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출판’이 살아남는 방법
게시일
2014.05.13.
조회수
6169
담당부서
홍보담당관(044-203-2053)
담당자
신소영

‘독립출판’이 살아남는 방법

 

출판계의 불황에 인문서적이 최근 직격탄을 맞고 있다. 보고 즐길 거리가 많아진 요즘 사람들은 여간해서 책방에 들르지 않는다. 책방이 울상이라면 책을 만드는 출판사도 밝지 않은 표정이어야 하는데,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서 ‘난 괜찮아’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출판물들도 있다. 줄어드는 독서 인구와는 반대로 늘어나는 독자들을 맞이하고 있는 바로, 출판계의 아이돌 ‘독립출판’이다.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우리는 ‘독립출판’입니다!


독립출판물은 거대자본의 지배를 받기보다는 자발적인 독립을 원한다. 이들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표현하기’와 ‘창작하기’에 불편함을 느낀다. 따라서 여느 서점의 베스트셀러들처럼 자본과 대중, 그리고 매체의 요구를 따르지 않는다. 최소 1인에서 몇몇 소규모 인원의 팀으로 구성된 이들은 출판의 주목적을 이윤으로 두지 않는다.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이다. 그렇게 독립출판은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간다.

 

 과감하다. 거리낌 없다. 독립출판 살펴보기

 

 

독립출판물만 판매하는 서점 ‘홍대 유어마인드’

▲ 독립출판물만 판매하는 서점 ‘홍대 유어마인드’ 서점이라기보다는 책방.

독립출판 서점들 역시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역시 독립문화에 뜻을 같이한다. ⓒ최수지


정해진 규격은 없다. 고삐 없이 표현하는 것이 독립출판 문화의 ‘형식미’다. 과감하고 개성 넘치는 그들의 창조력은 꽤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독립출판물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소규모 독립출판 서점들도 전국적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독립출판물의 매력은 말괄량이 같은 모습의 내면에 담백하고 깊은 철학이 담겨 있다는 점, 소위 ‘반전미’다.

 

개성 넘치는 독립출판물

▲ 개성 넘치는 독립출판물 ⓒ최수지

 

그렇다면 독립출판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는 것일까?

출판사가 주도해 제작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독립출판물은 개인이 기획과 편집, 인쇄, 제본 등 출판의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


 아방가르드한 지식인, 너는 독립출판

 

'지식인은 보상이나 이익과 상관없이 사회적 자정능력에 순수한 관심을 쏟는 이들이다.’

                                                                               - 이성재, ’지식인’(2012, 책세상) 발췌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자처하는 이들은 산발적이고 파편적이나, 출판물에 포함된 콘텐츠의 예술적 가치가 상당하다. 하지만 소규모로 출판되기 때문에 지속성에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에게 묻다.


유명하지도, 벌이도 좋지 않지만 이토록 뜨겁게 책장을 찍는 이들의 속마음이 궁금하다. 이들은 출판물을 통해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환경을 생각하는, 일상을 공유하는, 삶의 여유를 나누는 독립출판 매거진 <그린 마인드(green mind)>의 제작자에게 직접 그 사정을 물었다.

 

독립출판 매거진 그린 마인드(green mind)

▲ 독립출판물 ⓒ 그린마인드

 

- 왜 독립출판을 시작하셨나요?

<그린 마인드>는 기록과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타이포그래피 잡지입니다. 시각영역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은 타이포그래피가 중요하지만 어렵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본과 기초에 해당하는 작업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그린 마인드>를 창간할 때 사람들로부터 “부담되지 않느냐.”는 위로와 걱정 섞인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큰 욕심 없이 잡지를 창간했습니다. 창간호에서 밝혔듯이 저는 한글 활자문화를 수집하고 기록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창간한 것입니다.


- 묻기에 죄송하지만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다음 호를 찍을 수 있는 만큼의 수익이 생깁니다. <그린 마인드>를 아끼는 분들이 지속적인 사랑을 보내주시는 것 같습니다. 노력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 돈이 많이 벌리지 않는데도 독립 출판을 진행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돈의 유무를 떠나 제작 과정에서 가치를 찾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공정을 생략하고 제작자가 직접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기획의도대로 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됩니다.

 

- 어떤 내용이 주로 담기나요?

우리는 환경 운동가도 환경 전문가도 아니지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고 진실합니다. 숨어있는 ‘그린마인드’를 찾아내어 응원하고 힘을 나눕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가감 없이 담아 독자들과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린 마인드>는 필요 이상의 꾸밈이나 의미를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어쩌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 자체일 것이라는 믿음으로 <그린 마인드>를 제작합니다.

 

- 독립출판물을 발행하면서 느끼는 고충은 무엇인가요?

독립출판은 대형 출판사들과 다르게 제작부터 유통, 홍보까지 직접 해결하고 있어 세세한 신경을 요하는 작업이 많습니다. 그런 면에서 힘들 때가 있죠.


-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그린 마인드>는 마인드 매거진으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마음의 환경, 삶의 무대에 대한 고민을 내실 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우리는 단 한번도 <그린 마인드>가 나오지 않는 순간을 상상해본 적 없고, 느리고 작은 책이 되더라도 오래오래 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미련한 마음이 독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독립출판서점 한번 가볼까?


독립출판은 자본주의 문화와 대중성의 범주에서 벗어났다. 마치 소수민족 같다. 현실성 없어 보이는 이들이지만 사실은 현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회의 자정활동에 그 누구보다도 의욕적이다. 그들은 출신계급과 사회적 배경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득을 포기할 수 있는 용기로 표현의 실험과 도전을 하고 있다. 이런 그들은 저항정신을 지닌 ‘아방가르드’이며, 세상에 대한 진리를 구현하려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 아방가르드

    : 기성의 예술 관념이나 형식을 부정하고 혁신적 예술을 주장한 예술 운동. 또는 그 유파.

     20세기 초에 유럽에서 일어난 다다이즘, 입체파, 미래파, 초현실주의 따위를 통틀어 이른다.

 

이번 주말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형서점뿐 아니라, 독립출판 서점을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빛깔 좋은 꿀 살구, 속 찬 강정. 자세히 오래 보아야 예쁜 그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최수지 대학생기자 한남대학교 예술문화학과 milgaru57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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