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맛, 커피의 모든 것_문화역서울284 ‘커피사회’展
게시일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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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근대의 맛, 커피의 모든 것

문화역서울284 ‘커피사회’展


19세기 후반 전해진 커피는 근대의 시작을 알린 새로운 맛이다. 커피가 등장한 이래로 약 100여 년이 흘렀다. 소수만 즐기던 이 음료는 어느새 우리네 일상에 들어와 현대인의 삶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맛이 되었다. 빠른 속도로 일상에 스며든 커피는 일주일 평균 9.31잔이라는 엄청난 소비량을 기록하고 있다.

 

‘커피사회’ 전시 포스터

‘커피사회’ 전시 포스터 © 문화역서울284 누리집


근대 이전에는 족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던 커피가 이토록 큰 성장을 할 수 있던 원인은 무엇일까? 전시 ‘커피사회’에서 보여주는, 빠르게 변화해온 우리네 근현대사 속 커피와 커피를 마시는 공간의 변화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커피사회’ 전시가 개최된 ‘문화역서울284’

‘커피사회’ 전시가 개최된 ‘문화역서울284’ © 이다선

 

전시가 개최되는 문화역서울284는 근현대의 상징적 공간이자커피문화가 시작된 공적 장소다. 커피가 본격적으로 일상에 들어오기 시작한 공간에서 접하는 전시는 시공간을 넘나들며 커피의 변화에 대해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특별함을 선사할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DCF)과 문화역서울 284가 주관하는 이 전시는 2월 17일까지 계속된다.


커피, 근대를 지나 일상으로


전시장을 들어오자마자 느껴지는 진한 커피향이 ‘여기 커피사회가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옛 건물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공간이기에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도 들 수 있다.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커피, 케이크, 트리≫

전시장 안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커피, 케이크, 트리≫ ©이다선


등장 당시 커피는 양탕(洋湯)이라 불렸을 정도로 낯설기 그 없었다. 커피는 당시 일상과 상당히 멀리 떨어진 음료였음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역사(驛舍)와 같은 특정 공간에 가야지만 마실 수 있었다. 지금은 전혀 느낄 수 없지만, 구 서울역사라는 특별한 공간에서 전시가 열리기에 관람 동안에는 커피 등장 당시 낯선 느낌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다.

 

전시장 내 공간 안내 표지판

전시장 내 공간 안내 표지판 ©이다선

 

전시는 크게 다섯 구역으로 이뤄져있다. 커피의 문화사를 중심으로 사회적 관계를 읽어가는 <커피의 시대>, 1920년대의 기억을 담고 있는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과거의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근대의 맛>, 전시 속 전시로, 수평적이고 혼종 방식에서 커피 재해석 하는 <윈터 클럽>, 현대의 카페를 해석하는 <문화역 카페사용법>, ‘역전 공간’을 주제로 과거-현재-미래에 이르기까지 일어나는 연결과 만남을 표현하는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으로 구성되어 있다.

 

<윈터 클럽 /> 내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

<윈터 클럽> 내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이다선


큰 뼈대만 설명했을 뿐인데도 ‘커피사회’가 얼마나 방대한 전시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리 긴 시간이 아님에도 이토록 다양한 주제와 관점에서 커피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커피가 빠른 시간 내에 일상으로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커피의 시대 /> 중 현대의 관점에서 돌체다방(일제 강점기 서울역 앞에 있던 다방으로, 이후에는 명동으로 이전하여 음악다방으로 미술,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오갔던 곳)을 회고하고 재해석 한 ‘돌체 2018’

<커피의 시대> 중 현대의 관점에서 돌체다방(일제 강점기 서울역 앞에 있던 다방으로, 이후에는 명동으로 이전하여 음악다방으로 미술,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오갔던 곳)을 회고하고 재해석 한 ‘돌체 2018’ ©이다선


특히 <커피의 시대>와 <근대의 맛>에서는 커피를 담은 아카이브와 다방, 찻집, 그리고 카페로 진화해온 과정 속에 담긴 다양한 징후들을 들여다보며 커피가 상징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커피 한 잔의 여유, 전시를 즐기는 요소가 되다!


전시를 접하는 주된 방식은 ‘체험’이다. 여느 전시라면 그에 관한 유물이나 작품을 보는 게 우선하겠지만, ‘커피사회’는 이미 커피에 익숙해진 현대 한국인들을 위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커피를 주제로 한 전시에 걸맞게 커피를 직접 마시면서 전시를 감상하고 공간에 머무를 수 있게 한 것이다.

 

전시 입장권 역할을 하는 커피 잔

전시 입장권 역할을 하는 커피 잔 ©이다선

 

전시장 내 <근대의 맛 />과 <윈터 클럽>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무료제공)

전시장 내 <근대의 맛>과 <윈터 클럽>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무료제공)©이다선


전시의 입장권은 티켓 대신 커피 잔으로 대체된다. 덕분에 단순히 커피와 이를 주제로 한 작품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갓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에 대한 여러 감각을 일깨울 수 있다. 커피 시음은 <근대의 맛>과 <윈터 클럽>에서 진행된다.

 

커피를 마시며 볼 수 있는 ‘커피사회 아카이브’ 600여 개의 삽화를 통해서 커피의 기원과 전래과정, 커피를 끓이는 방법 등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근대의 맛 />이 진행되는 ‘그릴’ 옆에 있다.

