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문화에 물들다 <부산 록봉민속교육박물관>
게시일
2019.09.25.
조회수
1371
담당부서
대변인(044-203-2053)
담당자
정수림

우리 전통문화에 물들다

<부산 록봉민속교육박물관>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을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다면 어떨까? 대부분의 박물관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애초에 튼튼한 유리벽 안에 작품이 있기 때문에 두 눈을 크게 뜨고 관람하는 게 최선일 것이다. 그러나 부산의 록봉민속교육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옛 물건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부산 가덕도 천성마을에 위치한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입구
[▲부산 가덕도 천성마을에 위치한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입구 ⓒ박신]

 

록봉민속교육박물관은 가덕도 천성동에 있는 폐교를 고쳐 체험형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실 7개와 복도를 가득 메운 작품들 이외에도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문화가 있는 날·박물관 노닐기 등 다양한 행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기자는 그중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19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현장을 다녀왔다.

록봉민속교육박물관 복도에 전시된 전시품
[▲록봉민속교육박물관 복도에 전시된 전시품 ⓒ박신]


주제별 체험이 가능한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전시실
[▲주제별 체험이 가능한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전시실 ⓒ박신]


주제별 체험이 가능한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전시실
[▲주제별 체험이 가능한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전시실 ⓒ박신]


주제별 체험이 가능한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전시실
[▲주제별 체험이 가능한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전시실 ⓒ박신]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은 청소년의 인문학적인 창의력과 상상력을 일깨워 주기 위해 전국 곳곳의 박물관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록봉민속박물관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황토에 물들다’와 ‘부채와 풍류’다.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선착순이며 자세한 사항은 박물관(☎051-892-5997)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날은 부산 두송중학교 학생들이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박물관을 찾았다. 프로그램 시작 전 아이들은 근처 텃밭에서 재배한 채소와 함께 옛날 도시락을 먹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먼저 진행되는 ‘황토에 물들다’ 프로그램은 가덕도의 황토를 이용해 손수건을 염색하는 과정이다. 옛날부터 가덕도에서 나오는 황토 고구마가 유명했을 정도로 가덕도 황토는 이 지역 환경의 특징이다. 지도 강사가 이러한 점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손수건을 염색하는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지도 강사가 손수건 염색 방법 및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지도 강사가 손수건 염색 방법 및 주의사항을 설명하고 있다 ⓒ박신]

 

짧은 설명이 끝나고 학생들은 미리 준비되어 있던 황토물에 손수건을 염색하기 위해 야외 교육장으로 이동했다. 큰 대야 몇 개에 나뉘어 있는 황토물 주변으로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은 안에서 미리 만들어간 손수건을 황토물에 넣고 조물조물 정성스럽게 염색했다. 처음 해보는 천연 염색이 신기했는지 장난도 치면서 친구들과 신나게 손수건을 물들였다.

 

야외로 이동해서 미리 준비된 황토물에 손수건을 염색하고 있는 학생들
[▲야외로 이동해서 미리 준비된 황토물에 손수건을 염색하고 있는 학생들 ⓒ박신]


야외로 이동해서 미리 준비된 황토물에 손수건을 염색하고 있는 학생들
[▲야외로 이동해서 미리 준비된 황토물에 손수건을 염색하고 있는 학생들 ⓒ박신]

손수건에 어느 정도 황토물을 입힌 학생들은 미리 묶어둔 고무줄을 풀고 바로 옆 빨래 건조대에 널었다. 고무줄로 묶었을 때는 다 같은 손수건이었지만 풀고 나니 제각기 다른 문양의 손수건이 탄생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손수건을 보고 신기해하며 즐거워했다.

 

자신이 염색한 손수건을 정성스레 빨랫줄에 매달고 있는 학생들
[▲자신이 염색한 손수건을 정성스레 빨랫줄에 매달고 있는 학생들 ⓒ박신]


자신이 염색한 손수건을 정성스레 빨랫줄에 매달고 있는 학생들
[▲자신이 염색한 손수건을 정성스레 빨랫줄에 매달고 있는 학생들 ⓒ박신]


황토에 물들다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인솔 교사와 학생들
[▲황토에 물들다 프로그램을 마무리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인솔 교사와 학생들 ⓒ박신]

