도권에는 답십리 외에도 고미술품을 파는 시장과 상가들이 여러 군데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인사동을 비롯하여 풍물시장, 장안평 고미술상가, 미사리 퇴촌 경매시장 등이 그곳이다. 그러나 물품의 수나 상권의 규모 면에서 답십리를 따라갈 곳은 없다고 한다. 전국 각지의 다양한 고미술품들이 모이고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곳이 바로 답십리 고미술상가인 것이다.


살아있는 박물관, 고풍스런 소품가게


고미술상가 안팎으로 가게 앞에 세워진 오래된 미술품들이 길을 안내한다. 답십리 고미술상가에는 수백 년, 혹은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미술품과 공예품들이 모여있다. 도자기, 서예, 조각에서부터 시골집에서 봤을법한 민속품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또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각지의 문화들을 이곳의 골동품들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상점과 복도에서 만날수 있는 미술품들

상점과 복도에서 만날수 있는 미술품들 ⓒ 장윤경


상가 안 점포들은 대부분 각각 가게 별로 주제를 갖고 있다. 한국의 도자기를 전문으로 한다는 한 가게에는 고려청자와 신라시대의 토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박물관에 온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 듯 싶었다. 또 개인 수집가뿐만 아니라 실제 박물관에서도 이런 고미술품들을 구입해간다고 하니, 박물관의 유물들이 이 곳과 그리 먼 것만은 아닐 것이다.



화려한 색감의 다양한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화려한 색감의 다양한 소품들이 눈길을 끈다 ⓒ 장윤경


비단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물품뿐이 아니다. 이곳은 그야말로 ‘앤티크’한 소품들의 천국이다. 아주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문갑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국적이고 아기자기한 소품들 역시 상점마다 쉽게 만날 수 있다. 인테리어 관련 종사자들도 종종 이곳을 찾아 물건을 사가고,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한국의 앤틱 거리, 이제는 답십리에서


그러나 특화거리라는 명색이 무색하게도, 고미술상가는 그것이 지닌 문화적 가치에 비해 대중에게 인지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관광명소로 자리잡기에는 부족함이 많아 보였다. 전문 상인들이나 매니아층을 제외한 일반인들이 찾아오기에는 적합한 표지판이나 안내문, 설명이 매우 부족한 실상이다. 또한 거리라고 하기에는 조금 폐쇄적이고 낙후된 시설 역시 사람들의 발길을 주저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앞으로 한층 더 활기를 띌 고미술상가를 기대하며...

앞으로 한층 더 활기를 띌 고미술상가를 기대하며... ⓒ 장윤경


많은 사람들이 유럽의 앤티크한 물건을 찾아 지갑을 연다. 그러나 그에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한국의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물건들이 답십리 고미술상가에 즐비하다. 답십리 고미술상가의 재정비와 활발한 홍보는 분명 한국의 새로운 앤틱 거리의 탄생을 예고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특화 거리가 나아갈 방향과, 고미술상가가 지닌 문화적 가치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향유할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장윤경(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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