커피를 마시며 볼 수 있는 ‘커피사회 아카이브’ 600여 개의 삽화를 통해서 커피의 기원과 전래과정, 커피를 끓이는 방법 등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근대의 맛>이 진행되는 ‘그릴’ 옆에 있다. ©이다선


특히 1층의 <윈터 클럽>과 더불어 역사 내 2층에 있던 경성 최초의 레스토랑 ‘그릴’에서도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곳은 시인 이상의 소설 ‘날개’에도 등장하는 장소로, 커피 한 잔을 통해서 192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오늘날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카페들이 대거 참여해 전시장에서 커피를 제공한다. 일정 기간 특정 카페에서 제공하는 커피로, 커피의 다양한 종류와 맛을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의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로도 커피문화의 변천사 속에 속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다방에서 카페까지, 공간을 통해 본 커피의 존재


문학 자료를 통해 1930년대 경성의 제비다방의(소설가 이상이 1933년 종로에 차렸던 다방으로, 동료 문인들과 함께 토론하던 곳) 흔적을 추적하는 ≪제비다방과 예술가들의 질주≫ 

문학 자료를 통해 1930년대 경성의 제비다방의(소설가 이상이 1933년 종로에 차렸던 다방으로, 동료 문인들과 함께 토론하던 곳) 흔적을 추적하는 제비다방과 예술가들의 질주©이다선


커피를 마시며 전시를 볼 수 있는 ‘커피사회’의 매력은 사라진 커피 공간에 대한 부활의 가능성을 알린다는 점이다. 다방은 커피의 보편화를 통해 크게 성장한 공간이다. 1960, 70년대 청년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문학, 미술, 철학 등 문화예술의 활발한 교류를 가능케 한 곳이다. 하지만 카페의 대량화와 포장 판매(테이크아웃)의 발달로 인해서 입지 줄어들게 되었다.

 

커피와 다방에 관한 아카이브를 상영하고 있는 ≪다방 이야기≫

커피와 다방에 관한 아카이브를 상영하고 있는 ≪다방 이야기≫©이다선

 

과거 다방의 좌석을 복원해 놓은 ≪다방 활용법≫

과거 다방의 좌석을 복원해 놓은 ≪다방 활용법≫©이다선


커피를 마시며 전시를 관람하고, 자유로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피사회’는 21세기 다방이다. 전시장의 관람객들은 전시를 향유하고 저도 모르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낭만적인 사람이 된다. 함께 온 이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 보면 자연스레 대화의 꽃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커피 향이 가득한 전시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일. ‘커피사회’에서는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넓은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윈터 클럽 /> 

넓은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윈터 클럽>©이다선


커피의 공간은 <윈터 클럽>에서 새롭게 표현된다. ‘커피를 마시는 일’로부터 다양한 이미지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오늘의 커피’를 제공하며 공간 내에서 탁구, 시소타기, 독서 등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단순히 ‘커피를 마시고’ 공간을 떠나는 게 아닌, 커피를 마시고 공간 내 활동을 통해서 유희와 연대를 느끼는 것이다.


예술 생산과 교류의 장, 문화역서울284

 

서울역 안과 밖의 숨겨진 공간들을 소개하는 ≪비정형의 사물들≫은 익숙한 장소를 낯선 사물과 연결한다. 사진 속 작품은 2층 <근대의 맛 />과 이어진 복도에 설치되어 있다.

서울역 안과 밖의 숨겨진 공간들을 소개하는 ≪비정형의 사물들≫은 익숙한 장소를 낯선 사물과 연결한다. 사진 속 작품은 2층 <근대의 맛>과 이어진 복도에 설치되어 있다. ©이다선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문화역서울284는 문화역 카페가 된다. 여러 문화와 예술이 생산되고 교류되는 플랫폼이 카페로 변신한 것이다. 공간의 곳곳에는 ≪비정형의 사물들≫, ≪커피바≫, ≪캐피탈 레귤러≫ 등 설치 미술이 자리하고 있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문화와 예술이 있는 큰 카페로서 문화역서울284를 조명할 수 있게 한다.

 

1층 중앙홀의 <음악다방 />은 부스 안의 상황을 바깥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1층 중앙홀의 <음악다방>은 부스 안의 상황을 바깥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이다선


이밖에도 전시장 입구에는 <음악다방>과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이 있다. <음악다방>에서는 커피와 관련된 추억이 담긴 음악을 요청하 DJ가 들려줘 커피에 관한 추억을 상기시킬 수 있다. 더불어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은 역전 공간을 주제로 삼아 만든 커피 상품 판매하는 곳이다.

 

커피 원두와 관련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 />에서는 특정 카페의 커피 원두를 구매할 수 있다(좌-프릳츠, 우-FELT)

커피 원두와 관련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 선물의 집>에서는 특정 카페의 커피 원두를 구매할 수 있다(좌-프릳츠, 우-FELT)

©이다선


‘커피사회’는 곧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커피와 긴밀한가를 알리는 전시다. 커피는 생각보다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커피 한 잔을 통해 근대의 시간으로 여행을 떠나고, 소중한 사람들과 자리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커피사회’에서 일상에서의 커피를 다시금 떠올려 보길 바란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13기 이다선 기자 ssundasun@naver.com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과, 세계문화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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