손수건이 마를 동안 다음 프로그램인 ‘부채와 풍류’가 진행됐다. 부채와 풍류는 과거 선조들이 이용했던 부채를 직접 꾸며보는 과정이다. 선풍기나 에어컨이 아닌 자연 바람을 이용하여 더위를 피하던 조상들의 슬기와 멋스러움을 느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우리 전통 부채에 관한 지도 강사의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미리 준비된 새하얀 부채 위에 색칠 도구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무늬와 글귀를 그려 넣었다. 야외에서 황토물로 장난치던 모습과 달리 학생들은 자신의 그림에 열중했다. 이내 완성된 부채를 가지고 서로 장난도 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학생들에게 우리 전통 부채에 대해 교육하고 있는 지도 강사
[▲학생들에게 우리 전통 부채에 대해 교육하고 있는 지도 강사 ⓒ박신]


자신만의 부채를 만들기 위해 그림 그리기에 열중인 학생들
[▲자신만의 부채를 만들기 위해 그림 그리기에 열중인 학생들 ⓒ박신]


자신만의 부채를 만들기 위해 그림 그리기에 열중인 학생들
[▲자신만의 부채를 만들기 위해 그림 그리기에 열중인 학생들 ⓒ박신]

두 개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학생들은 박물관 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했다.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곳은 박물관 내에 있는 우물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이었다. 두레박에 물을 가득 담아 펌프에 부어 직접 펌프질을 하는 아이들의 얼굴은 스마트폰에 열중할 때처럼 진지했다. 그리고 펌프에 물을 부으면 마중물 역할을 해서 물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을 보고 신기했는지 친구들을 불러 보여주기도 했다.

 

처음 보는 우물과 물 펌프를 신기해하며 물을 펌프에 붓고 있는 학생
[▲처음 보는 우물과 물 펌프를 신기해하며 물을 펌프에 붓고 있는 학생 ⓒ박신]

이처럼 록봉민속교육박물관은 우리가 알고 있던 박물관의 모습과 조금 다르다. 체험 위주의 박물관은 어떻게 해서 탄생하게 된 것일까?

록봉민속교육박물관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손혁 박물관 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볼 수 있었다.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손혁 관장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손혁 관장 ⓒ박신]

Q. 박물관의 이름도 그렇고 외관부터 내부까지 여느 박물관과는 조금 다르다고 느꼈어요. 록봉민속교육박물관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록봉민속교육박물관은 선친의 뜻을 계승하여 세웠기 때문에 선친의 호인 ‘록봉’을 박물관 이름으로 정하게 됐어요. 선친께서는 20년 넘게 민속자료를 수집하셨는데, 자료를 더 소장하기보다는 많은 시민과 공유하고 싶어 하셨어요. 근데 그 뜻을 다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제가 그 의지를 이어서 박물관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선친께서 수집하신 과거의 여러 자료를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통해 제 자손 이후 미래세대까지 알리는 역할을 제가 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박물관을 운영해나가고 있어요.

 

Q. 박물관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체험 위주의 박물관으로 만드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그냥 보는 것보다 오감으로 느껴보고 경험하면서 체득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특히나 어린아이들은 글로 배우는 것보다는 만져보고 경험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박물관 구성이나 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진행하고 있어요.

 

Q. 오늘 진행한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어떤 의도로 기획하게 됐나요?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학생들에게 우리 전통문화를 교육하는 과정이에요. 우리의 훌륭한 문화를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재밌게 교육하기 위해 만들게 됐어요. 그리고 사실 부산에는 박물관 같은 문화시설이 많지 않아요. 우리 박물관에서라도 색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우리 지역에 이런 문화시설이 있고 과거에 우리 문화가 어떠했는지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진행하고 있어요.

 

박물관을 둘러볼 때는 왠지 숙연해지고 행동도 조심스러워진다. 물론 말이나 행동에 주의해서 관람해야 하는 박물관도 있다. 하지만 모든 박물관이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박물관은 그저 지루하고 현장학습 때 한번 가고 마는 곳으로 여겨지지는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록봉민속교육박물관은 더욱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공간이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박물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우리 조상들의 민속자료를 보고 체험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은 어떨까?

<록봉민속교육박물관> 관람안내


□ 관람시간 :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오후 5시까지 입장) / 월요일 휴관(월요일 공휴일인 경우 제외)

□ 입장료 : 1인당 5,000원

□ 문의 : ☎051-892-5997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4기 qkrtls2020@naver.com 경성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 박 신 기자

공공누리 3유형(출처표시-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우리 전통문화에 물들다 <부산 록봉민속교육박물관>" 저작물은 "공공누리 3유형(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 방문통계

통계보기

전체댓글(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