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미술의 산실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게시일
2019.04.23.
조회수
3790
담당부서
디지털소통팀(044-203-2050)
담당자
이성은

한국 현대미술의 산실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한국인 최초로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2017년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 백현진, 써니킴

2018년 올해의 작가상 후원작가 옥인 콜렉티브”

한국 현대미술계 유명인사들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모두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 출신 작가라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로고

[▲ 국립현대미술관 로고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소속기관으로 1969년 개관 이래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해왔다. 이곳은 한국 현대미술 발전에 대한 기여를 목적으로 미술품의 수집 및 전시, 국제 미술 교류 등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레지던시 프로그램 역시 같은 맥락의 일환이다. 2002년 시작한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지금까지 700여 명의 작가들이 거쳐 갔으며, 다수의 걸출한 한국 현대미술계 작가들을 배출해왔다.


국립현대미술관을 자주 방문했더라도 ‘레지던시’를 생소하게 느끼는 독자들이 꽤 있을 것이다. 레지던시는 예술가들에게 일정 기간 특정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술가는 이 공간을 거주, 전시, 작업실 등으로 활용함으로써 안정적인 창작 기반을 확보하고, 다른 예술가나 미술계 인사와 교류하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나로 마트였던 창동레지던시

[▲ 하나로 마트였던 창동레지던시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IMF 이후 열약해진 창작 여건을 개선하는 문화예술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전후로 도심 유휴공간을 활용한 창작 스튜디오가 조성되었는데, 기자가 다녀온 국립현대미술관의 창동레지던시 경우도 불타버린 하나로 마트 창고를 매입하여 그 자리에 건립한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현재 서울 창동과 경기도 고양 두 곳에 소재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매년 공모를 통해 유망한 작가들을 선발하고 있으며, 선정된 작가는 숙박공간이 포함된 작업실, 전시실, 야외 작업장 등을 무상으로 제공 받는다. 이외에도 여러 지원 프로그램이 마련돼있다. 입주 작가들은 연례 전시 및 오픈 스튜디오를 비롯하여 레지던시 세미나, 기술지원 특강, 아트토크, 문화 탐방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또한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제 레지던스 프로그램 협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국내외 미술계 전반의 연결망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창동레지던시의 경우 미술은 물론 문학, 음악, 비평, 영화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입주 작가를 모집해 예술계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해외 우수 레지던시 기관(5개국 7개 기관)과 국제 교환 입주 프로그램을 추진하여 국내 작가들에게 해외 진출 기반을 제공하는 등 문화 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박희정 매니저 인터뷰


이처럼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국내외 미술계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레지던시에 대한 구체적 정보나 인식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기자는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창동레지던시 박희정 매니저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1. 창동레지던시를 간단하게 소개주세요.

A1. 창동레지던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산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예술가들에게 안정된 작업 공간과 여건을 제공함으로써 창작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문화 매개의 공공성을 확보한다는 운영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에 120곳 이상의 레지던시가 운영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국립으로 운영되는 사례는 드물어요.

 

창동레지던시 권병준 작가 작업실

[▲ 창동레지던시 권병준 작가 작업실 Ⓒ박정현]


Q2. 1년간 무상으로 공간을 제공받는 것은 작가들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2. 작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익숙한 공간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큰 의미인 것 같아요. 창동레지던시가 기존에 창고 형태를 따서 지은 건물이다 보니 층고가 거의 4미터가 될 정도로 굉장히 높은데, 이런 특징을 활용해 그동안 공간의 제약 때문에 할 수 없던 작업을 시도해 볼 수가 있겠죠.


서울같이 임대료가 비싼 곳에서 이런 크기와 환경의 작업 공간을 갖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현재 입주해있는 이민경 작가와 같이 외국에서 오래 활동하다 한국에 온 경우 실질적인 생활공간으로서 의미도 갖고요.


Q3. 레지던시를 거쳐간 작가 중 인상 깊은 협업 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3. 레지던시가 아무래도 여럿이 공유하는 공간이니 작가들 간에 교류가 작품에 반영되기도 해요. 2017년 창동레지던시 입주 작가였던 손광주 감독과 최선 작가가 비슷한 시기에 상(喪)을 겪었는데 두 분이 서로 이런 주제로 많은 얘기를 나누셨어요. 이를 바탕으로 손광주 감독이 영화를 제작했는데 최선 작가가 주인공으로 직접 출연하기도 했었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 <불온한 데이터> 포스터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 <불온한 데이터> 포스터 Ⓒ국립현대미술관]


Q4. 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활동이 궁금합니다.

A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라운지DAL에서 입주 작가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하는 레지던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 및 외부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향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 및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요.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 중인 <불온한 데이터>(~7.28.)에도 레지던시 출신 작가 2명(크리스 쉔, 김웅현)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Q5.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창동과 고양 두 곳에 있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A5. 국내 많은 작가 지원 프로그램이 신진 작가 지원에 집중돼 있어 창동레지던시는 40세 이상 중진 작가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만 25세 이상 현대미술 작가를 선발하는 고양과 달리 창동은 현대미술뿐 영화, 문학, 음악, 비평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모집하고 있다는 점도 다르죠. 2017년부터는 아시아 근현대미술을 주제로 해외 연구자 및 큐레이터도 선발하여 한국에서의 입주 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작가들과의 연계도 도모하고 있습니다.


Q6. 창동레지던시가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모집하고 있는 이유가 있나요?

A6. 현대미술에선 장르 간의 융복합, 붕괴, 통섭, 협업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장르 간 경계를 뛰어넘는 작업도 많고요.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는 국립 기관으로서 이러한 예술계의 변화를 반영하고 문화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창동레지던시는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모집 분야를 확대함으로써 이런 변화에 발맞추고 다양한 분야 간 실험적인 교류와 협업을 촉진하고자 합니다.

 

2018 창동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

[▲ 2018 창동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


Q7. 일반인들에게 레지던시가 어떤 효용과 의미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A7. 레지던시에서는 입주 기간 제작한 작업을 선보이는 전시와 함께 오픈 스튜디오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픈 스튜디오는 말 그대로 작업실을 공개하여 입주 기간 동안의 활동을 공유하는 행사로, 작가의 평소 생각과 작업과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작가와 직접 대화할 수 있어 전시장과는 다른 환경에서 예술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창동 레지던시

[▲ 창동 레지던시 Ⓒ국립현대미술관 ]


취재 후기

기자도 이번 취재로 국립현대미술관 레지던시를 처음 알게 됐다. 그러나 레지던시를 직접 방문한 후 느낀 점은 이곳이 의미 있고 매력적인 공간이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전시에서 관람객이 볼 수 있는 것은 완벽히 갖추어지고 완성된 작품이다. 그러나 레지던시의 오픈스튜디오와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작가의 작업 공간을 직접 방문해 작업의 진행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작가와 직접적인 소통도 가능하다. 단순히 작가 창작 지원 차원으로만 레지던시를 평가하기에는 그 공간의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올 6월에 진행하는 창동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에 부디 많은 독자들이 참여해 기자와 같은 경험을 누리길 바란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4기 hyunyoon1031@gmail.com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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